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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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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8 12:37:22, 조회 : 1,854, 추천 : 286 |
윤섭이가 오늘 아침부터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합니다.
작년 윤섭이 생일 때 생일 선물로 자전거를 꼭 갖고 싶다고 하고, 또 체중 때문에 운동의 필요성도 있고 해서 자전거를 사 줬었습니다.
자전거를 사자 말자 자전거로 통학을 하고 싶어 했지만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간다는 것이 걱정스러워서 허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는 아이가 하도 조르니 허락을 하고 싶었지만 아내가 특히 걱정을 많이 하였습니다. 집사람이 원래 그런 면에서는 걱정이 많거든요.
그러나 윤섭이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우리에게 졸랐고, 결국 올해 신학기부터 자전거 통학을 허락하였습니다. 지난주에 개학을 하면서 윤섭이는 자전거를 타고 가려고 했지만 집사람은 그동안 날씨가 춥다는 핑계로 윤섭이의 자전거 통학을 막아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주 들어서 날씨도 제법 따뜻해 지자 더이상 핑계가 없어져서 드디어 오늘 아침부터는 자전거로 등교하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형섭이 윤섭이와 함께 아파트를 나와 형섭이와 저는 차를 타러 가고 윤섭이는 자전거를 세워 놓은 곳으로 갔습니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자전거 도난 방지용 체인을 풀어서 자전거 안장아래의 프레임에 두바퀴 감아서 고정을 하더니 잽싸게 올라타고는 우리에게 손짓을 하며 출발합니다.
늘 형섭이와 윤섭이, 그리고 형섭이 친구 상민이 이렇게 세명이 타던 뒷좌석에 이제는 형섭이와 상민이만 태우고 갑니다. 아파트 입구 쪽으로 내려가니 윤섭이 모습이 보입니다. 아파트 입구에는 길도 좁고 길 양쪽에 차들이 주차되어 있어 차 두 대가 교행이 힘들 정도로 복잡합니다. 어떻게 가나 봤더니 자전거에서 내려서 끌고 갑니다.
다시 한번 손을 흔들어 주고는 지나쳐 가면서 백미러를 통해 보니 차도에서 찻길로 가지 않고 인도로 자전거를 타고 가고 있습니다. 보행자들이 많으면 불편하긴 하겠지만 안전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형섭이와 상민이를 지들이 다니는 중학교 근처에 내려 주고 출근길을 재촉합니다. 직장까지 가는 도중에 윤섭이가 다니는 초등학교를 지나게 됩니다. 교차로에서 신호대기를 하고 있으려니 백미러로 윤섭이가 나타납니다. 아빠 차를 발견하고는 활짝 웃으면서 손을 흔들고 지나갑니다. 무척 즐거운 표정입니다.
저렇게 좋아하는 것을.....
진작에 허락해 줄 걸 그랬나요?
조심해서 타겠죠?
애들이 자꾸 커 갑니다.
엄마의 보살핌이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하던 녀석들이,
자기들끼리 잠을 자라고 하니 무서워서 낑낑대던 놈들이......
이제는 혼자서 자전거를 타고 통학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좀 있으면 공부를 위해서 이곳을 떠날 날도 오겠죠.
그리고 각자 짝을 만나서 영원이 부모의 품을 떠나 독립할 날도......
애들이 커 가는 것이 대견하기도 하지만 이런 날들이 지나가고 있는 것이 한없이 아쉽기도 합니다.
* BOF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3-25 1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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