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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섭이의 성년식
BOF  2009-05-20 16:52:39, 조회 : 3,984, 추천 : 208

오궁 부부의 일본 여행기(1)

 

 

지난 토요일 형섭이 학교에서 성년식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4대 생활 의식으로 관혼상제를 꼽습니다. 그 중에서 한 인간이 태어나면서 가장 먼저 치르는 의식이 관례(여자의 경우 계례), 즉 성년식인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성년식은 전통적으로 15세에서 20세 사이의 나이에 길일을 택하여 거행하되 여의치 않으면 정월에서 날을 정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요즘은 5월 셋째주 월요일이 성년의 날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대개 성년식은 이 즈음에 하게 됩니다.

형섭이가 다니는 민사고에서는 10여년 전부터 성년의 날 무렵에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전통 의식에 따라 성년식을 행하여 왔습니다. 해마다 성년의 날 무렵이 되면 여러 곳에서 성년의 날 행사를 하지만 전교생을 대상으로 전통 의식에 따른 성년식을 거행하는 곳은 민사고가 유일하다고 하네요. 더군다나 민사고는 학생들의 부모님들을 모두 모시고 식을 거행하기 때문에 더욱 뜻깊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성년식이 치뤄지는 토요일은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가뭄 끝에 단비라서 반가운 비이긴 하지만 중요한 행사가 있는 날이고 또 먼길 운전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은 성가신 생각도 들었습니다.

본 행사는 오후 2시 30분부터이지만 1시 30분부터 예행 연습이 있기 때문에 오전 진료도 다 못보고 길을 나서야 했는데 빗길 운전이라 조금 늦어져서 학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45분. 예행 연습이 한창 진행되고 있더군요. 다행히 본 행사엔 늦지 않았습니다.

성년식은 체육관에서 거행됩니다. 정면엔 행사를 주관할 주빈과 관사들이 앉을 제단이 마련되어 있었고...

학생들이 앉을 자리와 학부모가 앉을 자리는 방석으로 표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학생과 학부모가 앉는 자리 가운데는 의식에 쓰일 꽃, 다기, 다과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성년식 행사를 기념하는 예쁜 난 화분도 하나씩 준비되어 있군요.

 

 

 

식이 시작되기 직전, 학생과 학부모들이 대기하고 있네요.

드디어 전찬이 주빈(교장 선생님)을, 명조가 관사(선생님들)를 모시고 나오면서 식이 시작됩니다.

 

학생들도 입장하고...

 

학생들이 주빈께 예를 올리고 나면 관사를 맡은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갓을 씌워 줍니다.
여학생의 경우엔 아얌을 씌워 줍니다.
원래 여자의 경우는 비녀를 꽂아주도록 되어 있느나
요즘 여학생들의 머리가 비녀를 꽂기 힘들기 때문에 아얌으로 대신한다고 합니다.

형섭이 순서가 되었네요.

 

 

갓을 쓰니 제법 의젓해 보입니다.

 

갓을 쓴 학생들은 이제 부모들께서 내려주신 자가 적힌 자첩이 든 예서를 받으러 나갑니다.

 

받아온 예서는 부모에게 바칩니다.

우리나라는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는 예법이 있기 때문에
아이가 성년이 되면 대개 부모로부터 자(字)를 받게 되고
자를 받고 나면 그때부터는 이름 대신 자를 부르게 된다고 합니다.

형섭이의 자는 지훈(智勳)입니다.
'지혜롭게 살고, 자신이 속한 곳에서 큰 업적을 이루는 인물이 되라'는 뜻에서 智勳으로 정했습니다.
이름처럼 슬기롭고 큰 인물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제 아이들은 제단에 차를 바치는 헌다 의식을 거행합니다.

 

제단에 차를 바치고 돌아온 아이들은 이제 부모에게 차를 바칩니다.

집례자가 차를 따라 주면...

공손하게 받아 들고 부모에게 바칩니다.

 

 

 

부모들이 차를 마시고 나면 집례자들이 학생들이 제단에 바쳤던 잔을 부모에게 다시 나누어 줍니다.
그러면 부모들은 이 잔을 아이들에게 내립니다.

 

 

이 녀석의 엽기적인 표정은 시와 때를 가리지 않습니다. ^^

이제 부모들이 아이들의 갓과 아얌에 꽃을 꽂아주는 것으로 성년식은 끝을 맺게 됩니다.

이제는 어엿한 성인이 되었으니 말과 행동과 생각 모두 좀 어른스러워 져야 하겠죠?

이 행사에서 아들을 둔 어머니와 딸을 둔 아버지는 식에 참여하지 못하는 옵저버입니다.
그러나 식에 직접 참여한 저는 특별히 그런 기분을 못느꼈지만
아내는 엄숙히 거행되는 의식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하네요.

모든 식이 끝나면 앞에 놓인 다과와 각자 준비한 작은 선물들을 나누며 대화의 시간을 갖습니다.
형섭이를 위해서는 지갑을 하나 준비했습니다.

 

식이 끝난 후엔 기념 사진 촬영 순서가 이어지네요.

모든 학생들이 다 같이 찍을 수 없어서 조별로 촬영을 합니다.
형섭이는 1 조라서 제일 먼저 사진을 찍네요.

이제는 기념 촬영 시간...

가족과도 찍고...

 

친구들과도 한 컷 씩...

 

 

형섭이의 단짝 진환와 어머니와 함께...

 

 

 

 

이런 엽기적인 포즈를 취하며 장난 스러운 사진을 찍는 아이들도 있고...

 

 

올해 진학 지도실을 책임지게 되신 이순진 선생님과도 한 컷.

중학교 때부터 예사롭지 않은 인연을 가지고 있는 영원이 모녀와도 한 컷.

 

 

 

 

 

 

 

이렇게 성년식은 끝이 났습니다.
형섭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한 날이 얼마 전인 것 같은데 벌써 3학년이 되어서 성년식을 하네요.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대학 원서 쓰고 졸업도 하겠죠.

이제 성년식을 했으니 말로만이 아닌 진정한 성인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른이 되면 이전에는 누릴 수 없던 여러 가지 것들을 누릴 수 있는 권한이 생깁니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권리엔 반드시 그것보다 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입니다.
보다 어른스럽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책임있는 성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모
형섭이 태어날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성년이 되었구나. 성년식 사진을 보니 직접 눈으로 보는 듯 생생하고 엄숙하고 장관이구나.
지금도 고모눈엔 어릴때 형섭이 모습이 아른거린다. 그런데 갓을 쓴 형섭이 모습이 어쩜 어릴때 모습그대로 일까.. 정말 어릴때 모습 그대로구나.
요즘 형섭이 얼굴 보기 힘든데 사진으로라도 보니 더욱 반갑구나.
성년이 된 형섭이 축하한다. 화이팅!!
2009-05-26
18: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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