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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들어갈 때 맘과 나올 때 맘이 다르다? ^^
BOF  2011-09-29 14:22:16, 조회 : 1,209, 추천 : 60

제목 없음

올해는 단촐한 추석을 지냈습니다.

첫째는 군대 들어갔고 둘째는 고3이라 추석 쇠러 할머니 댁에 데려가기가 부담스러워서 집에 남겨두고 갔습니다.

작년에 남동생이 러시아 주재원으로 나가는 바람에 동생집 식구도 못왔고, 거기다 작년에 숙부님께서 돌아가시면서 그 댁에도 제사가 생겨 작은집 식구들이 추석 전날 오지 않아서 북적이던 본가가 이번에는 조용했습니다. 덕분에 일손이 적어져서 아내와 어머니께서 음식 장만하느라 고생을 좀 하였습니다.

차례 지내고 난 뒤에는 성묘 갔다가 바로 영주로 올라왔습니다. 예년 같으면 처가에 들렀다 다음날 올라오지만 올해는 둘째가 집에 있어서 밥 챙겨주는 문제, 다음날 아이 학교 데려다 주는 문제 등으로 일찍 올라 왔네요. 그러다 보니 이번 추석은 빠르고 단촐하게 보낸 느낌입니다. 덕분에 매년 겪는 명절 체중 요요 문제도 쉽게 해결되었습니다. ^^

큰 녀석은 지금 한창 훈련 중입니다. 지난 주까지 3주차 훈련을 마쳤고 이번 주부터 4주차 훈련에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이 녀석은 훈련 중에 추석 연휴가 끼어 있는 바람에 이틀, 일요일까지 합하면 사흘을 푹 쉬었으니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이틀 쉬어도 훈련 일정이 밀리진 않고 스케쥴 조정해서 예정된 날짜에 퇴소한다고 하니 이틀 번 셈이죠. 추석 연휴 동안엔 훈련병들도 단체 차례를 지내고 팔씨름 대회, 축구 대회 등 각종 놀이를 하면서 보냈다고 하니 힘든 훈련 중 큰 활력소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훈련은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편지와 전화에서 할 만 하고 다치거나 병 난 것 없다고 하고, 소대 행정병으로 간택(?)되어 각종 업무 처리를 도맡아 한 덕분에 포상 전화의 혜택도 많이 받아서 지금까지 다섯번이나 전화를 했으니 잘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군대는 군대인지 처음엔 편지에 캠핑 온 것 같다고 썼더니만 다음 편지에선 그말 취소라고 하더군요. ^^ 자유가 그립다고... 육체적으로 힘들고 괴로운 것보다 자유를 구속당한다는 것이 견디기 힘든 것이란 걸 깨달았다고 하는데 '그래 너도 그런 것 좀 겪어봐야 철 좀 들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 녀석 처음에 들어갈 때는 엄마 아빠 바쁘시니 면회 올 필요 없고(올해부터 훈련소 면회가 부활되어 마치는 주 수료식 하면서 면회 할 수 있습니다.), 편지도 생각날 때 가끔 한 두 통만 보내 주면 된다고 하더니,

두 번 째 편지에서는 '가만 생각해 보니 면회 오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가능하면 오셔도 됩니다. 편지도 자주 보내 주세요. 요즘은 편지 읽는 낙으로 삽니다' 라고 적었습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더니 큰소리 뻥뻥 치던 녀석이 며칠만에 바로 꼬랑지를 내리더군요. ^^ 어제 편지엔 면회 올 때 가지고 올 음식 리스트까지 적어 보냈더군요. 치킨, 초코렛류 필수, 홈런볼, 포카칩 등 과자류 가져 오시고, 베스킨 라빈스 가져올 수 있으면 감사하겠다구요. 군대가 사람을 많이 바꿔 놓습니다. ^^

집으로 전화하는 걸 뒤에서 듣고 있던 친구가 어떻게 그렇게 담담하게 전화할 수 있느냐고 묻더라면서(딴 아이들은 집으로 처음 전화하면서 울먹이기도 하고 감격스러운 감정의 대화를 한다네요) 자기는 일찍부터 집을 떠나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그게 좋은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 모르겠다고 합니다. 친구들은 다 느끼는 감정을 자기는 못느껴서 조금 이질적인 느낌이 든 모양입니다. 철이 일찍 든 것인지 감정이 무디어진 것인지 헷갈리는 모양입니다.

그럭저럭 아이 훈련도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고 다음 주 수요일이면 면회도 합니다. 저는 제가 자리를 비우면 공장이 All Stop이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붙어 있어야 되고 아내만 가는데 어머니와 장모님께서 같이 가시겠다고 하시니 아이가 덜 섭섭할 것 같습니다. 저는 아이 자대 배치 받고 나면 일요일 면회나 다녀와야겠습니다. 자대 배치가 좋은 데(여기서 가기 가까운 데...)로 나야 할 텐데...

마지막으로 짤방 사진 한 장 올립니다.

요즘 훈련소에서는 훈련 기간 중 1주차, 3주차, 모두 두 번의 사진을 올려 주는데 지난 번 1주차 사진 올렸고 이번엔 3주차 사진입니다. 전투모 쓰고 총까지 걸치니 제법 군인 같습니다. ^^

제 아이가 어디 있는지 찾겠죠? 지난 번 사진은 아빠인 제가 봐도 잘 못 알아 보겠던데 이번 사진은 지난 번 보다 훨씬 자기 얼굴 같이 나왔습니다. 사진을 클릭한 다음 '원본 보기'를 한 번 더 누르면 좀 더 큰 사진이 나옵니다. ^^

참! 이번주 목요일 30 km 야간 행군이 있답니다. 완전군장하고 걷는 거라 좀 힘들테고 훈련의 막바지를 장식하는 가장 중요한 훈련인데 별 탈 없이 잘 마칠 수 있도록 기 좀 실어 주십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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