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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올리는 여름 휴가 사진 여행기(4) - 헌터벨리
BOF  2008-02-15 14:43:29, 조회 : 2,406, 추천 : 171

2007여름 휴가-추억 따라가기(4)

 

다음 날은 헌터 벨리로 이동했습니다.

헌터 벨리는 뉴카슬의 서쪽 내륙 지방에 위치한 지역 이름입니다.
어느 한 도시를 일컷는 말이 아니고 넓은 지역을 가르키는 말인데,
위의 지도에서 Cessnock이라고 되어 있는 곳이
헌터 벨리의 중심 도시이고 우리가 가는 곳도 그곳입니다.
스티븐 항구에서 세스낙까지는 꽤 먼 거리입니다. 2시간 쯤 걸리네요.

헌터 벨리는 호주 대륙에 서양인이 정착한 후 포도주를 가장 먼저 생산한 곳입니다.
지금 호주의 와인은 바로사 벨리 등이 자리 잡은 남호주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지만
헌터 벨리는 호주 포도주의 원조 격이고
지금도 유서깊고 품질 좋은 포도주를 생산하는 와이너리가 곳곳에 있습니다.
특히 이곳에서 생산되는 쉬라즈는
'헌터 벨리 쉬라즈'란 이름으로 아주 유명합니다.

오늘도 오전은 가족 골프로 시작합니다.

어린 시절 저는, 우리나라의 가을 하늘이 세계에서 제일 높고 푸르다는 말을 들으면서 자랐습니다.
그런데, 호주에 와 보고 나서 저는 이 말이 전혀 근거 없는 소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나라에 와 보면 사시사철 구름 한 점 없이 높고 푸른 하늘이 펼쳐지는데,
우리나라의 가을 하늘 뺨치게 높고 푸릅니다.
아마도 맑고 건조한 이 나라의 기후에다가
공해 유발 시설이 전혀 없기 때문에 공기 중의 미세 먼지가 거의 없어서 그럴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비가 오면 마당의 빨래를 걷지만
이 나라 사람들은 그대로 둔답니다.
그리고 비가 그치고 나면 그대로 말리는데 공기가 깨끗해서 빨래가 더럽혀지지 않는답니다.
공기가 이렇게 맑으니 하늘이 푸를 수밖에요.

특히 이날은 전날 비가 내린 후 맑게 개었기 때문에
하늘이 더 높고 푸르더군요.

편광 필터를 써서 촬영한 탓도 있지만 정말 푸릅니다.
눈이 시리게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호주의 풍광들을 몇 장 보실까요?

 

 

게임을 마치고는 클럽 하우스 식당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저녁을 거하게(?) 먹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정말 간단하게 먹었습니다.
아이들은 미트 파이에 한이 맺혔는지 그저께에 이어서 또...

이 곳에도 예전에 찍어 놓은 추억의 사진들이 몇 장 있어서 같은 포즈를 취해 봤습니다.
이 사진은 아마 2003년 6월 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세한 상황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 때 특별히 안 좋은 일은 없었던 것 같은데 아내 표정이 꿀꿀하네요.

역시 사이즈 차이가 제법 나네요.

이건 아마 2003년 9월 이었던 것 같습니다.
추석 연휴를 이용해서 갔을 때죠.

요건 2년 전 여름 휴가 때 

2년밖에 안 지나서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죠?

 

점심 식사 후에는 3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월럼바이(Wollombi)란 곳을 찾았습니다.
월럼바이는 호주 초창기 시절 뉴카슬이 개발되면서
시드니와 뉴카슬을 잇는 도로인 Great Northen Road의 중간 기착지로 개발된 도시입니다.
한때는 헌터 벨리에서 가장 큰 도시로서 제법 사람이 많이 살기도 했었는데,
시드니에서 뉴카슬까지 증기선이 취항하게 되면서 급속히 쇠락해 버렸고,
그 뒤 다시는 부흥의 기회를 잡지 못한 곳입니다.

이곳에 가면 시간이 마치 100년 전에서 멈춘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빅토리아 풍의 건물들이 고색창연한 모습으로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시드니나 뉴카슬에도 빅토리아 풍의 건물들은 많이 남아 있지만
이 시골의 작은 건물들은
웅장하고 화려한 도시 건물들과는 또다른 느낌이 듭니다.

이곳은 우리도 이번이 처음인데,
새로운 곳이 없을까 해서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니 찾아 낸 곳입니다.
나중에 뉴카슬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대부분 이곳을 잘 모르더군요.

그러나 가 본 결과 이곳은 숨겨놓은 보물과 같은 곳입니다.
헌터 벨리 관광에서 시간 여유가 있다면 꼭 한 번 들러 볼 만한 곳입니다.

이 마을로 차를 몰고 가면 마을이 시작되는 곳에 이런 작고 아담한 건물을 볼 수 있습니다.
 Wollombi Public Scholl이라고 되어 있는데,
우리의 초등학교입니다.
안내 표지석을 보니 1881년에 세우졌다고 되어 있네요.
126년이나 된 건물입니다.

방과 후지만 마침 학교 선생님께서 퇴근을 하지 않고 계셔서 여러 가지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교실 안에도 들어가서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었구요.
예전에는 학생들이 꽤 많았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총 학생이 16명 정도 되는 미니 학교라네요.
오래된 건물이지만 깔끔하게 관리되어 있었고
교실에는 학생 수 보다 많은 컴퓨터와 여러 가지 책들이 가득했습니다.

마을 안으로 들어가니 제일 먼저 교회 건물이 눈에 띕니다.
St. Michael the Archangel Catholic Church 라고 되어 있는데,
대천사 성 미카엘 성당 쯤으로 번역하면 될 것 같습니다.
1840년대에 지어졌는데 최근에는 지자체에서 구입하여 여러 가지 지역 행사에 쓰인다고 하네요.

교회 옆에 조그만 오두막 집이 있습니다.
Art Gallery라고 이름이 붙어 있긴 한데 실제로 뭔가 전시되어 있을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Wollumbi Cottage
1840년대에 지어진 건물이랍니다.

자그마한 카페도 보이구요.

교회 건물 맞은 편에도 오래된 건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빨간 지붕의 건물이 눈에 확 들어 옵니다. Wollombi General store랍니다.
안에 들어가 봤더니 지금도 여러 가지 잡화들을 팔고 있더군요.
월럼바이 기념 엽서와 우리나라의 쫀득이 비슷한 주전부리 거리를 샀습니다.

그 옆에는 식당겸 여관으로 쓰이는 건물도 있습니다.
Waterhen Restaurant, Gray's Inn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마을의 주도로 끝에는 T-자형 삼거리 교차로가 있는데 이 곳에는 Tavern이라는 오래된 선술집이 있습니다.
이곳은 한적한 이 마을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곳인 것 같습니다.
가게 앞에는 차들도 많이 세워져 있고,
가게 안은 제법 왁자지껄 합니다.
인적이 드문 이 마을에서 이곳은 아마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같은 곳일 것 같습니다.

이 가게는 이 곳만의 독특한 메뉴인 Dr. Jurd's Jungle Juice란 것으로 유명하다 합니다.
 한 번 들어가서 마셔 보고 싶었으나 아내가 말립니다.
왁자지껄한 술집 분위기가 싫었나 봅니다.

호주 시골의 토속적인 술집 분위기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쳤습니다.

1866년에 건립된 예전의 재판소 건물입니다.
지금은 Endeavour Museum이라는 박물관으로 쓰인답니다.
안을 보고 싶었지만 오후 4시면 문을 닫아 버리기 때문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1849년에 세워진 St. John's Anglican Church입니다.
이름에 Anglican이란 말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봐서 영국 성공회 교회인 모양입니다.

월럼바이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보고,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어느듯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습니다.

다시 헌터 벨리의 세스낙으로 돌아옵니다.
하늘은 노을에 물들고 있고,
하늘에는 초승달이 떴습니다. 

오늘 저녁은 이번 여행 중에서 가장 비싼 식사가 될 것 같습니다.
이 식당은 헌터 벨리의 수많은 와이너리 중 Hungerford Hill이라는 와이너리 안에 있는 식당인데,
이름은 '테르와르(Terroir)'입니다.
테르와르는 원래 '토양'을 의미하는 프랑스 말인데,
토양, 기후, 햇빛등 와인의 맛을 결정하는 모든 요소들을 일컷는 용어입니다.
와이너리 한가운데 있는 레스토랑의 이름으로 무척 어울리는 것 같죠?

이 곳은 지난 번 여행 때 와서 이미 그 맛을 확인한 터라
망설임 없이 가장 비싼 저녁을 먹는 식당으로 낙점을 했습니다.

이 식당은 식도락의 고장 헌터 벨리에서도 음식 맛이 좋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주방 위쪽 벽에는 그동안 받은 수많은 상패들이 걸려 있네요.

아직 식사 시간이 조금 이른지라 식당 옆의 소파에서 조금 대기하고 있어야 했습니다.

오늘은 정말 제대로 된 양식을 맛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미리 예약을 한 것이...
8 코스의 정찬입니다.
나이프만 해도 4개.

저는 거기다가 요리에 매치되는 와인까지 주문했더니 이렇게 와인잔까지...
요리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와인이 5잔 나온답니다.

Amuse bouche
식사 전에 가볍게 마시는 음료입니다.

칠리 잼과 오이 피클, 육즙을 곁들인 조개 가리비 구이
이 와이너리(Hungerford Hill)에서 생산된 세미용과 함께 나오네요.

민물가재 스프입니다.
Hungerford Hill 리즐링 와인과 함께 나오는데 리즐링의 달짝한 맛과 잘 어울립니다.

Hh verdelho sorbet이랍니다.
verdelho가 포도주의 원료가 되는 포도 품종 중 하나이니 포도주를 이용한 음료인 것 같습니다.

앙트레 격인 요리인 것 같은데 오리 가슴살 요리랍니다.
Hungerford Hill 피노누와와 같이 나왔는데 피노누와의 부드러운 맛과 잘 어우러지는 것 같습니다.

드디어 메인 디쉬가 나왔네요.
블랙 앵구스 스테이크입니다.
이 식당은 주방장이 중국인이라 스테이크 소스로 동양풍의 bean sauce를 사용하는데
부드러운 육질과 소스의 조화가 기가 막힙니다.
와인은 Hungerford Hill 쉬라즈가 나왔는데
쉬라즈의 강건한 풍미가 스테이크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Pre-dessert라는데 뭔지 정체는 잘 모르고 마셨네요.

 

디저트로 나온 코코넛 파나코타입니다.
파나코타(panna cotta)는 이태리식 디저트인데
푸딩 비슷한 음식입니다.
그 위에는 우리나라의 용수염 같은 것이 얹혀져 있는데
맛도 용수염 맛입니다.
어느 것 원조인지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에스프레소 커피로 긴 코스의 식사가 끝났습니다.

정말 잘.먹.자.란 주제에 걸맞는 저녁 식사였습니다.
음식 맛도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와인들도 아주 좋았구요. 5잔이나 마셨더니 약간 취하는 느낌이...
한 끼의 식사로 너무 많은 지출을 한 느낌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여행 중 한 번 쯤은 이렇게 호사를 누려도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격도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는 좀 싼 것 같구요.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 왔습니다.
최근에 문을 연 리조트 단지 내의 아파트(우리나라의 콘도와 비슷)인데
겨울철 비수기인데다 인터넷으로 수개월 전에 예약했더니
아주 싼 가격에 묵을 수 있었습니다.
이 나라는 비수기 성수기에 따라 방 값도 많이 달라지고,
일찍 예약 할수록 싸집니다.

오늘도 이곳저곳 돌아다니느라 많이 피곤합니다.

이번 여행은 느긋하게 쉬는 쪽으로 컨셉을 잡았는데도 역시 피곤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에고... 저녁을 많이 먹긴 먹었나 봅니다. 저 배 좀 보소...

 

* BOF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3-2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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