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궁 가족들이 쓴 글들을 모아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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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궁 가족의 1박 2일
BOF  2009-08-04 22:10:29, 조회 : 2,269, 추천 : 215

오궁 패밀리의 1박 2일

 

 

지난 주말 오랜만에 짧게나마 가족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이번 여름에는 원래 온 가족이 앙코르와트를 다녀올까 했었습니다. 그러나 여름 방학 보충 수업을 하고 있는 둘째 윤섭이가 방학을 하는 시기와,  역시 보충 수업 강의를 하는 아내의 방학 스케쥴이 맞지 않아서 긴 시간의 가족 여행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그대신 윤섭이가 집에 오는 시간에 맞춰 짧은 주말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이번 주말은 피서 인파가 절정을 이루는 시기이므로 사람이 많이 붐비는 유명 관광지보다는 우리끼리 호젓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았었는데, 그렇게 찾아낸 곳이 동강 래프팅입니다. 동강 역시 이 시기에 붐비긴 마찬가지겠지만 영월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숙소를 잡으면 조금은 덜 혼잡할 것 같아서 동강에서 조금 떨어진 주천이란 곳의 펜션을 숙소로 예약했습니다.

토요일 오후 근무를 마치고 짐을 싣고 영월을 향해 떠납니다.
중앙 고속도로를 타고 단양, 제천을 지나서 신림 IC에서 빠져나와 30 분 정도 더 가면 목적지인 영월군 주천면 판운리입니다.

그동안 장마가 계속되어서 세차를 못했는데 여행도 떠나고 하니 세차라도 할까 해서 오전에 세차장에 연락했습니다. 그러나 거기도 휴가를 갔는지 전화를 안 받더군요.
할 수 없이 장마 기간 내내 물때가 앉은 차를 몰고 가는데 고속도로를 벗어나서 얼마 안가서 갑자기 소나기가 한바탕 내립니다.

'세차 안하길 정말 잘했다...'

우리가 예약한 펜션이 있는 곳은 동강의 지류인 평창강이 굽이쳐 돌아가는 '판운'이란 곳입니다.
이곳에는 운치있는 조그만 섶다리가 놓여있고, 그것이 이곳의 관광 아이템의 하나가 되어 있답니다.
그런데 막상 이곳에 도착해 보니 섶다리는 어디서도 볼 수가 없네요.
나중에 펜션 주인에게 물어보니 이번 장마에 섶다리가 쓸려 내려가 버렸다고 합니다.

하필이면...

이번 장마에 비가 많이 오긴 온 모양입니다.

섶다리 마을에 들어서니 우리가 묵을 펜션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워낙 튀는 색으로 외벽을 칠해 놓은지라 바로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펜션 이름은 아뜰리에.
인터넷을 통해서 예쁘고 깔끔하다는 평을 보고 예약을 했는데...

우리가 쓸 방은 2층 독채입니다.

펜션 홈페이지의 후기에 올라와 있는 것만큼은 아닌 것 같지만 깔끔하게 잘 관리된 것 같긴 합니다.
콘도처럼 모든 주방 용품과 기본 양념이 다 갖춰져 있고 감자, 고추, 깻잎 등의 채소도 무료로 제공한답니다.

일단 짐을 푼 뒤 해가 저물기 전에 강가에 나가서 놀기로 했습니다.
펜션에는 다슬기 수경과 뜰채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우리에게 잡혀 줄 물고기가 없을 것 같지만 일단 들고는 가 봅니다.

펜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판운교란 다리가 있고,

이 다리 밑으로 많은 피서객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이곳이 낚시와 물놀이 포인트인 모양입니다.

일단은 의기양양하게 들이댑니다.

 

 

물이 크게 깊지 않아서 놀기엔 딱 좋습니다.

 

윤섭이는 애교가 많아서 카메라를 들이대면 이렇게 예쁜 포즈를 취해줍니다.
그러나 형섭이는 영 딴판이죠.

어슬픈 그물질...
거기에 걸려줄 눈 먼 고기가 있을까요?

몇 번이고 떠 올려 보지만 고기가 잡혀 줄리 없지요.

흥... 잡으면 어떻할래요?

쳇... 고놈들 빠르네...

형섭이가 찍은 오궁이 포함된 몇 안되는 사진 중 하나.

고기 잡는 건 포기하고 그냥 물놀이만 좀 하다가...

그 짓도 심심해 질 무렵, 해도 뉘엇뉘엇 넘어가고, 배도 출출해 지고 해서 이제 그만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형섭이는 사진 찍을 때마다 제대로 대 주는 법이 없습니다.
하기는 이런 형섭이 때문에 재미있는 표정, 포즈의 사진이 나오긴 합니다.

고추밭과 옥수수밭 뒤로 석양을 받는 펜션이 제법 예쁩니다.
그러나 펜션이 도로에 너무 인접해 있고 넓은 앞마당이 없는 점은 약간 아쉬운 부분입니다.

 

펜션 주인에게 바비큐 숯불 준비를 부탁드리고 잠시 기다리니...

드디어 이렇게 멋진 바비큐가 준비되었습니다.

영주산 초특급 안심 스테이크입니다. 소시지와 떡볶이도 양념으로 곁들이고...

호일에 싸여 있는 감자는 주인장께서 주신 것입니다. 당신들께서 직접 기른 무공해 농산물이라네요.

마쉬멜로우도 가져오고 싶었으나 집 근처에서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바비큐 할 때는 같이 구워 먹어 줘야 제맛인데...

제가 아끼는 와인도 한 병 가져오고...

음악까지 곁들이니...

분위기 멋진 완벽한 저녁 식사입니다.

 

우웩... 커피 맛 조오타...

오랜만에 만난 형제는 별다른 놀이거리가 없어도 지들끼리 잘 놉니다.
장난도 치고...

게임도 하고...

그냥 멍청하게 누워있기도 하고...

작년에도 윤섭이가 중3인데다 형섭이도 공부에 바빠서 가족 여행을 따로 가 보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사흘들이 짐싸들고 돌아 다녔지만
애들이 커 갈수록 다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듭니다.
그런만큼 오랜만에 이렇게 짧으나마 온 가족이 여행을 하는 시간이 정말 소중해 집니다.

행복한 밤이 깊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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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것과는 달리 신경이 좀 예민한 편이라 잠자리가 바뀌면 숙면을 취하지 못합니다.
12시쯤 잠이 들었는데 얼핏 잠이 깬 뒤 다시 잠을 이루지 못하겠습니다.

시계를 보니 5시.

바깥은 어슴프레하게 밝아 오고 있습니다.
더 누워 있어봐야 잠은 안 올 것 같아서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집을 나서니 고요하게 아침을 맞는 평창강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 옵니다.

조금 기다리니 서서히 어둠이 걷히고

평화로운 평창강의 아침 풍경이 펼쳐 집니다.

이곳의 아침은 물안개가 자주 끼인다고 합니다.
사실은 자욱한 물안개 기대하고 나왔는데

...깨끗합니다.

섶다리와 물안개...

이곳에서 기대했던 두 가지의 아이템이 불발입니다.

강변에는 텐트가 즐비합니다.
저희는 어젯밤에 추워서 창문을 닫고 잤는데 저 텐트에서 잔 사람들 추워서 고생하지 않았나 모르겠습니다.

대학 시절 어설픈 장비로 캠핑을 다니면서
나중에 돈 벌면 캠핑 장비부터 장만해야 되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돈을 제대로 벌 나이가 되니 캠핑가서 야외에서 숙박을 하는 것이 고생스럽게 여겨졌고
아이들까지 있으니 더욱 안락한 숙소를 찾게 되었는데
텐트촌에 연세가 있는 분들이 꽤 계신 걸 보니

내가 늙었나, 저분들이 젊었나...

사진을 찍기 위해 강가로 접근하다 보니 여러 가지 작물이 심어진 밭을 지나게 됩니다.

옥수수네요.
먹을 줄만 알았지 이렇게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본게 얼마만인지...

고추도 보이고...

밤나무엔 밤이 실하게 영글어 가고 있습니다.

호박꽃이죠?

누가 못난 사람을 보고 호박꽃이라 했던가요? 자세히 보면 의외로 아름답습니다.

이게 뭔 꽃인가요? 잘은 모르지만 줄기나 잎의 모양새로 봐서 참깨나 들깨의 꽃이 아닌가  싶습니다.

채소밭을 나와 인근을 둘러 봤더니 도로변으로 의외로 많은 꽃들이 소박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삼각대를 가져가지 않았고 이른 아침이라 빛도 충분하지 않아서 심도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평창강변에서 만난 꽃들을 렌즈에 담아 봤습니다.

 

 

 

 

 

 

 

 

 

 

 

 

 

 

이것 맨드라미 맞죠?
어린 시절 자주 보던 꽃이지만 언제부턴가 거의 볼 수 없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다시 봤습니다.

 

 

위의 꽃 들 중 이름을 알 수 있는 꽃은 호박꽃과 코스모스, 맨드라미, 국화가 전부였습니다.
꽃에 대한 제 지식이 얼마나 한심한 수준인지 절감했습니다.

꽤 오랜 시간 평창강 주변을 돌아다니다 주위가 환해 진 뒤 펜션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꿈나라 여행 중이네요.

아침 식사는 라면과 햇반으로 해결하고 레프팅을 위해 영월로 향했습니다.
여기선 30-40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영월을 향해 가다 보니 '한반도 지형 마을'이란 표지판이 나옵니다.
원래는 '선암 마을'이란 곳인데 그 곳의 지형이 한반도를 닮아있나 봅니다.

시간 여유가 약간 있어서 한 번 들러 보기로 했습니다.
비포장길을 한참 달려간 끝에 '한반도 지형 전망대'란 표지판이 있는 곳에 주차를 하고 전망대로 올라갔습니다.

전망대까지는 약 700미터 정도 숲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피톤치드를 한껏 받으며 서늘한 숲길을 걷는 기분이 참 좋습니다.

숲길을 한참 따라가니 갑자기 앞이 탁 트이면서 이런 멋진 모습이 나타납니다.

정말 한반도 모양이죠?
이 곳은 서강 물이 굽이쳐 돌아나가는 물돌이 지형인데 그 모양이 정말 한반도를 쏙 빼닮았습니다.
참 신기하네요.

한반도 지형을 둘러 본 뒤 다시 차를 몰아서 영월 읍내의 예약된 레프팅 업소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업체에서 준비한 버스를 타고 동강 상류로 이동합니다.

버스에 몸을 싣고 30-40분 정도 동강을 거슬러 올라가니 드디어 레프팅 포인트에 도착합니다.

 

이미 이곳엔 수많은 레프팅 업체에서 레프팅 장비를 싣고와서 출발 준비를 하고 있더군요.
그런데 출발을 앞둔 팀들은 PT 체조까지 하고 있습니다.
아니 레프팅하는데 왠 PT 체조?
안전을 위해 마음을 긴장시키는 조치인가?

구명 조끼와 안전모 착용하고 나니...

1번 올빼미 도하준비 끝!

드디어 출발!!

사실 레프팅 할 때는 물에 젖으면 안되는 물건은 가지고 탈 수 없는데,
사진에 목숨거는 오궁, 5미터 방수를 보장한다는 아쿠아 팩을 사서 카메라를 넣어갔습니다.
그래도 혹시 물에 젖으면 큰일이라면서 질색을 하는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기어이 가지고 가고야 말았습니다.

아빠 아무래도 불안해요... ㅠㅠ

온 가족을 불안하게 했지만 아쿠아 팩은 훌륭하게 작동했고,
덕분에 이렇게 멋진 레프팅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동강 레프팅의 하이라이트라는 어라연입니다.

어라연(魚羅淵)이란 이름은 저녁 무렵이 되면 고기들이 물밖으로 뛰어오르면서 내보이는 비늘이
마치 비단처럼 반짝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동강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곳으로 꼽히는 곳인데
특히 강변으로 도로가 없기 때문에 오직 배를 타고서만 이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잠시 강가 모래사장에 배를 대고 휴식 시간을 갖습니다.

 

다시 출발!

수 년 전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동강 댐은 이 지점보다 아랫쪽에 건설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만약 동강 댐이 건설되면 이 아름다운 모습들이 모두 물속에 잠기게 되겠죠? 

개발과 보존.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를 판단하는 것은 사실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러나 동강 댐이 건설되고나면 이 아름다운 경치들을 다시는 볼 수 없고,
이 지역의 가장 큰 관광 자원인 레프팅마저 없어지면
안그래도 쇄락해 가는 영월 경제는 회복 불능의 상태가 되지 않을까 하는데 생각이 미치니

다른 곳은 몰라도 이 곳만은 그대로 보존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3시간여의 레프팅도 이제 막바지입니다.
마지막으로 강변에서 휴식을 취한 다음...

종착지를 향해서 열심히 페들링!

드디어 종착점에 도착했습니다!!

동강 레프팅은 한탄강이나 내린천에 비하면 급류가 별로 없이 평이한 코스라고 합니다.
모험을 즐기는 젊은이들은 그곳이 더 매력적일지도 모르지만
가족 단위의 레프팅, 특히 아내와 같이 물을 극도로 무서워하는 멤버가 끼어 있는 경우는
동강이 딱 적합하다고 할 것 같습니다.

우리 가족도 각자 따로 레프팅은 다들 해 봤지만 이렇게 다함께 한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 좋은 추억을 만든 것 같습니다.

 

레프팅이 끝난 후에는 강원랜드로 향했습니다.

레프팅 후 샤워 시설이 마땅치 않아서 대충 젖은 옷만 갈아 입었는데
이곳에는 수영장&사우나 시설이 있어서 이곳에서 수영도 하고 사우나도 하기로 했습니다.
수영장이 작고 약간 복잡하기도 했지만 수영을 즐길 정도는 되었습니다.

수영과 사우나를 하고 나오니 배가 정말 고픕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점심을 건너뛰었습니다!!

수영장 바로 옆에 위치한 뷔페 식당으로 갔습니다.

뷔페야! 너 잘 만났다!!!

강원랜드 호텔 뷔페는 상당히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고 맛 또한 꽤 좋은 편입니다.

양고기 요리와 북경 오리 요리를 즉석에서 서비스 하기도 하더군요.

전 일단 회로 시작해서 서너 차례 가져다 먹은 것 같고,
다들 정말 열심히 먹었습니다.

근데 이녀석은 왜 표정이 이렇게 꾸리하지? ^^

 

뷔페에서 맛있는 음식 배부르게 먹고 다시 길을 나서 영주에 돌아오니 밤 9시 쯤 되었습니다.
아침에 잠을 좀 설친 데다가 하루종일 움직이고, 운동하고 배까지 부르니 잠이 솔솔 와서
운전하는데 어려움을 조금 겪었지만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1박 2일의 짦은 여행이었지만 나름대로 알차고 재미있게 잘 놀았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커 감에 따라 온 가족이 함께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그런만큼 오랜만에 찾아오는 이런 기회는 정말 소중한 시간입니다.

온 가족이 함께 여행하다 보니
이런 순간이 정말 진정한 행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생 뭐 있나요? ^^

 

이번의 짦은 여행이

아내와 저에게는 재충전의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고,

아이들에게는 다시 열심히 공부할 연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이상 오궁 가족의 1박 2일 이었습니다!!!

 

 



노윤섭
일장춘몽... 언제 다시 한번 이렇게 즐거운 여행에 갈 수 있을까요...? ㅠㅠ

1박 2일은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즐거웠습니다 아빠! ㅋㅋ
2009-08-04
23: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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