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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F의 합창단 동기 모임
BOF   2003-09-22 16:03:00, 조회 : 3,810, 추천 : 81

손기복

※ 아래의 글은 BOF가 대학 시절 합창단을 같이 했던 동기들의 모임을 가지고 적었던 모임 후기입니다. 아빠가 대학 다닐 때 어떤 사람들과 합창을 했던지 이 글과 사진을 보면서 한 번 상상해 보세요.

9월 21일, 오늘은 우리 동기들 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원래 지난 7월 초에 모임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동기 대진이의 갑작스런 입원으로 기약없이 연기되었다가 최근 건강이 많이 회복됨에 따라 다시 모이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전날 저녁 미리 대구로 와서 중학교 동창들 몇 명과 오랜만에 만남을 가지고 친구집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오늘 모임까지 가진 뒤 돌아올 계획을 세웠습니다. 아침에 친구집에서 일찍 나서는 바람에 시간이 2시간 가량 남아서 대진이 건강도 어떤지 볼 겸 해서 이 친구 집에 먼저 들렀습니다. 무척 많이 수척해 졌긴 했지만 비교적 건강한 보습으로 맞아 주어 무척 반갑더군요.

약속 시간이 되어 수성 호반에 있는 '가을의 전설'이란 레스토랑으로 갔습니다. 브레드 피트, 줄리어 오먼드, 안소니 홉킨스가 주연한 유명한 영화 'Regend of the fall'에서 이름을 따왔음이 분명한 이 레스토랑은 그러나 그 내부 구조는 이름과는 달리 상당히 현대적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식당 내부의 한 쪽은 약간 높은 단으로 높혀져 있어 1.5층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었는데 이곳에 우리 동기들의 전용공간 비슷한 자리가 이미 만들어져 있고 이날 모임의 호스트인 기복이가 이미 와 있었습니다.

요즘 영창회 기수별 앨범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이날은 마음먹고 동기들 사진을 좀 찍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동기 모임 후기는 주로 사진을 중심으로 한 후기로 꾸며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호스트 기복이는 아시다시피 기계 공학과를 나와서 지금은 구미 LG 전자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항상 유머를 잃지 않고 매사를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든든한 우리의 지도자 동지입니다(이날 기복이는 임기 2년, 연임 가능한 동기회 초대 회장으로 등극하였습니다.). 우리의 지도자 동지는 총무, 회계, 서기 등등 모든 권력을 모두 장악합니다. 지도자 동지께 충성을!!!

오른쪽 맨 위는 울 동기이자 대진이의 안 사람이고, 삼진이의 형수이고, 행희의 손윗 동서인 주영선씨입니다. 이번에 남편 간호하느라 많이 수척해졌습니다. 덕분에 체형은 더 좋아졌더라구요.

조금 앉아 있으려니 백규주씨와 이원옥씨가 들어옵니다.

우리 여동기들은 가정대 출신이 유난히 많은데, 이들은 둘 다 가정관리학과 출신입니다. 그 중에서 아랫쪽의 원옥씨는 다 들 아시다 시피 대구 수목원 호랑이와 같은 방을 쓰는 이입니다.

찬영이도 왔습니다. 지산에 살기 땜에 엎어지면 코닿을 곳인데도, 조금 늦었더군요. 아침 내내 집안 청소하느라 애 먹었답니다. 울 동기 머스마 중에 아마 젤루 자상한 남편이지 싶습니다.

↖ ↑ 김행미씨와 배혜숙씨가 도착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서울에 살기 때문에(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행미씨는 산본에, 혜숙씨는 분당에 살더군요. 분당 휘발유 형님과 가까운지 모르겠습니다.) 좀처럼 만나기 힘든 이들인데 용케 시간을 냈더군요. 김행미씨는 학교 졸업하고 3년 쯤 전에 이어 두 번 째 본 것 같고 배혜숙씨는 학교 졸업하고는 처음인 것 같으니 한 15년 정도는 된 것 같습니다.

← 포항사는 옥경씨도 왔군요. 참석 여부가 확실치는 않다고 했는데 역시 왔군요. 동기 모임에 거의 빠지는 법이 없지요.

부군께서 포철에 근무하기 땜에 소문난 포철의 직원 복지 혜택을 잘 누리면서 잘 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지역의 모 볼링 대회에서 우승까지 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그런데 왠일인지 정면으로 사진찍히는 걸 무척 싫어하더군요. 왤까......

이 세사람들도 모두들 가정대 출신입니다.

조금 있으니 약대를 나와 안동에서 '소백산 약국'을 열고 있는 최석규, 그리고 조선일보에 근무하고 있는 김일용이도 도착했습니다.

석규는 이즈음 철에는 인근 산을 누비면서 직접 송이를 채집한다고 합니다. 운동도 되고 맛있는 송이도 따먹고, 그야말로 꿩먹고, 알먹고이고 대도시 사람들이 누리지 못하는 재미를 마음껏 누리고 삽니다.

일용이는 전원일기가 끝나는 바람에 요즘은 좀 한가할 듯(?)한데 여전히 바쁩니다.

이날도 지난번 비로 연기된 잠실 운동장에서의 오페라 '아이다' 공연 땜에 끝까지 우리와 자리를 같이하지 못해 좀 아쉬웠습니다만, 예전과 다름없는 거침없는 경상도 사투리의 화끈한 입담과 20년 전을 사진찍듯 기억해 내는 놀라운 기억력에 모두들 혀를 내둘렀습니다.

좀 있으니 경주에서 성우가 도착합니다. 이 친구는 경주 문화 고등학교에서 수학 교사로 근무하고 있지요. 학교 다닐 때 아주 열성적인 단원은 아니였지만 누구보다도 끈덕지게 오래 합창단과의 인연을 맺었던 친구입니다.

세월도 이 친구의 얼굴은 비껴간 듯 아직 싱싱한 젊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부럽다.

전번에 기복이가 올렸던 지리산 하계 수련회 사진에서 노란 모잔지 나뭇잎인지 모를 물체를 머리에 쓰고 있던 바로 그 친구입니다. 경애야 이친구가 그친구란다. 안면은 있지?

지난번 단실에 피아노 기증할 때 모아둔 돈이 좀 넉넉하게 있어서 다들 우아하게 스테이크를 썰었습니다. 그러나 지난번 피아노 기증에 참여할 기회를 얻지 못했음을 알아차린 이 시대의 돈키호테 일용이가 갑자기 기복이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뛰쳐나가 밥값(아니다 스테이크 값)을 계산해 버립니다.

돈은 굳었지만 일용이! 순간의 '욱'하는 마음을 참지 못해서 서울 올라가는 비행기 속에서 속께나 쓰렸을 듯......

살아가는 이야기, 애 키우는 이야기, 옛날 이야기...... 오랜만에 만나니 할 말도 많네요. 한자리에 너무 오래 앉아 있으려니 눈치도 보이고 해서 자리를 옮기기로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수성 호반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도 찍었습니다. 촌놈들 대구 놀러 온 것 같죠?

옛날 기분도 낼 겸 해서 보트를 탈까 하다가 늙어 주책이라는 줌마들의 제지땜에 포기하고 2차를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다들 오랜만에 모교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일용이는 오늘 저녁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오페라 '아이다' 공연을 봐야하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먼저 갔습니다. 단지 몇시간의 만남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이곳까지 오게한 동기의 힘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거의 20여년 만에 다시 찾은 캠퍼스는 큰 변화는 없었지만 20년 전 교정을 장식했던 어린 나무들이 이제는 제법 굵은 나무들이 되어 그동안의 세월을 말해 줍니다. 이제는 제법 연륜이 오랜 캠퍼스 냄새가 납니다. 사실 우리가 처음 입학할 당시만 해도 캠퍼스를 경산으로 옮긴지 10년도 안되었을 때이니 넓기만 하고 조경이 좀 빈약하긴 했었죠. 나무들도 다들 좀 어렸었고.

우리들의 추억이 가장 많이 깃든 가정대 연못으로 갔습니다. 그 옛날 이곳의 벤치에 걸터앉아 지나가는 가정대 여학생들의 몸매 점수를 매기던 시절이 엊그제 같습니다. 지금의 가정대는 명칭도 '생활 과학대'로 바뀌었더군요. 연못도 조금 메워저 좀 좁아졌고 그 자리에는 산책로가 났더군요.

교회 성가대 지휘 땜에 처음부터 같이 자리를 하지 못했던 이미숙씨가 드디어 나타납니다. 이 친구는 의류학과를 나왔는데 요즘은 교회 성가대를 맡아서 매주 교회에서 큰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게 얼마만이고? 20년 만 아니가?' 하는 아줌마들 소리에 놀라 벤치에 서로 몸을 포개고 앉아 있던 캠퍼스 커플이 놀란 듯 일어서서 흘끔거리며 저쪽으로 걸어갑니다.

웬 아줌마, 아저씨들이 떼거리로 몰려와서 20년만에 만났다고 호들갑을 떨어대는 모습이 이상하게 보였던 모양입니다.

누군가 학교는 옛날 그대로인데 우리만 늙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고 보니 세월이 쏘아놓은 화살 같습니다. 20년 전이 어제같은데 모두들 얼굴엔 잔주름이 잡히고 남자들은 흰머리도 제법 생겼습니다. 이즈음의 우리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보면 나이들었음을 느낍니다.

줌마들의 수다는 이어집니다.

거울못 앞에 앉아서 장시간 수다들을 떨고 난 뒤 슬슬 걸어서 농대 쪽으러 걸어 올라 갔습니다. 중간에 매점에도 들러 아이스크림, 강냉이, 쥬스 등을 사들고 또다시 수다들을 떱니다.

시간은 흘러만 가고 서울로 올라가야하는 행미씨와 혜숙씨가 가야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규주씨가 총대를 매고 이들을 터미널까지 바래다 주고 우리는 저녁 식사를 위해 다시 시내로 나왔습니다(사실은 규주씨가 수고를 하는 동안 나머지는 학교에서 좀 더 놀았습니다.). 범어 로터리 근처에 있는 갈치 요리집인 '제주의 푸른 바당(이름이 정확지는 않습니다.)'이란 곳으로 갔습니다.

갈치 조림, 오분재기 뚝배기, 고등어 조림, 한치 무침회 등으로 맛있는 저녁을 먹었습니다. 점심 식사한 것이 아직 완전히 소화되지 않았지만 적당하게 잘 졸여진 갈치 조림과 시원한 오분재기 뚝배기, 한치 무침 등이 거의 밥도둑 수준입니다. 추가밥까지 시켜서 싹 비웠네요.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오분재기 뚝배기인데, 오분재기는 거의 보이지 않고(딱 2개 발견), 조개와 게만 잔뜩 들어 있는 것입니다. 주인장께 이야기하니 오분재기가 워낙 비싸답니다. 그러면 '오분재기향 조개 뚝배기'라고 이름을 바꾸쇼! 주인장!(속으로만 이야기했습니다.)

다같이 술도 한잔씩 했습니다. 운전땜에 또 크게 술을 즐기는 이가 없어서 많이 먹지는 않았지만.

← 좌측부터 고등어 조림, 오분재기 뚝배기, 갈치 조림입니다.

← 그새 배가 좀 고파졌는지 다들 잘 먹습니다.

아직 이른 저녁인데 그냥 갈 수는 없죠? 다들 4차로 노래방으로 향했습니다. 운전 땜에 술을 별로 안 먹어서 다들 정신이 말짱하지만 우리는 아직 술을 먹지 않고도 취할 수 있는 젊음(?)이 있으니까 열심히 잘 놀았습니다. 2시간이 또 후딱 지나가네요.

거북이의 허리케인 박을 오프닝 사운드로 다들 열창의 무대를 가졌습니다.

↑ 노래방에서 마지막으로 한 컷 했습니다.

우리가 노래방을 나선 시간은 저녁 10시경입니다. 정오부터 만나 한밤까지 놀았으니 정말 긴 하루였습니다만 언제 시간이 지나갔는지 아쉽습니다. 그러나 객지에서 온 사람들도 있고 하니 이쯤에서 마무리를 해야죠. 대진이는 몸도 아직 완전치 않은데 몸살이나 하지 않으련지 걱정됩니다.

역시 오늘도 옥경씨의 부군은 포항에서 애마를 몰고 친히 납시고 우리는 부러운 눈길로 처다봅니다. 다들 차를 타고 떠나고 저도 이제 영주로 올라와야합니다.

모임 뒷 이야기

제 카메라에 들어 있는 메모리가 16MB밖에 안되는 놈이라 마지막에는 여분이 없어서 노래방에서 찍은 사진은 처음 2장을 빼고는 모두 기복이가 찍은 사진입니다.

오늘 모인 우리 동기는 모두 14명이었습니다.

사공운, 권진기, 김주호 등은 모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일이 생기는 바람에 오지 못했고, 여동기 나정주씨는 몸살이 나서 못왔습니다. 애초의 예상 인원보다는 좀 적기는 했지만 그래도 많은 동기들이 모였습니다. 그러나 서울서 온 3사람은 좀더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해서 아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군요. 오늘 원래 그전에 남아 있던 돈을 쓰기 위해서 모였는데, 저녁 식사마저 대진이가 계산하는 바람에 돈이 오히려 늘어났습니다(오늘 일일 회비 만원씩 걷었거든요).

그래서 이 돈 쓰기 위해서 겨울에 영주의 저희 집에서 1박 2일로 다시 한 번 모이기로 했습니다. 오늘 참석 못한 동기들 모두 겨울 모임을 기대해 주세요.

울 동기들 프로필 사진

오늘 모임을 가짐으로서 우리 동기들의 70-80%에 해당하는 이들의 사진을 모두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모임 후기가 결국 우리 동기 앨범 비슷하게 된 셈인데, 오늘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우리 동기들의 프로필 사진을 아래에 만들어 봤습니다. 경환이는 정리해서 나중에 쓰도록 하세요.(원본으로 올린 사진은 아래의 사진보다 약간 큰 사이즈인 300x375 픽셀로 크기를 맞추었습니다.)

아래 사진 중에 맨 마지막의 제 사진과 대진이 사진은 마땅한 것이 없어서 전에 준비해 둔 것을 다시 실었습니다.

손기복

주영선

배혜숙

최석규

김일용

김행미

김성우

이옥경

이원옥

이미숙

강찬영

백규주

노진우

황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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