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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을 휘날리는 발
BOF   2001-12-12 00:16:21, 조회 : 1,158, 추천 : 116

Michael Flatley - The Feet of Flames

"근데 혹시 Michael Flatley의 'Lord Of The Dance'를 아십니까?"

위의 질문은 한 삼 주전 후배 이익상 군으로부터 받은 질문입니다. 제가 당시 게시판에 Celine Dion의 'My heart will go on'을 올려 놓았더니 그밑의 코멘트에서 붙여 놓은 것입니다.

여러분 혹시아세요? 잘 모르시죠?

잘 모르실 겁니다. 저도 몇 개월 전에 우연히 알게 되었으니까요.

Michael Flatley는 아일랜드 댄서입니다. 아일랜드 댄서하니 잘모르시겠죠? 저도 잘 몰라요. 그러나 여러분 탭 댄스는 아시죠? 가끔 옛날 코메디 프로같은 곳이 정장을 입은 남자 몇이 나와서 춤추는 것 보셨죠? 아일랜드 댄스는 이것과 비슷하게 스텝을 많이 이용한 댄스인 것 같습니다(저도 확실히는 모릅니다.). 물론 우리가 코메디에서 보던 탭댄스와는 약간 분위기가 다릅니다.

Michael Faltley는 지구상에서 가장 발이 빠른 사나이라고 합니다. 일초에 자그마치 35번의 스텝을 구사한다는 군요. 이 부분 기네스 기록 보유자이구요. 이이는 아일랜드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시카고 태생의 미국인입니다. 어머니와 할머니가 수준급의 아일랜드 댄서라 그 영향으로 풀룻티스트 겸 아일랜드 댄서로 성장한 Flatley는 이 풀루트와 아일랜드 댄스로 여러차례 수상을 하였습니다. 특히 'all-World Championship in Dancing'에서 우승한 최초의 미국인이라고 하며 이것이 결정적으로 자기의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 군요. 그 후 Flatley는 레이건 대통령으로부터 'National Heritage fellowship'을 수여받기도 하고 'A National endowment of Arts'로부터 미국의 가장 위대한 performer라는 칭호와 함께 'Master of Dance'상을 받기도 합니다. 1991년 내셔널 지오그라피에서는 그를 'Living Treasure'라고 불렀다는 군요.

그러나 아무리 Flatley가 춤을 잘추던 어찌됐건 간에 아일랜드 댄스는 1990년대 이전만 해도 별 인기를 끌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가1994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의 PD인 모야 도허티라는 사람이 이벤트용으로 약7분 정도를 선보였는데 그게 큰 호응을 얻어서 1995년 존 멕콜간과 모야 도허티는 Riverdance 라는 대규모의, 장시간의 아일랜드 댄스 공연을 기획하게 되는데 이때 주인공이 Michael Flatley입니다. 이 공연은 대 성공을 거두게 되었고 영국 전역을 아일랜드 댄스의 열풍에 몰아 넣었습니다.

그런데 Flatley는 2차 런던 공연을 앞두고 제작진과 불화가 생겨 결국 River dance와 결별을 하게 됩니다. 그 이후 River dance는 다른 무용수를 구해 여전히 인기리에 공연을 계속하게 되었고, Flatley는 자기의 길을 모색하게 됩니다.

1996년 7월 2, Flatley는 the Lord of Dance라는 레퍼토리를 가지고 다시 영국 관객들에게 돌아옵니다. 이 공연은 두 개의 극장에서 각각 4주와 12주간 연속 매진되는 대 성공을 거둡니다. 이후 호주와 미국 공연에서도 연이은 성공을 거두면서 Flatley는 아일랜드 댄스의 대부로 군림하게 됩니다.

제가 오늘 소개하려고 하는 것은 'Feet of Flames'라는 이름으로 발매된 DVD입니다. Flatley는 300회 이상의 공연을 가진 'the Lord of Dance'의 마지막 공연을 대대적으로 기획합니다. 1998년 7월 런던의 하이드 파크 공원에서 개최된 이 공연은 25,000명의 관중이 관람한 'the Lord of Dance'의 총 결산입니다. 이 공연 실황 앨범의 이름이 바로 'Feet of Flames'입니다. 여기에서 Flatley가 자신의 춤 기량을 위주로한 솔로 춤을 보여주는 부분이 있는데 이 춤의 부제가 'Feet of Flames'입니다. 부제가 앨범 타이틀로 사용된 것이죠. 여기서 Flatley는 예의 그 - 초당 35번의 - 신기에 가까운 스텝을 보여 줍니다.

이 공연은 올해 봄 EBS에서 방영한 적이 있는데 시청자들의 호응이 하도 좋아 재방송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 뒤 소수의 매니아들 사이에서 작은 바람이 불어 어떤이는 이 앨범을 구해서 시청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우리나라와 주사 방식이 다른(PAL방식) 영국 제품밖에 나와 있지를 않아서 이 방식을 지원하지 않는 TV를 가지고 있는 대다수의 AV 매니아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저도 이 공연을 보지는 못했지만 소문으로만 듣고 있었는데 이번에 우리나라의 방송 주파수와 맞는 NTSC방식이 미국에서 출시되어 제가 재까닥 사서 시청을 하였습니다.

이 공연물은 단순히 아일랜드 댄스만 보여 주는 것이 아니고 하나의 스토리를 가지고 그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여러 가지 형태의 아일랜드 댄스를 부여주면서(스텝 댄스가 주가 되긴 하지만) 사이사이에 아일랜드의 정서가 듬뿍 담긴 성악과 기악 연주(바이얼린, 풀루트) 등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형식입니다. 그러나 완벽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는 발레보다는 줄거리와의 긴밀도가 좀 덜합니다. 댄스 사이의 음악 연주 또한 아일랜드 댄스를 보다 돋보이게 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줄거리는 비교적 간단한 듯 합니다. 줄거리에 대한 어떤 설명도 구할 수 없었기에 내용을 보면서 짐작할 수밖에 없었는데 캘트족과 집시, 샴족 등이 평화롭게 사는 마을에 전쟁의 신이 나타나서 마을을 위협하게되고 여기에 춤의 신(the Lord of Dance-Michael Flatley분)이 이들을 지키기 위해 전쟁의 신과 대결한다는 내용입니다. 춤의 신은 처음에는 전쟁의 신에게 밀려 거의 패배할 지경에 이르러지만, 일전에 전쟁의 신의 부하들에게 희롱당하고 있다 춤의 신에게 구원을 받은 적이 있는 켈트족 요정의 도움으로 전쟁의 신을 물리치고, 또 자신을 유혹하던 유부의 유혹도 이겨냄으로서 평화도 지키고 자신의 사랑도 지킨다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불꽃을 휘날리는 발(Feet of Flames)'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Flatley의 스텝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저는 그동안 TV에서 간단한 탭 댄스만 봤던 터라 인간의 발이 저렇게 빠를 수 있는지, 감탄사가 절로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그는 여기서 'the Lord of Dance', 즉 '춤의 신'으로 나오는데 과연 신이라 불림에 손색이 없는 절묘한 춤솜씨를 보여 줍니다. 내셔널 지오그라픽이 살아있는 보물이라 할 만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관인 것은 군무입니다. 여러분 100명이 넘는 무용수가 무대에서 일렬로 늘어선채 스텝 댄스를 추는 장면을 생각해 보셨습니까? 그 빠른 스텝이 하나도 엉김이 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은 그 모양만으로도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줍니다. 그러나 더 장관인 것은 소리입니다. 백명이 넘는 무용수가 내는 스텝 댄스의 발자국 소리는 그 어떤 소리보다도 우리의 가슴을 울려줍니다. 무용에 의한 감동이라기 보다는 소리에 의한 감동인 것이죠.

스텝 댄스의 소리가 보는 이에게 큰 감동을 주는 것은 아마도 스텝 댄스가 하나의 타악기 역할을 한다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원시적이고 오래된 악기가 타악기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만큼 타악기는 인간의 내면 깊은 곳을 자극하고 우리의 가슴 깊숙히 내재된 신명을 불러내는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의 원시리듬에서, 우리나라의 사물놀이에서, 또 현대적인 난타 공연과 같은 데서 느끼는 깊은 감동은 바로 이 타악기의 위력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스페인의 짚시들이 추는 스페인 댄스도 춤도 춤이지만 댄서의 발구름과 손에낀 캐스트네츠의 소리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잖습니까? 100명이 넘는 무용수들이 내는 강렬한 소리를 듣고 있으면 나의 가슴이 같이 울리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한국 무용에서 여러개의 북을 주위에 걸어놓고 여러명의 무용수들이 추는 소고춤에서 나오는 강렬한 비트와도 닮은 듯 하더군요.

또한 아일랜드의 민속 음악의 운율을 바탕에 깔고 있는 음악들이 너무나 감미롭고 감칠 맛 납니다. 전자 바이얼린과 풀루트, 그리고 청아한 소프라노의 음성에 실린 이 아일랜드 음악은 때로는 감미롭게, 때로는 청아하게, 때로는 흥겹게 연주되는데, 그 내면에서 배어나는 짙은 슬픔의 색조는 영국에 지배당한 이들의 슬픈 역사를 생각나게 합니다. 그런데 이 아일랜드의 서정적인 음악은 우리의 정서와도 매우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처음 들어도 전혀 거부감이 없습니다. Flatley는 여기서 또한 그의 훌륭한 풀루트 연주 솜씨를 보여주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관현악단 연주에 쓰이는 풀루트와는 모양도 다르고(완전히 목재로 만들어져서 우리나라 대금 정도의 굵기와 길이입니다.) 소리도 많이 다르더군요. 약간은 허스키한 소리가 나오면서도 훨씬 소리가 부드럽습니다.

녹화된 화질도 상당히 좋아서 실황 녹화임을 감안하면 최상의 컨디션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질 또한 매우 만족할 만 합니다. 탭댄서의 구둣발 소리가 프론트 좌 우를 휘젓고 리어 스피커에서는 아름다운 바이올린 소리가 제 등을 감싸더군요. 그리고, 센터에서 울려 퍼지는 Mable Halls(지금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바로 이 곡입니다. 지금 나오고 있는 목소리는 조수미의 것으로 심은하가 출연한 LG 디오스 냉장고 CF에도 나왔죠..)를 부르는 청아한 목소리가 마치 조용한 성당에서 울려 퍼지는 기도의 목소리처럼 들립니다.

토탈 러닝 타임이 한시간 55분, 근 두시간이군요. 그러나 이 긴 시간동안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도록 합니다. 오래간만에 음악이 아닌 performance에서 맛보는 진한 감동이었습니다.

집에 DVD가 있는 분, 누구든지 보아도 감동을 받을 만 합니다. 특히 음악이나 무용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는 정식 수입이 되지를 않았기 때문에 구하실려면 아마존 같은 미국 사이트에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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