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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궁 패밀리의 크리스마스 보내기
BOF   2006-02-21 12:21:13, 조회 : 994, 추천 : 116

지난 23일은 저희 부부의 결혼 15주년 기념일입니다.

지난 23일은 저희 부부의 결혼 15주년 기념일입니다. 다음날인 24일은 토요일, 그리고 25일은 일요일.

그래서 토요일 진료를 땡땡이 치고 놀러가기로 했습니다. 마침 애들과 집사람도 4째주말이라 학교 수업이 없습니다. 어딜갈까 하다가 마침 서울에 볼일도 좀 있고 해서 서울로 목적지를 잡았습니다.

금요일 저녁에 진료를 마치고 퇴근하려니 직원들이 케익을 하나 줍니다. 이 친구들이 제 결혼 기념일이 오늘인 것을 알 리는 없고 아마도 크리스마스라고 주는 모양입니다. 주는 사람은 크리스마스라고 주지만 받는 사람은 결혼 기념 케익으로 알고 받기로 했습니다.

집에 가 보니 윤섭이가 아직 학원에서 돌아오지를 않았습니다. 윤섭이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가 모두들 집앞에서 감자탕으로 저녁을 때웠습니다. 출발이 마이 늦어서 서울에 도착한 시간은 거진 11시가 다 되었습니다. 숙소는 집사람이 교원이라 50% 할인 혜택을 받는 교원 공제회관입니다. 이곳은 가족 투숙객들을 위해 더블 베드가 2개 들어간 방이 있어서 4식구라도 방 하나면 해결 됩니다. 거기다 50% 할인 혜택까지 보니 마이 쌉니다.

다음날은 느즈막히 일어나서 이것저것 볼일을 좀 보고나니 오후 3시쯤이 되더군요. 이제부터 서울 시내 구경 갑니다.

차를 가지고 시내에 들어가면 주차할 데가 없을 것 같아서 지하철을 타기 위해 양재역으로 가는데 길가에 이상한 난장이 보이더군요. 모양새로 봐서 중고 물품처럼 보이는 옷가지들을 이렇게 널어 놓고 있는데 이런 걸 누가 사는 사람이 있을까요?

양재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충무로를 거쳐 명동역에 내렸습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제일 붐비는 명동답게 지하철 빠져나가는 입구부터 북세통입니다. 애들과 집사람은 이번 여행 코스를 잘못잡았다고 벌써부터 투덜대기 시작합니다.

과연 크리스마스 이브의 명동은 정말 대단하더군요. 가만히 서 있어도 인파에 떠밀려서 줄줄 밀려갑니다. 인파에 치인 애들은 나중에 절대 서울서 안 살겠다고 툴툴댑니다.

교회에서 나온 브라스 밴드인 모양입니다. 흥겨운 캐럴에 맞춰 귀여운 소녀들이 춤을 추고 있네요.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모금함에 한 푼 넣었습니다. 이 모금함에 돈을 넣고 20미터 쯤 가니 구세군의 자선 냄비가 있더군요. 거긴 그냥 지나갔습니다.

이 와중에서도 시위를 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사연이 딱해 보입니다. 이 사람들에게 2005년의 크리스마스는 어떤 색깔일까요?

형섭이 외투가 필요해서 백화점에 들어갔더니 백화점 역시 만원사례.

쇼핌을 마치고 나왔더니 백화점 앞에 포토 코너가 있어서 한 컷

이미 날은 저물어서 거리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반짝이고 있더군요.

휘왕찬란한 조명을 보니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더욱 물씬 납니다.

도날드 닮은 대형 싼타도.......

그러나 나무에 매단 전구 장식들을 볼 때마다 가로수들도 밤이면 잠을 자야하는데 이렇게 조명들을 켜 대면 얼마나 괴로울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자칫 감전으로 인해 불이라도 나지 않을까 걱정도 되구요. 인간들의 말초적인 즐거움을 위해서 말 못하는 식물들을 저렇게 괴롭혀도 되나 싶네요. 적어도 나무에는 전구 장식을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시청 앞에는 루미나리에가 빛을 발하고 있네요.

그런데 애들과 저녁을 먹으려고 보니 아차 큰일났네요. 원래는 애들이 패밀리 레스토랑을 가고 싶다고 해서 TGIF나 베니건스, 아웃백 등지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명동에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들은 최소한 2-3시간 기다려야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래서는 9시 10분에 시작하는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할 수 없이 패밀리 레스토랑은 포기하고 영화를 예약한 대한 극장 근처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하고 다시 지하철을 탔습니다.

그러나 대한 극장 앞에 가 보니 마땅한 식당이 눈에 띄질 않아서 결국은 중국 음식점에서......
케이준 치킨과 돼지갈비살 바비큐가 짬뽕과 군만두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인파에 시달리면서 많은 거리를 걸었더니 피로도 밀려오고, 추운데서 떨다가 뜨뜻한 국물이 들어가니 몸이 확 풀어집니다. 이래가지고 영화나 제대로 보려는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영화 보면서 약간 졸았습니다.

영화 시간을 기다리면서 커피점에서 한 컷. 인파에 시달린 표정이 역력하죠?

영화는 '해리포터와 불의 잔'을 봤습니다. 해리포터야 이젠 어떤 영화일지 거의 예견이 되니 기대했던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예상치 그대로입니다. 단지 해리포터와 헤르미온느 등 등장 인물들이 제법 자랐고, 그에 따라 약간의 애정 문제도 가미된 것이 이전 편들과는 조금 다른 점. 해리포터 시리즈는 매학년 마다, 즉 1년 단위로 이야기가 전개 되는데 영화는 2년 만에 나오니 나중에 5,6 편이 되면 출연자들의 나이와 이야기 속에서의 나이 차이가 많이 나게 생겼습니다. 어떤 식으로 극복할지.....

영화를 보고 나오니 12시가 다 되었습니다. 지하철 역으로 가 봤지만 지하철은 이미 끊겼고, 할 수 없이 택시를 탔습니다. 남산을 넘어 오는데 오밤중에 남산으로 올라가는 차들이 어찌 많은지...... 저 차 속에 탄 사람들은 대부분 피 끓는 청춘 남녀들이겠죠?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한참 가다가 택시 기사가 '아참 택시 미터를 아직 안 눌렀네!' 하면서 미터기를 누릅니다. 숙소에 도착해서는 미터기 요금에서 4000원 을 더 달라고 합니다. 주고 나서 가만 생각해 보니 이 기사가 미터기 누르는 것을 잊어 버린 것이 아니고 심야 할증 때문에 일부러 늦게 누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택시를 탈 때는 11시 55분 쯤이었거든요. 심야 할증 적용된 요금으로 요금을 받았고, 안 누른 구간에서도 원래 요금보다 적게 받지는 않았을 듯합니다. 역시 서울은 눈감으면 코 베어가는 곳.

다음날은 애들과 느긋하게 늦잠을 자고 교육 문화 회관 내에 있는 수영장에서 몸도 좀 풀고, 사우나도 하고 이발도 했습니다. 서울와서 때 빼고 광 낸 셈입니다.

오후에는 올해 개관한 국립 중앙 박물관을 구경하기 위해서 용산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국립 중앙 박물관 500m 전'이란 표지가 붙은 곳부터 차들이 줄을 서 있는데 거의 움직이지 않더군요. 이래서는 들어가는데만 한 시간 이상 걸릴 것 같고, 이만큼 사람들이 몰리면 박물관 구경도 제대로 못하겠다 싶어서 차를 뺐습니다.

어디로 갈까 생각하다가 밀랍 인형전이 열린다는 TV 안내가 생각나서 코엑스로 향했습니다.

우선 아셈 먹거리 장터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전시관으로 갔죠.

입장료가 생각보다 비싸더군요. 어른 15,000원, 중고생 12,000원, 초등생 10,000원

전시관 입구엔 초록 괴물 헐크가 관객을 맞고 있더군요.

전시관 첫 부분에는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김수환 추기경, 고이즈미 총리등의 인물이 있더군요. 아무래도 박대통령에게 제일 관심이 가더군요. 외국인이 만들어서 그런지 정교하긴 한데 실물과 약간은 다른 듯 합니다.

어제 영화로 봤던 해리 포터도 있고. 영화보다 좀 통통하게 만들어졌습니다.

형섭이는 피카소가 마음에 든답니다.

의외로 아인슈타인과는 아무도 찍으려하질 않아서 집사람이 같이......

부시와 링컨. 잘못하면 최악의 대통령으로 남을지도 모르는 부시와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꼽히는 링컨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부시는 뭐가 좋은지 활짝 웃고 있는데 최근 그가 처한 상황을 생각하니 나도 쓴 웃음이 납니다.

OK 목장의 결투의 주인공들. 오른쪽 폴뉴먼인가요? 왼쪽은 누군가?

닥터 지바고의 오마 샤리프

황야의 무법자의 크린트 이스트우드

타이타닉의 두 주인공은 표정이 약간 부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이젠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된 아놀드 아저씨.

고무얼굴 짐 캐리도 있더군요.

니콜 키드만은 인형으로 봐도 역전히 미인이고.

이젠 헐리우드에서도 자리를 잡은 저우렁파. 멋있게 나왔죠?

한국 배우들과 연예인들도 꽤 많이 전시되어 있더군요.

히딩크와 태극 전사들이 한 코너를 모두 장식하고 있습니다.

벤허의 명 장면 전차 경주 장면도 재현되어 있습니다.

드라큐라 백작과

프랑켄슈타인 등이 전시된 호러관도 있습니다.

슈렉과 피오나 공주와 함께 마지막 컷을.......

밀랍 인형들은 TV에서 소개할 때 실물과 꼭같다고 워낙 이야기를 해서인지 실제로 보니 생각했던 것만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얼굴의 잔주름까지 완벽하게 재현을 해 놓긴 했지만 어딘가 어색해 보이는 느낌을 감출 수 없었고, 얼굴 모양을 잘 아는 인물은 실제의 모습과 약간 다르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제작된지 오래된 것 같이 보이는 인형들은 약간 조잡한 것들도 있구요. 입장료도 너무 비싸다는 생각도 드네요.

어제 오늘 계속 걸어다니는 일정을 진행했더니 애들은 다리가 아프다고 징징거립니다. 코엑스 쇼핑 코너에서 애들이 좋아하는 플라모델들을 하나씩 사 줬더니 그제서야 표정이 좀 풀립니다. 확실히 애들에게는 당근이 필요합니다.

저녁 식사는 어제 못 갔던 패밀리 레스토랑에 갔습니다. 논현동에 있는 TGIF에 갔는데 오늘 역시 복잡하긴 했어도 낮에 미리 가서 예약을 해 둔 덕분에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서울 나들이는 서울 생활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여러 가지가 제대로 진행된 것이 없었습니다. 미리미리 예약해 두고 챙겨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는 바람에 돼지 갈비살 바비큐는 짬뽕이 되었고 국립 박물관은 밀랍 인형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에 애들이 좋아하는 선물 하나씩 안기고 저녁 식사를 기다리지 않고 맛있게 먹고 났더니 모두들 큰 불만은 없어 보입니다.

저녁 먹으면서 마신 와인 때문에 운전하기가 힘들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영주로 오는 길은 조수석에서 집사람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편안하게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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