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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왔네요 - 요즘 오궁 가족 소식
BOF  2006-11-07 11:54:55, 조회 : 1,778, 추천 : 165

아침에 집을 나설 때는 몰랐는데 차를 몰고 출근하다 보니 멀리 바라다 보이는 소백산에 흰 눈이 소복하게 쌓였습니다. 중부지방에는 눈이 왔다는데 아마 눈구름이 소백산에 막혀 거기만 눈을 뿌리고 이곳까지는 못 내려왔나 봅니다.
원래 소백산의 素白이란 이름이 겨울만 되면 산 봉우리에 늘 눈이 쌓여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만 올해는 오늘부터 素白이 되었습니다.

2주 전까지만 해도 여름같은 날씨 때문에 한 낮에는 에어컨을 틀었었는데 불과 2주 만에 어제는 히터를 틀었고, 오늘은 눈까지 내리네요. 오늘부터 저도 겨울 외투를 꺼내 입었습니다. 보통 가을이 70일 쯤 된다는데 올해는 2,3주로 끝날 것 같습니다.
차가워진 날씨에 회원 여러분들 감기 조심하세요.
감기 드신 분들은 옷 실하게 입고 다니시구요. ㅋㅋㅋ


요즘 형섭이는 다이어트에 꽤 열심입니다.
지난 여름 민사고 입시 준비한다고 2개월 가량 딴 활동 거의 안하고 공부만 하다보니 칼로리 소모는 줄어들고, 공부 스트레스로 인해 식욕은 당겨서 평소보다 많이 먹다 보니 시험이 끝날 때 쯤엔 평소 몸무게보다 거의 4-5kg 정도 더 체중이 불어났습니다. 원래도 통통한 녀석인데 갑자기 체중이 4-5kg 불어 놓으니 거의 디룩디룩한 수준이 되었습니다. 좀 심각한 수준이 되었죠.

그래서 제가 입시가 끝난 후 그놈에게 처음으로 해 준 말이 身言書判이란 말이었습니다.
이 말은 옛날 당 태종이 기득권 세력을 견제하고 뛰어난 인재를 등용하기 위해서 과거제를 시행하면서 과거에 급제한 인재들을 다시 한 번 평가하는 기준으로 내 세운 인재의 네가지 덕목이었는데, 훌륭한 인물이 갖추어야할 덕목으로 준수한 용모, 뛰어난 언변, 좋은 글, 훌륭한 판단력을 꼽은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특히 身을 강조했죠.
잘생기고 못생긴 건 타고나는 것이니 어쩔 수 없어도 몸매를 매끈하게 유지하고 옷을 단정하게 입는 것은 본인의 노력에 달린 것인데, 특히 학생 시절에 비만한 체형을 가지는 것은 게으름의 상징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최소한 여름부터 추가로 붙은 살 만큼은 빼야 한다고 했더니 요즘은 식사도 좀 줄이고 운동도 제법 열심히 하는 눈치입니다.

그런데 어제는 체중계가 있는 방에서 괴성이 들려서 가 봤더니 이녀석이 한 달 여의 노력끝에 5kg의 체중을 뺐다고 환호성을 지른 것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녀석 얼굴에서 이제 예전 모습이 조금씩 나옵니다. 제대로 잘 가꾸어진 몸도 자기 절제와 노력이 없으면 힘든 것이 칼로리가 넘쳐나는 요즘 실정입니다. 아직도 조금 더 감량을 하는 것이 좋을 듯한데 얼마나 더 뺄지 좀 더 두고 볼 일입니다.  

그러나 신언서판의 네가지 덕목 중 첫 번 째 덕목은 사실 가장 기본이 되는 덕목이고 어떻게 보면 가정 덜 중요한 덕목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은 외모 지상주의란 말이 있을 정도로 외모를 중요시하긴 하지만 내실이 없는 좋은 외모는 결국은 외화내빈, 사상누각. 아무런 경쟁력이 없을 것입니다. 외국어를 많이 익히고 나름대로 전공 분야의 학문을 익히느라 밤을 밝히는 것도 결국은 지식을 쌓고 생각을 갈고 닦아서 좋은 판단력을 가지게 하는데 그 궁극의 목표가 있을 것입니다. 좋은 판단력과 건전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야 좋은 말과 글도 나오는 것 같구요.

身言書判의 의미와 학문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봤습니다.


오는 11월 9일은 둘째 윤섭이의 생일입니다. 생일 선물로 무엇을 하나 사 줄까 생각하던 차에 요즘 들어서 이 녀석이 부쩍 전자 사전을 갖고 싶다고 야단인 것이 생각났습니다. 예전부터 전자 사전 이야기는 했었는데 저는 그래도 사전이라면 종이책으로 된 것을 가나다 순, 알파벳 순으로 손때를 묻혀가면서 찾아야 제격이라는 전통 고수적인 생각과 전자 사전이라는 것이 단어의 뜻만 간단간단하게 언급해 놓은 것이라 단어의 깊은 의미와 용법을 모두 알기는 힘들 것이라는 생각(잘못된 것이었지만) 때문에 그동안 계속 일반 사전을 쓰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얼마 전에는 학교에 국어 사전을 들고 갈 일이 있는데 집에 있는 사전이 너무 큰 사이즈라 불편하기 짝이 없다고 작은 사전 하나 사 달라는 이야기를 하더니, 또 얼마 후에는 자신이 다니는 토플 학원에는 거의 모든 학생들이 전자 사전을 들고 있어서 독해 시간에 즉석에서 단어 뜻을 찾아서 해석을 잘 하는데 자신은 종이로 된 영영 사전만 들고 있어서 찾는데 시간도 걸리고 찾아놔도 한글 뜻이 없어서 우리말로 해석하는데 무척 힘이 든다고 징징거리더군요.

그래서 며칠 전 인터넷으로 전자 사전을 검색해 봤더니 제 짐작과는 달리 전자 사전에는 유명한 영한, 영영, 한영, 국어, 중국어, 일본어 사전들이 통채로 들어가 있고 액정판도 커서 일반 사전과 동일한 내용, 그것도 종류별 사전이 들어가 있어서 무척 편리하게 되어 있더군요. 작은 사전 하나로 여러권의 종이 사전을 대신할 수가 있겠더라구요.

그래서 이녀석 생일 선물로 전자 사전을 하나 사주기로 결정을 하고 인터넷을 주문을 해서 어제 저녁에 가져다 줬습니다.

그랬더니 이녀석이 팔짝팔짝 뛰면서 아빠를 끌어안고 고맙다고 야단입니다. 생일 선물 사 준 것 중 제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공부하는데 필요한 물건 사 줬는데 이렇게 좋아하니 기분은 좋긴 합니다만 이 물건을 얼마나 잘 활용할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여러가지 사진이 통합되어 있어 편리하긴 하겠다 싶어서 곧 다가오는 형섭이 생일 때 형섭이도 하나 사 줄까 물어봤더니 그녀석은 아직도 종이 사전 쓰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이런 것도 자기 개성에 따라 시큰둥한 녀석도 있네요.

같은 골프채라도 제같은 사람에게 팔린 골프채는 가끔 주말에 땅을 파는데나 쓰이고 타이거 우즈에게 팔린 채는 세인트 앤드류스 올드 코스를 누비면서 세계 챔피언획득의 주역이 되기도 합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데 엄청난 지식이 저장된 전자 사전, 얼마나 잘 이용할 지 두고 볼 일입니다.

* BOF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3-2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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