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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섭이의 첫 귀가
BOF  2007-03-27 12:45:44, 조회 : 2,625, 추천 : 121

제목 없음

지난 3월 23일 형섭이가 집에 왔습니다. 3월 1일 입학식 이후 첫 귀가이고, 구정 연휴 때 귀가한 이후 한달 이상만에 집에 온 겁니다.

퇴근하고 집에 갔더니 형섭이는 자기 방에서 플라스틱 모델 조립에 한창입니다.

어릴 때는 카메라에 예쁜 표정을 지으며 모델 역할을 잘도 하더니만 최근 수 년 간은 모델 노릇하는 걸 무척 귀찮아 했습니다. 그래서 예쁘게 찍힌 애들 사진이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이 녀석이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난 뒤에는 또 달라졌습니다. 카메라를 귀찮아 하지 않고 이렇게 재미있는 표정을 짓습니다. 비록 엽기적인 포즈인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카메라를 피하거나 무뚝뚝한 표정을 짓는 것 보다는 낫습니다.

거실 소파에서 동생과 함께 있는 장면을 몇 컷 찍어 봤습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초딩스러운 표정과 포즈. 몸은 고딩이지만 정신은 초딩입니다. 학교에서 초딩 클럽 하나 조직하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이렇게 좋아하는 플라 모델 조립을 못해서 어떻게 지냈을까요? 동생보고 자기가 원하는 모델 미리 사 놓으라고 한 뒤 집에 오자말자 바로 조립 삼매경입니다.

그동안 머리를 기르고 싶어하던 형섭이. 그래서 집요한 요구 끝에 어느 정도 기르는 것을 허락받은 형섭이. 그러나 3월 한 달 머리를 길러 보니, 큰 머리통에 굵고 뻣뻣한 머리결, 짙은 머리숱 등 기르면 보기 싫은 조건을 다 갖추고 있는 자신의 신체적 특징을 실감했는지 오늘은 엄마와 함께 미장원 갔을 때 별 말 없이 짧게 자르더랍니다. 아직 중학교 다닐 때보다는 조금 긴 편인데 그래도 비교적 단정하죠? 본인은 원래 뻣뻣한 머리카락을 초롬하게 내리는 매직 스트레이트를 원했지만 윗머리가 아직 짧아서 좀 더 길러야 한다는 군요.

중학교 다닐 때까지는 머리 모양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던 녀석이 2개월 만에 이렇게 머리 모양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것을 보니 또래 문화의 강력한 영향력을 실감하게 됩니다.

드디어 다 만들었네요.

건담 시리즈의 하나입니다. 제 눈으로 보면 다 비슷해 보이는 모델을 10여가지 이상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넌 비슷한 걸 뭘 그렇게 자꾸 사니?" 했더니 "그런 말씀 하시면 건담계를 모독하는 겁니다. 아빠는 좋아하는 가수 CD 한 장 있다고 더 이상 안 사세요?" 하더군요. 그 뒤로는 별 말 안합니다.

토요일은 온 가족이 오랜만에 외식을 하기로 했습니다.

형섭이의 요즘 표정은 거의 엽기 수준입니다. 사진 찍어 놓으면 이런 곳에는 차마 올리지 못할만큼 엽기스러운 것들이 태반입니다.

한우로 유명한 영주에서도 맛있기로 소문난 모 식당을 찾았습니다.

이 식당 사장님의 딸이 아내가 근무하는 고등학교에 다니는지라 우리가 가면 대접이 조금 다릅니다. 오늘따라 놓는 고기가 특히 더 좋아 보이고 차돌박이 1인분이 서비스로 나옵니다.

아!~~ 그리웠어 이 맛!!

고기 열심히 먹고......

비빔밥까지 먹고 나니......

만족한 미소가...... 그런데 이놈은 몇 장을 찍어도 만족한 미소가 아니고 썩소만......

윤섭이는 만족한 미소가 제대로 나오네요.

집에 돌아와서......

형섭이는 건담 조립 마무리.

윤섭이는 매일 저녁 엄마한테 받는 단어 테스트 공부......

형섭이가 집에 오기 전 날, 우리 부부는 이 녀석이 온 뒤 얼마만에 둘이서 싸우는지 시간을 한 번 재 보자고 했답니다.

큰 싸움은 안하지만 만나기만 하면 별 것 아닌 일로 짜부랑거리기 일쑤인 녀석들.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무척 친하고 서로를 위해 준답니다.

 

일요일은 늦잠자고 일어나 하루종일 집안에서 빈둥거리며 놀다가 오후엔 삼부자가 목욕탕을 다녀 왔습니다.

매일 샤워는 하지만 탕 목욕을 오래 안해서인지 팔꿈치, 무릎 등에 때가 제법 앉아 있어서 세신사에게 부탁했더니 때를 자주 좀 밀어주라고 하십니다. 자주 밀 수가 있나......

2박 3일간의 시간이 빨리도 지나가고 벌써 들어갈 시간이 다 되었네요. 시내에 나가서 봄, 가을로 입을 체육복 하나 사 주고 간단하게 저녁을 먹여서 귀가 버스를 태워서 들여 보냈습니다.

마냥 즐겁기만 했던 2월과는 달리 3월이 되어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가니 진도도 빠르고 내용도 어려워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겠답니다. 특히 형섭이의 경우는 화학이 좀 어려운 모양입니다. 문과 적성인데다 과학 과목에 대한 선행 학습도 특별히 한 것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은데, 4월에는 화학 과목에 대한 튜터를 신청해서 도움을 좀 받아서 열심히 해 보겠다고 합니다. 지켜볼 도리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애초에 형섭이가 이번에 귀가할 때는 공부할 것이 많다고 이것저것 싸들고 왔지만 결국 별로 하지는 못하고 잠 많이 자고 푹 쉬가 간 셈이 되었습니다. 아내는 그것이 조금 걱정되는 눈치지만 푹 쉬고 갔으니 재충전이 되어서 학교에 돌아갔을 때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가 보충되었을 것으로 믿습니다.

 

* BOF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3-25 10:07)


안재빈
천진난만한 모습이 무척 인상깊네요.
렌즈를 응시한 두 아들의 아빠사랑을 충분히 느낄수가있네요.
2007-06-20
14: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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