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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올라간 천상의 목소리
BOF  2007-09-07 11:25:11, 조회 : 1,831, 추천 : 199

파바로티가 7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요즘같은 세상에 이 나이는 아직 경로당에서도 젊은이 취급받을 나이인데 정말 아깝게 되었습니다.

특히 까까머리 고등학교 시절부터 그의 목소리를 열렬히 흠모했던, 그래서 파바로티와 동시대에 살면서 그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그래봤자 LP나 CD, DVD이지만...)를 가진 것을 행운으로 생각하던 저에게는 정말 아쉬운 일이었습니다.

저녁에 퇴근해서 정말 오랜만에 LP 장을 열었습니다.
단일 성악가 중에는 가장 많은 앨범을 구입한 파바로티. 그 중에서도 그가 부른 칸초네 모음집인 'mamma'를 골랐습니다.
타이틀곡 Mamma은 구슬프게만 들리고 이어지는 Non ti scordar di me(날 잊지 말아라)는 파바로티가 자신의 목소리를 잊지말라고 노래하는는 듯 들려서 가슴이 먹먹하더군요.

음악을 다 듣고 TV를 트니 KBS에서 '차마고도'란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었습니다.
티벳 지방의 여러가지 풍물을 소개하는 시리즈물 같은데 이번 방영분은 '오체투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중국 남부 사천성의 장족 마을에서 출발한 이들은 티벳 불교의 성지인 티벳의 라싸에 있는 조캉 사원까지 2000여 km의 길을 오체투지를 하면서 하루에 6-10km씩 전진하여 거의 7개월 만에 조캉 사원에 도착합니다.
이 여정은 이 순례자들에겐 고행을 통하여 자신을 버리고 낮추며, 이승에서 행한 모든 나쁜 일들을 뉘우치고,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돌아보아서 정화된 마음으로 죽음을 맞기 위한 처절하고 엄숙한 의식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고행을 하는 이들 5명의 순례자 중에는 67세의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이도 있었는데 이 사람은 순례 중에 자신이 죽는다면 그보다 더한 영광이 없다고 생각하더군요.
순례의 끝인 조캉 사원에 도착한 후에도 10만배의 오체 투지를 더 한 뒤(2개월 쯤 더 걸립니다.) 모든일정을 마치는 이들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이들은 순례를 할 때는 것은 자신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이 아니고 세상 모든 이들의 죄를 씻어주기를 기도한다고 합니다.
자신이 아닌 다른 이를 위해 기도할 때 진정한 선을 행하는 것이며 윤회의 업에서 해탈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차마고도에서 이런 순례자를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깎듯이 이들에게 보시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순례자들의 고행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고 일반 중생의 평안을 기원하는 고귀한 뜻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랍니다.

머나먼 중국 남부 장족 5인의 순례자는 어제 떠난 파바로티의 영혼을 위해서도 기도했으리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이 글을 쓰는 중에 고등학교 때 중창, 합창 활동을 같이 했던 친구에게서 휴대폰 멧시지가 왔습니다.

"우리들의 젊은 날 연인이었던 파바로띠가 떠났구나! ㅠ ㅠ"

---- 글을 쓰다 말고 오랜만에 옛 친구와 통화를 했습니다.

* BOF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3-2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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