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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올리는 여름 휴가 사진 여행기(2) - 뉴카슬 주변 배회하기
BOF  2008-02-13 18:36:46, 조회 : 1,755, 추천 : 135

2007여름 휴가-추억 따라가기(2)

 

비행기에서 거의 자지 못한 것 때문에 많이 피곤했던 모양입니다.
비교적 오랜 시간 푹 잤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몸이 찌부둥 합니다.

아이들도 아직 잠이 덜 깬 듯...

교수님 댁은 사모님께서 손수 만든 작품들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아마추어 티가 나긴 하지만 나름 조화를 잘 이루고 있습니다.

교수님 집 앞 뜰은 블랙벗이라는 큰 숲과 바로 연결되어 있어 
숲 전체가 마치 정원 같습니다. 정말 멋지죠?
도시에 살면서 이런 멋진 정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파운드 케익, 소시지, 삶은 계란 등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나서 오늘 일정을 시작합니다.

오늘은 예전에 가족들이 이곳에서 생활할 때 자주 갔던 곳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면서 시간을 보낼 예정입니다.

맨 먼저 간 곳은 리전트 파크입니다.

이 곳은  식구들이 살던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라
걸어서도 쉽게 올 수 있는 곳이라서,
아이들이 가장 자주 왔던 곳이랍니다.

특별한 시설 없이 잔디가 깔린 운동장과 간단한 놀이 시설만 있는 곳인데,
이 곳에서 형섭이와 윤섭이는 축구도 하고
크리켓(이 나라는 야구 대신에 이걸 많이 한답니다.)도 했다고 합니다.

이곳엔 아이들과 아내의 호주 생활의 애환이 가장 많이 배어 있는 곳입니다.

기쁠 때는 물론이고 외롭고 울적할 때도 아이들과 이곳을 자주 찾았다는데,
아내는 요즘도 이곳만 생각하면 가슴이 알싸해 진다고 합니다.

여기서 뛰놀 때는 오동통한 초등학생이었던 녀석들이 이제 이렇게 컸고...

옛날 생각이 나는지 아내의 표정이 밝지 않습니다.

나무에다 이름 새기는 못된 버릇은 호주 아이들도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공원 외곽에 심어진 나무 줄기에는 '○○는 ◇◇를 사랑한데요'  따위의 낙서들이 가득합니다.

리전트 파크에서 회상의 시간을 갖은 뒤 다음으로 간 곳은 제스몬드 파크입니다.

이곳은 리전트 파크보다는 훨씬 큰 공원이고 산책 시설, 놀이 시설도 좀 더 많습니다.
그러나 가족들이 살던 곳에서는 제법 떨어져 있어 차를 타야되기 때문에 자주 오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이 곳은 저에게도 친숙한 곳인데, 두 번 째 가족을 방문했을 때, 그 당시 한국에서 크게 유행했던 힐리스(뒷꿈치에 바퀴를 단 신발)를 갖고 와서
애들에게 연습을 시켰던 기억이 납니다.

여기서 윤섭이가 힐리스 타다가 넘어지면서 손목을 삐는 바람에 그 후 상당한 기간 동안 아파했었죠.

그 때 사진이 남아 있네요.

아이는 아파 죽겠다고 하는데 사진기 들이대는 비정한 아빠...

 

그러나 이젠 그 손목도 다 나았고,
힐리스도 이제 유행이 지날대로 지났고....

그네를 타기에도 너무 커 버린 아이들...

어쨌든 그 시절 동심으로 돌아간 추억의 시간입니다.

공원 두 곳을 돌아본 다음엔 아내가 공부하던 뉴카슬 대학으로 갔습니다.  
이 곳은 아내가 공부하던 곳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운동하던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의 포럼(Forum)이라는 스포츠 센터는 그 시설이 무척 잘 갖추어져 있는데
특히 수영장은 시드니 올림픽 게임을 위해서 국제 규격으로 지어져서 정말 멋집니다.
또한 아이들은 엄마가 학생이었으므로 할인 혜택이 커서 정말 싼 값에 운동을 할 수 있었답니다.

포럼 입구인데, 겉은 소박해 보여도 안은 아주 잘 꾸며져 있습니다.
그런데 입장권을 끊으면서 돌발상황 발생....
아내가 갑자기 4년 전 그곳에 살 때 사용하다 남은 쿠폰을 꺼내서는...

(이런 걸 여태까지 보관한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이것 써도 되느냐?'고 물어 봅니다.
세상에!... 이런 걸 챙겨왔을 줄 몰랐습니다.
되더냐구요? 물론 안됐죠... 4년이나 지났는데...에효...
대한민국 아줌마 파워를 실감했습니다.

헐... 우리 엄마 대단해욤!

한 시간 정도 신나게 수영을 했습니다.
저도 같이 수영을 했는데 오랜만에 하는 수영이라 몇 바퀴 돌고 나니 팔다리에 힘이 쪽 빠집니다.
평소에 운동 안 한 표가 나네요.

시체 놀이 중

아!~ 개운하다.

수영장을 나와서는 대학 캠퍼스를 돌아 봤습니다.

호주는 모든 건물들을 워낙 친 환경적으로 지어서 그런지 건물들 사이에 나무를 심어 놓은 것이 아니고
건물들이 숲 속에 박혀 있는 느낌이 납니다.

즉석 카페테리아도 열려 있었습니다.
맛이 좋은지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사 먹더군요.
하나 사 먹어 보려다가 아직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아서 포기.

아내가 공부하던 건물 앞에서...

여기서도 추억의 사진 찍기는 계속 됩니다.
위의 사진은 2003년 1월의 모습입니다.

어른들은 늙었고, 애들은 컸고...

대학 캠퍼스를 둘러 본 다음 구입할 물건도 있고 해서 가족들이 자주 가던 쇼핑센터에 갔습니다.

수 개월 전 뉴카슬 시에는 수십년 만에 가장 큰 홍수가 났었습니다.
워낙 가문 나라라서 비가 잘 오지 않는데 갑자기 내린 비로 피해를 많이 본 모양입니다.
우리가 간 쇼핑센터도 비 피해를 많이 입은 후 보수 공사가 한창이라 문닫은 점포가 많더군요.

간단하게 점심을 먹기 위해 들린 커피 숍입니다.
왼쪽에 작업복을 입은 인부들이 보이죠? 보수 공사로 온통 어수선 합니다.

아내와 저는 스콘을, 아이들은 미트 파이를 주문했습니다.
아이들이 호주를 떠나온 뒤 가장 그리워했던 음식이 미트 파이었습니다.
딴 음식들은 한국에서도 대부분 구할 수 있었으나 미트 파이만큼은 없었거든요.
저와 아내의 경우는 스콘이었는데,
구수한 향이 나는 소박하고 담백한 맛의 이 빵도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것을 맛 볼 수 없더군요. 

다음 목적지는 형섭이 윤섭이가 다녔던 초등학교입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에는 이미 학교는 끝나고 문이 잠겨져 있었는데,
다행히 청소하던 직원이 우리의 사정을 듣고 문을 열어 줘서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 곳은 메인 빌딩으로 윤섭이가 공부했던 건물입니다.

이곳은 형섭이가 공부했던 곳.

학교 종이 땡땡땡이라더니 이 학교에는 아직도 이 오래된 종으로 수업 시간을 알린답니다.

교무실 복도에는 역대 졸업생들의 사진이 붙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형섭이가 졸업한 해의 사진도 있길래 반가운 마음에 한 컷 찍었습니다.
위의 사진을 확대해서 자세히 보면 형섭 모습이 보입니다.

윤섭이가 공부하던 교실 쪽은 잠겨져 있어 가 볼 수가 없었고
형섭이가 공부했던 건물은 열려 있더군요.

예전에는 6학년 교실이었는데 지금은 내부의 게시물로 봐서 저학년 교실인 듯합니다.

학교를 나와 길을 따라 조금 내려오니 예전에 우리 가족이 살았던 집이 나옵니다.

타운 하우스인데 오른쪽의 7호 집이 우리 가족이 살았던 곳입니다.
지금은 젊은 아가씨들이 여러 명 살고 있다고 하네요.

그 시절 집 앞에서 찍은 아이들 모습입니다.
체육복을 입고 있는 걸 보니 스포츠 데이인 금요일인 모양입니다.

이젠 숭시럽기까지 한... ^.^

요건 교복 입은 모습. 카메라 앵글이 높아서 더 짝딸막하게 보이네요. ^^

정말 비교되네요.

뒤쪽으로 프랭크 할아버지 집이 보입니다.

추억의 장소 순례를 마치고 다시 프랭크 할어버지 집으로...

프랭크 할아버지는 이태리 사람입니다.
2차 대전 이후 10대 후반의 나이 때 온 가족이 호주로 이민을 왔는데
열심히 일해서 큰 농장을 일구셨고,
이제는 은퇴해서 도시로 들어와서 비교적 넉넉한 노후를 누리고 계십니다.

이태리 사람들의 정서가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들 합니다만
할아버지를 보면 '정말 그렇다'는 걸 느낍니다.

우선 손님이 찾아오면 무조건 뭐라도 먹을 걸 내놓고 권하십니다.
배부르다고 사양하면 다른 종류의 음식을 또 내놓고,
괜찮다고 하면 또 다른 걸 권합니다.
뭐라도 하나 먹어야 끝이 납니다.

오늘도 아내가 걸려 들었습니다.
우리가 들어서자마자 리큐르 종류같은 아주 단 술을 꺼내서
저에게 한 잔 주시고는 아내에게도 맛있다고 하면서 계속 권합니다.
결국 아내도 조금 맛 봤습니다.

할머니는 우리에게 대접할 음식을 만들고 계시고....

집사람은 도와주기는커녕 옆에서 수다떠느라 정신 없으니 방해만 될 뿐입니다.

할아버지도 거드시는데, 집사람은 여전히 팔짱만...

와! 드디어 식사 시간

짜잔...

모린 할머니 표 파스타가 나왔습니다.
모린 할머니는 호주 사람이지만 시집온 이후
시어머니로부터 이태리 음식 만드는 법을 철저히 배우셔서
이젠 이태리 음식의 대가(?)가 되셨답니다.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는 가정식 파스타의 맛은
한국의 어떤 이태리 레스토랑의 그것보다 낫습니다.

그 밖에도 치킨 요리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음식이 푸짐하게 나옵니다.
사진을 모두 찍어 두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앞에서 카메라 들고 너무 설쳐 대는 것 같아서 참았거든요.

식사 후에는 모린 할머니와 아내를 중심으로 긴 수다가 이어집니다.
프랭크 할아버지는 가끔씩 엉뚱한 발언을 하시다 쫑크를 먹기도 하고...

어느 나라나 나이 들면 여자들이 강해 지는 것 같습니다.
먼 미래를 보는 느낌이...

아이들이 대화에 제일 막힘이 없는 것 같고,
아내도 할아버지 할머니의 강한 호주 액센트에 힘든 기색이 역력...
음... 저는 거의 통역이 필요한 수준... 

둘째 날 밤이 정겹게 깊어갑니다.

 

 

* BOF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3-25 10:09)


노윤섭
아빠~
일부러 시간 내주셔서 수고하셨네요 ^^*
덕분에 호주여행이 다시 새록새록 머릿속에서 되살아나요~
다음편도 기대하며 꾸벅~ (__)
2008-02-13
22:22:18



crystal
시간이 별로 흐른 것 같지도 않은데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많이 자랐네요.
훗날 두고 두고 기억하며 그날들을 이야기 할 것 같습니다.
커피주문하며 'sorry?'하다가 아이들한데 면박당한 것이 생각나네요.
2008-02-21
12: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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