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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왕산과 주산지의 끝물 단풍
BOF  2009-11-12 15:26:17, 조회 : 2,204, 추천 : 164

주왕산과 주산지의 끝물 단풍

 


지난 주말 주왕산을 다녀왔습니다.
동네에서 같이 운동도 하고 술도 한 잔 씩하는 가족들이 있는데
이번 가을을 그냥 보낼 수 없다는 의견들이 많아서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주왕산을 다녀왔습니다.

주왕산은 상당한 오지이긴 하지만 제가 사는 곳에서는 그리 멀지 않는 곳입니다.
자동차로 2시간 정도 걸리네요.

토요일 오후 진료를 생략하고 출발했지만 도착하니 거의 4시가 되었습니다.
이즈음의 주왕산은 행락 인파가 절정인 시기 같습니다.
상당히 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이 많더군요.

그러나 등산을 시작하면서 실망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단풍이 피크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많은 나무들이 이미 잎사귀를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을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에

기대했던 불타는 단풍은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부분부분 남아 있는 단풍들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대개의 유명한 산들이 그렇듯 주왕산에도 기슭에는 '대전사'란 절이 있습니다.

주왕산은 다른 산들에 비해 산이 그렇게 높지 않으면서도
기암 괴석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아주 특이한 산인데,
대전사 뒷편에도 아주 웅장한 바위들이 위세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단풍이 좀 남아 있는 곳을 배경 삼아 단체 사진 한 컷 찍었습니다.

주왕산은 단풍이 좋기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산입니다.
일주일 전만 해도 온 산이 불타는 듯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영 제 색이 아닙니다.

주왕산은 별로 높지 않은 산이면서도 이렇게 큰 바위들이 온 산을 가득 매우고 있습니다.

 

이곳은 급수대라는 곳입니다. 옛날 신라 시대에 선덕왕이 후사가 없이 죽자
김주원이란 인물이 그 뒤를 잇기로 되어 있었는데 왕위에 즉위하기 직전에
김경신이란 인물이 왕위에 오르고자 내란을 일으키자
그에게 왕위를 양보하고 이곳에 와서 칩거했다고 합니다.

그가 기거하던 산 위에는 물이 없어서 이 바위 아랫쪽에 있는 계곡에서 물을 떠 날랐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 후 이 바위의 이름을 '급수대'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모양이 떡시루같이 생겨서 '시루봉'이라고 하는 바위인데
떡시루보다는 사람의 얼굴처럼 생기지 않았습니까?
차라리 '큰 바위 얼굴'이 더 어울리는 이름인 것 같습니다.

 

한참 올라가면 바위가 가득한 틈새로 한줄기 줄기를 볼 수 있습니다.
주왕산 제 1폭포인데 폭포라고 하기엔 좀 초라합니다.

그 위로는 바위 틈으로 흐르던 물들이 장구한 세월동안 바위를 깍아내려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계곡을 3km 정도 올라가면

제 3폭포를 볼 수 있는데 주왕산에서는 제일 큰 폭포이고 경치도 제법 좋습니다.
대개 관광의 목적으로 온 사람들은 여기서 등산을 끝냅니다.

제법 늦게 등산을 시작한 터라 벌써 주위가 어둑해지기 시작합니다.
하산을 서둘렀으나 입구의 주차장까지 내려오니 주위는 벌써 캄캄해져 있습니다.

인근에 예약해 둔 펜션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바비큐 파티를 하기 전에 오늘 생일을 맞은 분이 계셔서 생일 케익에 불을 붙였습니다.

맛있는 바비큐와 와인으로 흥이 한창 올랐을 때 불꽃놀이를 했습니다.

일행 중에 불꽃 놀이를 좋아하는 분이 계셔서 준비를 해 오셨는데
큰 행사에서 하는 불꽃 놀이만큼은 못했지만 우리끼리 즐기기엔 충분히 좋았습니다.
우리 덕분에 주변에 있던 가족들도 공짜로 불꽃 놀이 구경 잘 했을 겁니다.

개인용 불꽃 하나씩 들려 줬더니 모두들 신나게 잘 놉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인근에 있는 주산지를 둘러 보았습니다.

주산지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 소개된 이후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진 곳입니다.

이 저수지는 약 100년 전에 인공으로 조성된 곳인데
저수지가 만들어지면서 물속에 잠긴 30여 그루의 왕버드나무가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이곳 역시 단풍이 많이 져 버렸습니다.
단풍이 절정이었을 지난 주에는 정말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곳은 풍경 사진 사진 찍는 사람들에겐 필수 출사 코스입니다.
특히 새벽이면 물안개 낀 주산지의 모습을 찍으려는 사진가들로
좋은 포인트엔 새벽부터 발 디딜 틈이 없는 곳입니다.

그러나 지금 시간대엔 진짜 사진가들은 이미 철수하고 모습을 보이지 않고 한산한 모습인데,
가뭄이 심하여 물속에 잠겨 있어야 할 왕버드나무들이 속살을 모두 드러내 놓고 있네요.

제대로 된 사진을 찍으려면 난간을 넘어 호수 바닥으로 진출해야 하고 
적어도 한 두 시간 머물면서 촬영을 해야 하겠지만
같이 온 일행이 많아서 대충 수박 겉핧기식으로 몇 컷 찍고 아쉬운 발길을 돌렸습니다.


오후에는 네 가족이 골프를 쳤는데 중부 지방에서 시작된 비가 내리는 바람에 우중 골프가 되었지만
불굴의 투지로 비를 홀라당 맞으면서 마지막 홀까지 치는 투혼을 발휘했습니다.
골프를 마친 후에는 술 한 잔 하면서 뒷풀이까지 했더니
아주 알찬 1박 2일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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