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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섭이 면회 다녀 왔습니다.
BOF  2011-09-29 14:29:11, 조회 : 4,450, 추천 :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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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드디어 훈련을 마쳤습니다.

 

올해부터 훈련소 면회가 부활되었기 때문에 훈련소 훈련을 마치고 수료식을 하는 날 가족들은 아이들이 수료식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고 수료식이 끝나면 4-5시간 정도 아이들과 면회를 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면회를 다시 할 수 있게 된 것은 좋은 일이지만 면회를 하는 날이 평일이기 때문에 직장을 나가는 사람들은 조금 곤란할 수 있습니다. 저희도 맞벌이 부부라 조금 힘들었는데(아내는 교사인데 교사의 경우 연가를 내게 되면 이후 보강 문제가 좀 복잡해 지기 때문에 왠만해선 못낸다고 합니다) 그래도 아들 면회를 안 갈 수 없어서 아내가 연가를 내고 다녀 왔습니다. 저는 같이 못갔구요... 대신에 할머니와 외할머니께서 동행하셨습니다.

 

 

수료식장에 도착해 보니 제 아이가 딴 아이들과는 따로 떨어져서 몇 명 모여 있는 곳에 있더랍니다(엄마를 알아보고 손가락으로 싸인을 보내네요).

알고 봤더니 이들은 수료식에서 표창을 받는 아이들이라는군요.

 

훈련소에선 훈련 과정 중 성적이 좋은 아이들에게 '사격왕', '체력왕', '정신전력왕'이란 명칭으로 상을 준다고 합니다. 사격왕은 사격 1등에게, 체력왕은 체력이 가장 좋은 아이에게, 정신전력왕은 각종 교육을 한 뒤 친 평가 시험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아이에게 주는데 제 아이는 '정신전력왕'으로 뽑혔다고 합니다. 수료식 전날엔 각 소대에서 제일 성적이 좋은 아이들을 뽑아서 따로 시험을 치기도 했다는데 운좋게 당첨되었다고 합니다.

 

표창이란 것이 꾀부리지 않고 훈련을 열심히 했다는 증거이니 기특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3박 4일의 포상 휴가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이 휴가는 나중에 백일 휴가 때 같이 합쳐서 나온다고 하네요.

 

 

이제 수료식이 시작되고

 

 

아이가 표창을 받고 있군요. ^^

맨 뒷줄의 세명이 3대 왕들이고 앞쪽의 아이들은 지휘관 업무를 맡았던 아이들 같습니다.

 

 

충성!!

면회 못온 아빠께 드리는 경례라고 합니다. ^^

장하다!!! ^^

 

 

'정신 전력'왕이라고 해서 그게 자기들끼리 부르는 별칭인줄 알았더니

진짜 상이름이 '정신 전력왕'이네요. ^^

 

 

두 분 할머니와도 한 컷!

 

 

엄마와도 한 컷!

 

 

영주 특산 한우 등심 좀 구워 먹이고 치킨에 미트파이, 그리고 각종 스넥, 과일과 베스킨 라빈스 아이스크림까지 먹였더니 표정이 확 폈습니다.

옆에 있는 아이는 제 아이 절친 고교 동창 중 한 녀석인데 같은 어학병으로 왔고 자대 배치까지 같은 곳으로 받게 되었습니다.

 

 

수료식을 마치고 식사를 하는 중간에 자대 배치 결과가 휴대폰 문자로 왔습니다.

저에게도 왔는데 메시지를 열어 봤더니

'JSA 경비대대'

 

아이는 훈련 도중 JSA 어학병으로 지원을 했다고 합니다. 그냥 기다릴 경우 운이 좋으면 한미 연합사와 같이 좋은 곳으로 갈 수도 있지만 운이 나쁘면 일선 사단에서 영어 업무를 조금 더 하는 행정병으로 갈 수도 있는데, 어학병들은 소위 말하는 '빽'이 좋은 아이들이 워낙 많아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JSA 통역 요원 뽑는다길래 지원했다고 합니다.

 

5명 뽑는데 15명이 지원했고, 아이의 키가 크지 않아서(JSA 요원들 신체 조건이 보통 아니잖습니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다행히 선발이 되었네요. 통역 자원이라 신체 조건이 크게 좋지 않아도 가능했나 봅니다.

 

JSA 경배대대로 배치 되었으나 주특기가 통역이므로 검은 썬그라스 끼고 북한군과 마주보며 서 있는 일은 하지 않을 것 같고, 아마 외국 관광객 안내, 외국 귀빈 브리핑, 유엔군, 미군과의 회의 등의 업무에 투입될 것 같습니다.

 

JSA로 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내는 그곳이 군기도 세고 위험한 곳이 아닐까 걱정을 하더군요.

저와 주말이면 운동을 같이 하는 분이 계신데 그 분 아들이 JSA에 운전병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제 저녁 그 분과 만나 말씀을 들어 봤더니...

 

JSA는 북한과 직접 마주보고 있는 가장 군사적 긴장도가 높은 곳이긴 해도 역설적으로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휴전선 DMZ는 상호 비방 방송도 하고 가끔 총격도 하기만 JSA는 유엔군, 미군이 주둔하는 곳이라 문제가 생길 경우 즉각 국제적인 문제가 되므로 긴장감은 높지만 오히려 안전하다는 것이죠. 실제로 70년대 중반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이때는 북한군과 남한, 미군이 뒤섞여서 생활했는데 이 사건 이후 분리되었답니다) 이후는 지금까지 아무런 충돌이 없었구요.

 

거기다 귀빈 방문이 잦은데다 유엔군, 미군과 같이 생활하므로 그들과 수준을 비슷하게 맞춰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 육군 중 가장 시설이 좋은 곳이라고 합니다. 3-4인 1실을 쓰는데 냉난방 완벽하게 되고 침대가 제공되며 각 방엔 더운 물이 나오는 샤워실이 딸려 있다고 하니 사병으로 근무하면서 여기보다 더 시설이 좋은 곳은 없을 듯합니다.

 

물론 북한군과 직접적으로 대치하기 때문에 훈련은 좀 고되다고 합니다. 그러나 선임병이나 지휘관이 쓸데 없는 일로 괴롭히는 일은 없다고 하니 비교적 배치는 잘 받은 것 같습니다.

 

 

훈련소 편지함입니다. 저 편지함에 자기 편지 꽂히길 눈빠지게 기다렸겠죠?

 

 

오늘은 자대 배치 받으면 사용할 개인 물품 지급받고,

내일 오전엔 자대로 이동한답니다.

 

자대 배치 받고 2-3주 후면 면회도 가능하다고 하니

10월 하순 쯤이면 아들 얼굴 한 번 볼 수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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