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궁 가족들이 쓴 글들을 모아둔 곳입니다.

 로그인

BOF의 호주 가족 방문기(2)
BOF   2003-02-11 13:02:45, 조회 : 1,262, 추천 : 452

BOF의 호주 가족 방문기 2

'삐비비비 삐비비비 삐비비비'

날카로운 기계음이 잠을 깨웁니다. 잠은 깼지만 몸이 아직 많이 무겁습니다. 시간은 5시 10분, 아직 사방은 캄캄합니다. 여독을 풀기에는 어림없는 수면 시간이지만 오늘 새벽에 골프를 예약해 두었기 때문에 일어나야 합니다. 집사람과 저는 이번 일주일간의 호주 여행을 어떻게 하면 보다 더 알차게 보낼까하고 많이 고민했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아침 일찍 골프를 치고 오후에는 딴 일정을 짜는 것이었습니다. 뉴캐슬 시내에는 골프장이 몇 군데 있는데, 그중에서 제법 괜찮다는 메리웨더 골프 클럽(http://www.merewethergolf.com.au/)에 예약을 해 두었습니다. 마침 오늘이 회원들만 게임을 하는 날이라서 자리가 잘 나지 않는데, 아주 이른 새벽 시간에는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하여 예약을 해 두었습니다. 티업 시간은 6시 15분. 서머 타임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5시 15분인 셈입니다. 그때까지 날이나 밝으려는지 모르겠습니다.

세수를 하고 대충 챙겨서 집을 나왔습니다. 골프장까지는 10분 밖에 걸리지를 않습니다. 골프장 클럽 하우스에 도착하니 날은 거의 밝았습니다. 집사람은 집에서 가져온 채를 쓰고 저는 클럽을 빌렸습니다. 전동 카트는 이미 모두 예약이 끝난 상태라 손으로 끄는 카트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코스 약도가 그려져 있는 스코어 카드를 받아 들고 1번 홀로 향했습니다. 우리 앞에 1팀 말고는 아무도 없습니다. 아마 우리가 2번째 팀인 모양입니다. 호주의 골프장은 1명부터 5명까지 각자 사정에 따라 한 팀의 인원 구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답니다. 그래서 이곳의 골프장은 4명을 모두 채운 경우보다는 2,3명 혹은 1인 플레이가 더 흔하다고 합니다. 우리 팀도 그렇지만 우리 앞 팀도 2명 뿐이더군요.

이 골프 클럽은 1933년에 세워졌다고 하니 7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입니다. 뉴캐슬 시에 있는 골프장으로서는 그린피가 제일 비싼 축에 든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린피는 23불, 우리나라 돈으로 16,000원 남짓입니다. 더 싼 골프장도 많다고 하니 우리나라와는 가격 차이가 엄청 많이나죠? 코스는 별 특징 없이 그저 앞으로 쭉쭉 뻗은 모양입니다. 도그 래그 코스는 별로 없고 평범합니다. 처음가는 사람도 공략법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는 구조입니다. 거리는 제법 길구요.

몸이 아직 풀리지 않아서 뻣뻣했지만 첫 티샷은 의외로 잘 날아갑니다. 신선한 아침 공기를 마시면서 두사람이 느긋하게 플레이를 하니 스코어에 관계 없이 기분은 좋더군요. 도시와 제법 떨어진 곳, 그것도 대부분 산지에 위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골프장과는 대조적으로 도시 한가운데 있는 골프장의 모습이 무척 이채롭습니다. 페어웨이 주변에 일반 주택들이 군데군데 들어서 있습니다. 이런 집들로 보면 골프 코스의 페어웨이가 이 집들의 정원인 셈입니다. 경치는 참 좋겠습니다만 미스샷이 날 경우 이런 집들의 유리창을 깰 경우도 있겠더군요. 특별한 담도 없이 집들이 들어서 있는데, 제가 친 공도 한 번은 슬라이스가 나는 바람에 어떤 집의 화단으로 들어가서 집어 내어야 했습니다. 만약 유리창을 깬다든지 해서 피해가 날 경우 배상 책임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코스 내로 산책을 하는 사람도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골프장과는 무척 다른 풍경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골프장이 많이 붐비는 것 같습니다. 다음 홀로 이동해서 티샷을 하려면 한 팀 정도 기다렸다 해야될 정도이고 우리 뒷 팀들도 계속 이어집니다. 월요일인데 조금 의외다 싶었는데, 알고 봤더니 어제가 호주의 건국 기념일이었는데 일요일 이었던 관계로 오늘이 공휴일이랍니다. 호주는 토, 일요일에 국경일이 겹치면 월요일이 휴일이 된답니다. 오늘이 공휴일인데다 멤버의 날이라서 내장객이 많은 것이랍니다. 그러나 평소에는 소위 말하는 '대통령 골프'라고 합니다. 저는 클럽도 제것이 아니고 몸도 안풀리고 해서 전반에는 스코어가 형편없었는데, 후반되니 조금 나아집니다.

10시 30분쯤 되어 플레이가 모두 끝났습니다. 저는 후반에 분발했지만 전반에 워낙 스코어가 안좋아서 90대 중반의 스코어를 기록하고 말았습니다. 클럽과 카트를 반납하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애들은 저희가 출발할 때 깨워달라고 어제 저녁 신신당부를 해서 깨워줬었는데, 다시 잤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정말 일어나서 우리가 돌아갈 때까지 안자고 있습니다. 이유가 물론 있긴 했습니다. 애들이 호주로 떠난 뒤 두녀석 다 생일이 지나갔었는데 워낙 멀리 떨어져 있어 특별한 선물을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호주 가면 생일 선물 사주겠노라고 약속을 했었는데, 어제 오후 뉴캐슬 대학 구경가기 전에 쇼핑몰 들러서 레고를 하나씩 사 줬었거든요. 스타워즈 시리즈의' 제국의 건쉽'과 '스피더'를 하나씩 사 줬더랬는데, 저희들이 운동하는 동안 이녀석들은 아침잠도 설쳐가면서 이것 조립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겁니다. 저희들이 도착하니 이미 레고는 다 만들어서 신나게 가지고 놀고 있더군요.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형섭이가 수학 문제집을 가지고 옵니다. 한국에서 가지고간 '왕수학'이라는 문제집인데, 그동안 스스로 풀다가 도저히 못 푼 문제를 저에게 가지고 옵니다. 요즘 초등학교 5학년 수학, 장난이 아니게 어렵더군요. 두 문제 같이 풀었습니다. 다행히 제가 풀 수 있는 문제라 체면은 세웠습니다.

집사람이 점심 식사 주문하랍니다. 자기가 만들 수 있는 것은 뭐든 해 주겠다네요. 갑자기 김치 볶음밥이 먹고 싶어집니다. 김치가 많지는 않지만 남은 김치 다 동원하면 가능하다고 합니다. 뉴캐슬은 한국 교포들이 별로 없는 도시라 한국 음식을 구하기가 어려울 줄 알았는데, 아시안 샾에 가면 한국보다 조금 비싸서 그렇지 대부분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김치는 물론이구요. 집사람이 떠난 뒤로는 한 번도 김치 볶음밥을 먹어본 적이 없었는데, 김치 볶음밥의 고소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합니다. 집사람의 요리 실력이 늘어서인지, 시장기 때문인지, 오래 안 먹던 음식이어서인지 몰라도 하여튼 김치 볶음밥의 맛은 기가 막힙니다. 점심 식사는 원래 많이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엄청 먹었습니다. 애들도 냠냠대면서 잘도 먹습니다.

이제 오후 스케줄이 남았습니다. 원래는 이곳에서 제법 떨어진 곳에 있는 '포트 스테판'이란 곳을 구경가기로 했었는데 거리도 제법 먼데다, 해변은 어제도 봤을 뿐 아니라 모래면 골드 코스트에 가서 많이 볼 것이므로 집 주위에서 그냥 놀면서 쉬기로 했습니다. 집사람과 애들이 블랙벗에 가자고 합니다. 블랙벗은 집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원시림 수준의 아주 큰 숲으로 어제 들렀던 교수님 집도 이 숲에 접해 있습니다. 이 숲 입구는 공원과 동물원이 조성되어 있어 시민들의 좋은 휴식 공간이 되고 있다고 하네요.

잠시 차를 타고 블랙벗 공원에 도착하니 휴일 오후를 즐기는 시민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공원 내의 잔디 운동장은 크리켓을 하는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크리켓은 우리 나라에는 생소한 운동이지만 영국을 비롯한 영연방 국가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의 하나이고 호주의 국기라고 합니다. 야구와 비슷하게 보이는데 방망이가 야구 방망이와 많이 다르고 투수처럼 보이는 사람이 공을 원 바운드로 던지는 것이 좀 다릅니다. 다른 룰도 많이 다르겠지만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이나라 사람들은 남녀 노소 누구나 즐기는 운동이고 TV에서 가장 많이 중계하는 운동 경기도 크리켓이랍니다. 이 크리켓 경기가 미국에 건너가서 야구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크리켓을 하는 사람들 옆으로는 야외 바비큐 시설이 있는데, 소풍나온 사람들이 고기와 햄, 소시지 등을 굽고 있습니다. 금방 밥을 먹고 나왔지만 군침이 꼴깍 넘어갑니다. 애들과 사진을 찍고 있으려니 노인 한 분이 말을 걸어 옵니다. 공원 안쪽을 손짓하면서 저쪽으로 가면 아주 넓고 경치 좋은 곳이 있다고 친절하게도 안내해 줍니다. 우리가 동양인이고 사진을 찍고 있으니까 우리가 여기에 처음온 사람으로 알았던 모양입니다. 저야 물론 처음이지만 우리 식구들은 여러번 와 본 곳인데 말입니다.

블랙벗 공원입니다. 맨 처음 사진의 오른쪽으로 보이는 잔디 운동장은 주로 크리켓을 하는 공간으로 사용됩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커다란 연못이 나오고 사람들이 앉아 쉴 수 있는 벤치들이 놓여 있습니다 .그 뒤쪽으로 보이는 깊은 숲이 블랙벗 숲입니다. 영어로는 'Black Butt Reservoir'라고 되있더군요. 아래 사진은 동물원 들어가는 길입니다.

좀 더 안으로 들어가니 미끄럼틀, 시소, 정글짐등의 어린이 놀이 시설이 있고, 더 안으로 들어가니 조금 전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장소가 나옵니다. 큰 연못이 있고 연못 주위에는 벤치와 테이블들이 놓여 있어 시민들이 앉아서 쉴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연못 너머로는 블랙벗의 깊은 숲이 보입니다.

이 공원에는 작은 규모의 동물원이 딸려 있습니다. 호주에서 볼 수 있는 많은 종류의 새가 전시되어 있었고 코알라, 월러비, 캥거루, 에뮤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형형색색의 새들은 그 화려한 색으로 관람객들의 관심을 독차지합니다. 코알라 관에는 여러마리의 코알라가 있습니다. 코알라는 캥거루와 더불어 호주의 상징입니다. 코알라는 다른 대륙에서는 이미 멸종되고 없는 유대류의 하나인데, 유대류는 어린 새끼를 키우는 새끼 주머니가 있는 것으로 대표되는 생물 종류입니다. 이 유대류들은 그 개체의 취약성 때문에 딴 대륙에서는 벌써 멸종되고 없고, 이 호주 대륙에서만 유일하게 번성하고 있습니다. 이 대륙에서는 이들 생물을 위협할 만한 육식 동물이 없기 때문이랍니다.

코알라의 생태는 참 독특한데, 이들의 행동 양식은 먹는 음식과 상당히 연관이 많습니다. 코알라가 주식으로 삼는 유칼립투스 나뭇잎은 영양분이 아주 적어서 코알라는 먹는데 꽤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답니다. 더군다나 그 속에는 수면 작용이 강한 알콜 성분 비슷한 물질이 들어 있어서 이녀석은 하루에 16-20시간은 잠을 잔답니다. 나머지 시간에는 계속 먹기만 하구요. 그러니 보통 사람들이 코알라를 볼 때는 거의 자는 모습만 볼 수 있습니다. 설사 자고 있지 않더라도 움직임이 매우 느려서 저는 이곳 뿐 아니고 시드니에서도 더 많은 코알라를 봤지만 한 녀석이 1m 이상 움직이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코알라의 이런 행동 특성 때문에 요즘 호주에서 많이 일어나는 산불에서 이들이 가장 피해를 많이 입었다고 합니다. 굼뜬 행동과 많은 수면 시간으로 인해서 불이 근처에 올 때까지 피하지를 못한다는 군요. 더군다나 불이 아주 가까이 오면 놀란 코알라들은 서둘러 피하기 보다는 몸을 공처럼 둥글 게 말아 버린다는데, 이상태로 그대로 불에 타 버린답니다.

블랙벗 공원의 동물원에 있는 새들과 코알라, 월러비, 캥거루, 애뮤 들입니다. 새들의 색깔이 너무나 곱죠? 사진 속의 코알라는 나무에 매달린 채로 자고 있습니다. 코알라 다음에 들어 있는 사진은 캥거루가 아니고 월러비랍니다. 월러비는 캥거루와 비슷한데 크기가 많이 작습니다. 맨 마지막에 있는 사진이 캥거루입니다. 애뮤는 호주에만 있는 날지 못하는 큰 새인데, 아프리카의 타조와 많이 닮았습니다.

코알라 관을 지나니 월러비가 있습니다. 월러비는 캥거루와 거의 흡사한데, 캥거루 보다는 많이 작습니다. 동물원을 빠져 나오니 연못 오른쪽에는 야외에 큰 울타리를 쳐 놓고 에뮤와 캥거루를 풀어놓고 키우고 있습니다. 에뮤는 타조와 비슷한 날지 못하는 큰 새인데 역시 전 세계적으로 호주에서만 살고 있답니다. 생물학적으로 타조와 비슷한데, 옛날 원시 판게아 시절 호주와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대륙이 서로 인접해서 붙어 있었다는 사실과 지금은 너무나 멀리 떨어진 이들 대륙에서 비슷한 생물종(남미 대륙에도 타조나 에뮤와 비슷한 날지 못하는 큰 새가 있다고 합니다.)들이 발견되는 것은 참 신기한 일입니다. 이 애뮤는 캥거루와 더불어 호주 정부의 전통 문양에 새겨지기도 하는, 호주의 상징과 같은 동물입니다.

캥거루는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잘 알고 있는 호주의 상징이죠? 튼튼한 꼬리가 세 번째의 다리 역할을 해서 필요성이 줄어든 앞발은 퇴화해 버린,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형태의 이 생명체는 호주라는 나라와 동일한 이미지로 전세계 사람들의 머리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캥거루들은 지금은 너무 숫자가 많아져서 농작물 피해 등 여러 가지 피해가 많아져서 호주 정부를 골치아프게 만들고 있습니다. 매년 일정한 숫자를 사냥하고 있지만 캥거루 숫자는 자꾸 늘어나고 있어 애를 먹는다는 군요. 캥거루가 가장 힘들어하는 동작이 무었일까요? 바로 뒷걸음질이랍니다. 크고 무거운 꼬리가 앞으로 도약을 할 때는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지만 이 꼬리 때문에 뒷걸음질을 치지 못한답니다. 호주 정부의 공식 문양에 캥거루가 사용되는 것도 호주가 세계를 향해 전진만 하라는 뜻이 담겨 있답니다.

브랙벗 구경을 마치고 나와서는 근처에 있는 맥커리 호수를 다시 한 번 찾았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어제의 그 곳이 아닌 딴 곳입니다. 맥커리 호수는 워낙 커서 이 도시에서 맥커리 호수변은 수십 킬로 미터에 걸쳐서 조성되어 있습니다. 어제와는 달리 좀 더 시내 중심가에 인접해 있어서인지 이곳은 사람들도 좀 더 많고 주위에 상가도 더 많이 발달해 있습니다. 이 곳이 평소에 애들과 자주 오던 포인트라고 합니다. 호수 주변의 풍경은 어제와 비슷합니다. 호수 주변을 천천히 산책해 보았습니다. 마침 근처에 '키위'라는 상표의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어서 온 식구가 하나씩 사 먹었습니다. '키위'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뉴질랜드 브랜드의 아이스크림인데 무척 맛이 있습니다. 특히 '콘 아이스크림'의 아랫쪽 콘의 재료가 되는 와플을 직접 가게에서 구워서 만들기 때문에 콘 부분을 씹어 먹는 맛이 각별합니다.

이제 다시 차를 타고 뉴캐슬 대학의 실내 수영장으로 갔습니다. 오래간만에 애들과 함께 수영을 즐겼습니다. 어제 구경한 적 있는 그 수영장입니다. 깨끗하게 관리된 국제 규격의 큰 풀에서 오랜만에 수영을 즐겼습니다. 워낙 오랜만에 하는 수영이라 몇바퀴 돌자 금방 지치더군요. 애들은 수영보다는 물장난에 더 열중입니다. 열어놓은 수영장 창문으로 새들이 들어와 레인 주변에 앉기도 합니다. 수영장 주변으로 자연 그대로의 수풀이 무성한 때문인 것 같습니다. 호주의 모든 인공물들은 이렇게 항상 '자연 친화적'이란 키 워드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이런 자연 친화적 노력의 흔적들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제와는 다른 곳에서 본 멕커리 호수의 전경입니다. 이날은 바람이 좀 많이 불더군요. 마지막 사진은 피자 헛에서 피자 뷔페를 먹고 불룩해진 배를 내밀고 한 컷 찍었습니다. 애들 뒤쪽으로 폭스바겐의 유명한 딱정벌레 차가 보입니다. 이나라는 1950-60년대에 만들어진 골동품같은 차들도 아주 많이 돌아다닙니다. 10만 km 정도 탄 차는 새차에 속합니다.

수영을 하고 났더니 배가 출출합니다. 집사람은 우리를 피자헛으로 데려갑니다. 이곳에도 미국이나 한국과 마찬가지로 맥도널드, 버거킹, 피자헛, KFC등의 패스트 푸드점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이곳의 피자헛은 한국과는 좀 다른 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피자 뷔페'입니다. 일정한 돈만 내면 이곳에 조리되어 있는 각종 피자와 스파게티, 애플파이, 샐러드 등을 무제한 먹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한가지 맛의 피자만 주문해서 먹는 것보다 다양한 맛을 즐길 수가 있어서 참 좋더군요. 피자와 스파게티는 제가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여서 마음껏 먹었습니다.

피자 가게를 나오니 어느덧 해가 기울기 시작합니다. 집에 돌아와서 더 어둡기 전에 집 주위의 동네를 한 번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집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애들이 다니는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뉴램튼 초등학교'입니다. 생각보다 이 학교의 역사는 오래 되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곳 뉴캐슬 지역은 호주의 주요한 석탄 생산 지역입니다. 이 학교는 이 지역에서 석탄 광산이 한창 개발될 무렵인 1880년 처음으로 문을 열었으니 1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초기에 이 학교는 석탄 광산의 중심지에 세워졌으나 지금은 뉴캐슬의 주요한 주거 지역이 되었습니다.

집에서 학교까지는 불과 300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걸어서 5분도 채 안걸리는 엎어지면 코닿을 데입니다. 우리 애들이 이 학교 학생들 중 제일 가까운 데 사는 애들일 겁니다. 대부분의 애들은 버스를 타고 학교에 오는데 우리 애들은 걸어갑니다. 이곳에는 스쿨 버스가 없더군요. 그러나 그 대신 등하교 시간에 학생들이 차를 차면 모두 무료라고 합니다.

애들이 다니고 있는 뉴램튼 초등학교 모습입니다. 왼쪽, 위쪽이 큰애가 공부하는 교사이고, 오른쪽, 아래가 둘째가 공부하는 교실입니다. 아담한 학교죠?

학교는 크지는 않고 아담합니다. 겉으로 보면 한국의 초등학교 보다 더 허름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든 것은 겉모양이 아니고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에 있는 법입니다. 학생들 위주로 모든 커리큘럼이 짜여져 있고, 주 5일 수업을 하는데다가 금요일은 오전 수업만 마치면 오후는 '스포츠 데이'라고 해서 농구, 배구, 크리켓, 수영, 에어로빅 등 자신이 하고 싶은 운동을 골라서 하도록 되어 있으니 실제 수업은 일주일에 4일 반인 셈입니다. 게다가 매주 수요일이면 '웬즈데이 스페셜'이라고 해서 특별한 메뉴의 음식을 장만해서 애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제공을 합니다. 이날은 모든 학생들이 도시락을 싸오지 않고 돈을 들고 와서 마음에 드는 음식을 이것 저것 사 먹는 즐거움이 있어서 학생들이 웬즈데이 스페셜의 메뉴에 무척 많은 기대를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일주일 내내 학생들이 항상 즐겁게 수업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선생님들도 학생들과 너무나 잘 어울리므로(교장 선생님도 막대기에 꽂힌 큰 사탕을 빨아 먹으며 학생들과 함께 어울린다는 군요) 애들에게는 방학이 오히려 지겨운 시간이고 학교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합니다.

뉴캐슬은 대부분 개인 주택들이 드문드문 지어진 형태의 도시 구조를 가지고 있으므로 생필품을 구하려면 차를 타고 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 식구가 사는 이곳은 주위에 2,3 블록에 걸쳐서 식당, 은행, 잡화상, 우체국, 도서관, 이발소, 식육점등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자질구레한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시설들이 모두 갖추어져 있습니다. 모두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지요. 물건 값이 대형 쇼핑몰보다는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사소한 것 때문에 차를 타고 구하러 나가야 하는 불편함이 없어서 좋습니다.

어둠이 내릴 무렵 집 주변의 모습이네요. 집 주위에는 위쪽에 실은 사진처럼 여러 가지 편의 시설들이 잘 정비되어 있어 대부분의 일들을 걸어가서 해결할 수 있답니다.

저녁에는 우리 집과 벽을 맞대고 살고 있는 피터 할아버지 댁을 방문했습니다. 이 할아버지는 현직 고등학교 음악 선생님입니다. 당신의 손자와 손녀가 우리집 애들과 비슷한 또래인 이 할아버지는 우리 애들을 무척이나 귀여워 하신답니다. 손자와 손녀는 이미 우리 애들과 좋은 친구가 되어서 이들이 할아버지 집에 놀러 올 때면 항상 우리 애들과 논다고 하네요. 또한 지난 크리스마스 때는 이 도시에서 가장 장식이 잘 된 집을(딴 도시에서도 구경오는 이 도시의 명소랍니다.) 구경시켜 주기 위해 일부러 우리 식구를 데리고 직접 차를 몰아서 다녀왔다고 합니다. 자신은 이미 그 전날 따님 가족들과 함께 다녀왔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요즘은 우리 애들이 할아버지에게 피아노 레슨까지 받고 있어서 더욱 친해졌습니다. 우리 애들이 피아노 레슨을 받는 날이면 할아버지가 우리 애들을 태워서 자신이 근무하는 고등학교까지 가서 레슨을 하고 다시 돌아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때는 우리 애들 때문에 자신의 차보다 훨씬 새차인 아내의 차를 이용한다고 하니 참 고마운 분이지요?

할아버지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한국에서 사가지고 간 우리나라 전통 문양이 들어 있는 티스푼, 포크 세트를 드렸더니 무척이나 고마워하십니다. 연신 'So Lovely'라는 말을 연발하십니다. 간단한 음료수와 다과를 대접받고 여러 가지 이야기도 하면서(주로 할아버지 내외분과 집사람이 대화했고 저는 듣는 쪽이었지만) 시간을 보냈습니다.

써머타임 땜에 거의 9시가 되어야 어두워지므로 어두워지고 조금만 지나면 밤중입니다. 원래 앞집에 있는 프랭크 할아버지 집도 방문하려고 했었지만 피터 할아버지 집에서 나오니 이미 너무 늦은 시간이라 내일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내일은 또 내일대로 빠듯한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틀째 밤이 깊어가네요.



  수정하기   추천하기   목록보기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BOF의 호주 가족 방문기(2)    BOF 2003/02/11 452 1262
314  할머니와 나    BOF 2009/10/07 342 2211
313  DIVA라 불리어 손색없는 女子들!!    BOF 2002/03/19 319 1606
312  윤섭이와 함께한 주말  [1]  BOF 2009/02/16 291 2451
311      소감: 오궁 패밀리 괌 휴가기 -3편-    노윤섭 2004/08/24 276 1400
310  Mamma Mia - ABBA    BOF 2004/02/27 275 1323
309  3테너 로마 공연    BOF 2001/12/12 272 1855
308  아내의 생일 선물  [2]  BOF 2009/01/15 247 3457
307  형섭이가 진학할 대학이 결정되었습니다.    BOF 2010/04/23 235 16922
306  광양 매화 마을 꽃놀이  [1]  BOF 2008/04/17 222 2594
305  요즘 이런 것 드셔보셨는지?    BOF 2005/07/14 217 1307
304  오궁 가족의 1박 2일  [1]  BOF 2009/08/04 215 2270
303  코타키나발루 여행기(2)  [2]  BOF 2009/09/02 213 4947
302  형섭이의 성년식  [1]  BOF 2009/05/20 208 3980
301  존댓말 유감    BOF 2010/07/08 207 2136
300  집에서 만드는 스콘 레시피  [2]  BOF 2010/02/10 207 2569
299  아들 군대 보내기 -- 3편 어학병    BOF 2011/07/18 201 18123
298  하늘로 올라간 천상의 목소리    BOF 2007/09/07 199 1832
297  호주 도착일기    crystal 2002/10/09 188 1468
296  코타키나발루 여행기(1)    BOF 2009/09/01 187 3250
295  고생 많이 한 미국 여행  [1]  BOF 2010/09/01 186 2130
294  잘된건지, 못된건지......    BOF 2005/07/15 185 1248
293  엘튼 존(Elton John)-One Night Only-The Greatest Hit    BOF 2003/05/24 182 1708
292  민사고 입학식 참관기  [3]  BOF 2007/03/06 181 6354
291  부석사의 소국(小菊)    BOF 2008/11/17 172 2007
290  늦게 올리는 여름 휴가 사진 여행기(4) - 헌터벨리  [1]  BOF 2008/02/15 171 2407
289  늦게 올리는 여름 휴가 사진 여행기(6) - 시드니 관광  [2]  BOF 2008/02/16 170 2148
288  윤섭이의 짧은 방학  [1]  BOF 2010/08/12 168 2145
287  눈이 왔네요 - 요즘 오궁 가족 소식    BOF 2006/11/07 165 1779
286  형섭이 근황    BOF 2010/10/18 160 2217
285  주왕산과 주산지의 끝물 단풍    BOF 2009/11/12 160 2167
284  탈장이 뭘까?    BOF 2001/12/12 160 2583
283  아들 군대 보내기 -- 2편 카투사    BOF 2011/07/18 157 3530
282      소감: 호주 여름 휴가기(2) - 포트 맥쿼리(Port Macquarie)    crystal 2005/09/28 156 1054
281  형섭이와 기타  [2]  BOF 2007/01/05 153 1922
280  Yankee Stadium에서 Football을?    BOF 2010/11/22 151 1904
279  오궁 패밀리의 미국 여행기-4    BOF 2010/09/11 151 2795
278  오궁 패밀리의 미국 여행기-2  [1]  BOF 2010/09/03 148 2675
277  민사고 학부모 간담회  [4]  BOF 2006/12/15 148 4730
276  주말에 비가 안와야 할텐데......    BOF 2005/06/30 148 1112
275  영주의 벚꽃    BOF 2008/04/21 146 1735
274  늦게 올리는 여름 휴가 사진 여행기(5) - 헌터벨리,뉴카슬  [1]  BOF 2008/02/16 146 1867
273  주말에 비가 안와야 할텐데......    BOF 2005/06/30 145 1079
272  오궁 패밀리의 미국 여행기-1  [1]  BOF 2010/09/01 144 3042
271      소감: 오궁 가족 답사기 - 병산 서원    웅섭네 2004/04/28 144 1062
270  춘분과 부활절    BOF 2012/03/20 143 3317
269  제임스 이야기    BOF 2009/01/13 141 1946
268  바하 - 미사 b 단조    BOF 2003/09/05 140 1840
267      소감: 호주가 벌써 그리워지네요...    노윤섭 2005/09/24 139 955
266      소감: 후훗 ^^;    노윤섭 2005/10/04 138 1085
265      소감: 호주 여름 휴가기(2) - 포트 맥쿼리(Port Macquarie)    crystal 2005/09/28 138 1091
264        소감: 잘 썼네요    노형섭 2004/08/24 138 1021
263  오궁 패밀리의 크리스마스 보내기    BOF 2006/02/21 136 1310
262  오궁 가족 답사기 - 병산 서원    BOF 2004/04/22 136 1072
261  형섭이의 귀국    BOF 2011/01/18 135 1845
260  오궁 부부의 일본 여행기(2)  [2]  BOF 2008/09/12 135 2294
259    너무도 생생한 사진과 설명,,놀라울 따름입니다.    지다민맘 2004/03/26 135 1070
258  Re:윤섭이에게    노정 2001/12/12 135 863
257      소감: 오궁 가족 답사기 - 부석사    노윤섭 2004/03/05 134 904
256  늦게 올리는 여름 휴가 사진 여행기(2) - 뉴카슬 주변 배회하기  [2]  BOF 2008/02/13 133 1685
255    잘 썼네요    노형섭 2004/08/24 133 970
254  주말 저녁    BOF 2004/04/14 133 975
253  형섭이 학교 풋볼 개막전 사진    BOF 2010/09/15 131 2121
252  잘된건지, 못된건지......    BOF 2005/07/15 131 1158
251  오궁 패밀리의 미국 여행기-3    BOF 2010/09/09 130 2396
250  오궁 부부의 일본 여행기(1)  [2]  BOF 2008/09/11 130 1770
249  아들 군대 보내기 -- 1편 군 입대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들    BOF 2011/07/18 129 12725
248  형섭이의 봄방학    BOF 2011/03/21 129 1799
247      소감: 호주가 벌써 그리워지네요...    노윤섭 2005/09/24 129 977
246  태그 강좌(8) - 테이블 태그    BOF 2005/01/17 129 1681
245  달력 이야기    BOF 2002/11/07 128 7306
244  JSA 방문기(형섭이 면회기)  [1]  BOF 2011/11/02 127 4391
243  형섭이 면회 다녀 왔습니다.    BOF 2011/09/29 127 4451
242  늦게 올리는 여름 휴가 사진 여행기(1) - 출발  [1]  BOF 2008/02/12 127 1782
241  Re: Re: 리모콘은 정말....    BOF 2001/12/12 127 995
240  웅섭 탈장    삼촌 2001/12/12 127 1053
239  보성 나들이    BOF 2011/04/26 126 1299
238  가을이 깊어가는 부석사    BOF 2007/11/26 125 1603
237      소감: 오궁 패밀리 괌 휴가기 -3편-    김동환 2004/08/25 125 1058
236  늦게 올리는 여름 휴가 사진 여행기(3) - 포트 스티븐스    BOF 2008/02/15 124 1857
235  Re: 그래도 다행인 것은    BOF 2001/12/12 124 978
234  형섭이가 보낸 '손글씨 부모님 전상서'    BOF 2011/04/29 122 1634
233  Images of Notre Dame  [2]  BOF 2011/02/10 122 1718
232  또하나..^^만약에...    첫손님 2002/02/04 122 925
231  형섭이의 첫 귀가  [1]  BOF 2007/03/27 121 2625
230  스타워즈 에피소드 2 - 클론의 습격    BOF 2003/05/24 121 2239
229  제일 꼴찌로 신고 합니다.    웅섭네 2001/12/12 121 899
228  Re: 우리집 AV system한 번 소개해 볼까요?    이익상 2001/12/12 120 901
227  동서에게    crystal 2001/12/12 120 916
226  형섭이 겨울 캠프 면회 (2)    BOF 2005/01/24 118 1232
225      소감: 후훗 ^^;    노윤섭 2005/10/04 117 919
224  오궁 패밀리의 크리스마스 보내기    BOF 2006/02/21 116 995
223  congratulation    crystal 2002/01/16 116 893
222  거제도 춘신    BOF 2011/03/18 115 1425
221  오궁 가족 답사기 -- 소수 서원  [1]  BOF 2004/03/31 115 1718
220  불꽃을 휘날리는 발    BOF 2001/12/12 115 1152
219  가을 사진 몇 장 더...    BOF 2007/11/27 114 1627
218  이와...왔으니..시..몇개 올리고 가겠습니다..^^짝사랑^^    첫손님 2002/02/04 113 1030
217  얼굴 큰 가족    BOF 2007/07/06 112 1531
216      소감: 눈 내린 아침(동시)    권진기 2002/01/02 110 897

    목록보기   다음페이지 1 [2][3][4]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