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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저녁
BOF   2004-04-14 14:49:03, 조회 : 974, 추천 : 133

지난 주말 퇴근하고 집에 와 보니 작은 녀석만 저를 맞습니다.

 

지난 주말 퇴근하고 집에 와 보니 작은 녀석만 저를 맞습니다.

집사람은 목욕갔고(아내는 호주에 있으면서 목욕탕 못간 것이 한이 됐는지 주말만 되면 꼭 대중탕을 가야 합니다.), 형섭이는 지들 친구들과 같이 영화 보러 갔답니다.

집사람과 큰 놈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카메라를 점검해 봤습니다. 작년에 디카를 새로 구입하면서 같이 구입한 렌즈가 줌 기능이 강화된 것은 좋은데, 접사 기능이 지원이 안돼서 그동안 불편함을 느껴왔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예전에 사용하던 필름 카메라에 붙혀 두었던 렌즈 생각이 나서 꺼내 봤습니다. 줌 기능이 떨어져서(28mm - 85mm) 자세히 살펴볼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이 렌즈에는 접사 기능이 있습니다. 이놈으로 렌즈를 갈아 끼우고 시험 가동해 봤습니다.

 

주인의 기러기 생활에도 용케 살아 남은 식물이 베란다에 보입니다. 이름은 저도 모릅니다. 봄이라고 잎사귀 색깔이 제법 곱습니다.

 

조금 있으니 집사람도 돌아오고, 형섭이도 돌아옵니다. 이 화창한 주말을 그냥 보낼 수는 없죠? 모두들 옷 챙겨 입게 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온통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이루어진 것 같은 아파트 단지에도 봄은 오긴 오나 봅니다. 제법 여러 가지 꽃들이 봄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목련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제일 즐겨 부르고 들었던 가곡 덕분에 목련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꽃 중의 하나입니다. 너무 일찍 져 버리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죠.

이건 색깔이 좀 다르네요. 자목련인가요?

그 시절 '목련화'를 즐겨 부르던 고등 학생인 이제 중년이 되었고, 일세를 풍미했던 테너 엄정행씨도 이젠 쇄락한 목소리밖에 들려주지 않지만 목련은 여전히 고운 자태를 자랑합니다.

 

개나리도 피었군요. 개나리는 집단으로 많이 피어있어야 장관인데, 아파트에 피어 있는 개나리는 빈약하기 짝이 없어서 가까이서 찍은 사진만 보여드려야겠습니다.

 

철쭉도 있군요. 철쭉은 진달래와 비슷한 꽃이지만 좀 더 크고, 더 붉습니다. 그리고 진달래는 잎이 나기 전에 꽃이 피고, 철쭉은 잎이 난 뒤 꽃이 핍니다.

진달래는 약이 된다고 해서 술도 담궈 먹고, 화전도 부쳐 먹지만 철쭉은 독성이 있어 그러지 못합니다. 그래서 경상도에서는 진달래는 '참꽃', 철쭉은 '개꽃'이라고 한답니다.

 

벚꽃도 있네요.

 

식구들을 모두 싣고 길을 나섰습니다. 어디로 갈까 하다가 제천의 천등산으로 향했습니다. 트롯 가요 '천등산 박달재'에 나오는 바로 그 산입니다. 이 산의 기슭에는 두부 요리로 유명한 집이 있는데, 집사람은 호주에서 늘 이 집의 두부 맛을 잊지 못해 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시간이 제법 걸리는 길이었으나 이제는 고속도로와 국도 확포장 공사가 끝나 있어 한시간도 채 걸리지 않습니다.

 

가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음료수도 사고......

휴게실에도 꽃을 심은 화분이 있군요.

 

 

드디어 두부집에 도착했습니다.

벌써 주위는 어둑어둑해 집니다.

이집에서 제일 맛있는 요리는 두부 제육 볶음입니다. 돼지 고기 제육 볶음과 두부를 같이 먹는 요리인데, 맛이 일품입니다.

 

인기있는 메뉴여서인지 제육 볶음은 1인분밖에 남지 않아서 두부 김치도 하나 시켰습니다.

 

싹싹 다 먹고.....

 

비지찌게와 함께 밥까지 먹고나니 배가 든든합니다. 만족한 미소가.....

 

돌아올 때는 두부도 한 모 사가지고 왔습니다. 영주에서 여기까지 먹으러 왔다고 하니 주인 아줌마가 콩비지를 공짜로 챙겨 줍니다. 토속적이고 저렴한 음식으로 저녁을 때우고 다시 슬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맨날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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