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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트레킹(2)
관리자  2018-05-19 11:48:53, 조회 : 268, 추천 :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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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롱의 일출
사진을 클릭하면 큰 사이즈로 볼 수 있다.


전날 저녁에 흐리던 날씨가 새벽에 맑게 개었다.
덕분에 쾌청한 하늘을 배경으로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 마차푸차레에 황금빛 아침 해가 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세 번째 날은 안나푸르나 계곡을 따라 점점 깊숙이 들어가는 일정이다.
촘롱을 출발하면 급격한 내리막길로 300m 정도 고도를 낮춘 뒤




촘롱콜라를 건넌 후 다시 400m 이상 상승하는 난코스를 만나게 된다.




아마다블람, 호테마른과 함께 세계 3대 미봉(美峰) 중 하나로 꼽히는 마차푸차레는
등반 허가가 나지 않는 네팔인들의 성산(聖山)이다.




그 빼어난 모습으로 인해 히말라야의 풍광 사진과 그림엽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마차푸차레는
안나푸르나 주봉들이 있는 곳에서 약간 떨어져 트레킹 루트 근처에 홀로 우뚝 솟아 있어
트레킹 내내 그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전 구간 중 가장 기복이 심한 이 코스를 끝내고 어퍼 시누와(2,330m)에서 한숨 돌리고 나면




이후에는 비교적 완만한 오르막-내리막으로 길이 이어지는데
전체 코스를 통틀어서 가장 걷기 좋은 편안한 길이다.



이제 부쩍 가까워진 마차푸차레와 히운출리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 걷는 맛이 끝내준다.




'구름도 울고 넘는...' 이란 노래 가사처럼
마차푸차레를 넘지 못한 구름이 물고기 꼬리에 걸려 있다.



조금씩 고도를 올리던 길이 갑자기 급한 내리막 계단길로 이어지고

한참을 진행하니 뱀부(2,320m)에 이른다.




산죽이 많아서 뱀부라는 지명이 붙었단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는데




고기를 먹을 수 있는 마지막 롯지라고 하길래 치킨 커리를 시킨다.
이곳에 오면 대표적인 네팔 음식인 달밧과 그 사촌격인 커리를 많이 먹게 되는데
처음에는 맛있지만 날이 지날수록 점점 맛없어진다.
요리 문제보다는 높은 고도에 노출된 신체 반응 때문일 것이다.




뱀부를 떠난 이후에도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팡고른 숲을 연상시키는
수려하고 아름다운 풍광이 이어진다.

뱀부를 출발하여 한 시간여 진행하니 비가 부슬부슬 내려,
도반(2,510m)에서 잠시 비를 그은 후 다시 길을 나선다.




히말라야 호텔(2,850m)에 도착하니 구룽이 오늘은 여기서 머무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조금 더 진행해서 데우랄리까지 갈 수도 있겠지만
중간에 비를 피하느라 시간이 조금 늦어지기도 했고,
오늘 여기서 자더라도 내일 최종 목적지인 ABC까지는 6시간이면 충분하니 아무 문제없단다.
내일 올려야 할 고도가 커져서 고산병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 조금 걱정되긴 하지만
이럴 땐 가이드 말 듣는 것이 상책, 여기서 머물기로 한다.
내일은 4,130m의 ABC까지 올라가야 하고, 또 거기서 하룻밤을 자야 하므로 준비해간 ‘아세타졸’을 먹는다.
덕분에 그날 밤은 꽤 여러 차례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했고 다음날 아침에는 손가락이 저리기도 했지만
그 덕분인지 고산병 증세는 겪지 않았다.

아세타졸 아마이드(아세타졸)은 고산병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약이다.
녹내장 치료제로 쓰이는 이 약은 이뇨 작용과 함께 몸의 산염기 평형을 산성으로 만들어서
자연스럽게 과호흡을 유도해서 고샂 지대의 저산소증을 개선할 수 있게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잘알려진 상표명인 다이아목스는 시판되지 않고
아세타졸이란 상표명의 제품이 나오고 있다.



식사가 감자와 계란 프라이로 바뀌었다.
식욕이 떨어져 한국에서 먹는 것과 가장 유사한 맛을 내는 메뉴를 찾게 된다.



넷째 날. 간밤에 눈이 제법 많이 왔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 하늘이 쾌청하다.
하늘은 쾌청, 지상은 설국.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데우랄리를 지나 탁트인 계곡에 이르니 네팔인 포터들이 눈싸움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네팔이 아열대 지방이어서 이정도 높이까지 올라오지 않으면 눈을 볼 수 없으니
신이 날 만도 하겠다.



히말라야 호텔을 출발해서 데우랄리를 거쳐
MBC(Machhaphuchhare Base Camp, 3,710m), ABC에 이를 때까지 환상적인 풍광이 펼쳐진다.



카메라 셔터가 바빠지고 발길을 멈추는 일이 잦아진다.






데우랄리를 지나 가파른 오르막길을 한참 오르니 드디어 안나푸르나가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동안 히운출리와 안나푸르나 남봉에 가려져 있던
안나푸르나 1봉, 강가푸르나, 싱구출리, 텐트피크 등의 북쪽 봉우리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동안 바깥쪽만 보여주던 안나푸르나와 히운출리도 그 안쪽 면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안나푸르나 산군은 7,000~8,000m 급 봉우리 여러 개가 원통형으로 둘러싸고 있는 모양인데
지금까지는 그 원통의 바깥쪽에서 접근하였다면 MBC에서는 이제 그 원통의 속으로 들어간 형상이 된다.




MBC에 서면 드디어 안나푸르나의 속살이 보이기 시작한다.
왼쪽에 우뚝한 봉우리가 그동안 뒤쪽면만 보아 왔던 안나푸르나 남봉이고
그 오른쪽이 바르사가르, 더 오른쪽에 살짝 가려진 봉우리가 안나푸르나 1봉(8,091m)이다.




마차푸차레도 그 모습이 확연히 달라져 있다.
멀리서는 아름답게만 보이던 봉우리인데 가까이서 보니 험준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다.



MBC에서 찍은 파노라마 뷰.
왼쪽부터 안나푸르나 남봉, 바르사가르, 안나푸르나 1봉, 강가푸르나, 마차푸차레
사진을 클릭하면 큰 사이즈로 볼 수 있다


아, 이게 안나푸르나의 진면모!! 식사 주문도 잊어버리고
한참 동안 안나푸르나의 봉우리들을 바라보며 넋을 잃고 있다.








레팔리들이 달밧을 먹고 있다.
달밧은 원래 이들처럼 이렇게 손으로 비벼 먹어야
양념이 골고루 배어 제맛이 난다고 한다.
이른바 '손맛'이다.
비빔밥도 손으로 비비면 더 맛날지도 모를 일이다.



MBC에서는 로스트 감자를 주문하다.
어제까지 그런대로 맛있게 먹던 달밧과 커리는 이젠 도통 당기지 않는다.
입맛을 잃으니 점점 조미가 덜 된 담백한 메뉴를 찾게 된다.




콜라를 샀다.
포카라에서 500ml 한 병에 70루피(약 700원)하던 코카콜라가 여기서는
180ml 한 캔에(이렇게 작은 용량의 콜라가 있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380루피(약 3,800원) 한다.
4,000m 아래에서 지고 올라와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는 되지만 실로 엄청난 금액이다.
우리 물가로도 그렇지만 그들의 소득 수준을 감안하면 더욱 엄청나다.
여기서 밀크티를 시키면 머그잔에 한 가득 내주며 100루피를 받는다.
그들은 이 비싼 콜라를 사 먹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MBC를 떠나




이제 마지막 피치를 올린다.




한참을 올라가다보니 어제 아침에 촘롱에서 나보다 먼저 출발했던 선생님을 만난다.

어제는 데우랄리에서 자고 오늘 아침에 MBC를 거쳐 ABC에서 점심을 먹고
이제 하산하는 길이시라는데
촘롱에서는 배탈이 나서 예정보다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하셨는데
이제 다시 컨디션을 회복해서 예정된 일정을 따라잡고 있으니 참 다행이다.



이미 고도가 3,700m를 넘었고 지난 4일간의 피로가 쌓였으므로 진행은 빠르지 못하다.
야트막한 언덕인데도 숨은 차고 심장은 요동치며 다리는 풀린다.






고산 등반 다큐멘터리에서 등산가들의 움직임이 슬로우비디오인 이유이다.
한 가지 함정은 그들은 8,000m이고 나는 4,000m라는 것!






3km 남짓한 길을 1시간 40분여 걸은 끝에 드디어 ABC(Annapurna Base Camp, 4,130m)에 도착한다.
오후 2시 57분.

나마스떼(Namaste)는 네팔인들의 인사말로 ‘내 안의 신이 당신 안의 신께 인사드립니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보통 두 손을 합장하고 얼굴 근처로 가져가며 ‘나마스떼’라고 하지만
트레킹 중에는 그냥 말로만 ‘나마스떼’라고 한다.




ABC 도착 직전의 ‘Namaste’라는 환영 팻말 아래서 안나푸르나 남봉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긴다.




환영 팻말에서 ABC 롯지까지는 조금 더 걸어 올라가야 한다.





'안나푸르나 게스트 하우스 & 레스토랑'에 짐을 푸는데



고 박영석 대장이 머물렀던 곳이란다.
단 1%의 가능성에도 목숨을 기꺼이 걸었던



박영석 대장의 발자취가 있는 곳이다.



따뜻한 차 한잔 하면서 4,130m까지 올라오느라 시달린 육체를 추스른 뒤
카메라를 챙겨 롯지 뒤쪽의 야트막한 언덕에 올라 사방을 둘러본다.
한라산의 2배도 넘는 4,130m에 섰지만 또 그만한 높이로 안나푸르나의 봉우리들이 사방을 에워싸고 있다.
4,000m가 넘는 곳에서 또 이렇게 목이 꺾어져라 쳐다봐야 할 봉우리가 지천이라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 언덕에는 안나푸르나를 오르다 별이 된 영혼들을 위로하는 추모비들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안나푸르나는 해발 8,091m로서 그 높이는 히말라야 14좌 중 10번째밖에 되지 않지만
정상을 오르는 길은 험하기 짝이 없어 가장 많은 산악인이 목숨을 잃은 곳으로 유명하다.
엄홍길 대장도 5번의 도전 끝에 성공했으며 여성 산악인 지현옥 대장이 1999년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고
2011년 박영석 대장은 이미 한번 올랐던 이곳에 자신의 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나섰다가 그 산으로 돌아갔다.




추모비에는 무사안녕과 환생을 비는 타르초가 나부낀다.





이곳에는 2011년 이곳을 오르다 눈사태로 실종된 박영석, 신동민, 강기석대원을 기리는 추모비도 세워져 있다.

다른 추모비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그곳을 향해 걸어가는 동안
‘가장 위험한 시기에 가장 위험한 루트로 걸어 들어간 그는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이 산을 올랐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그의 궤적을 생각하며 추모비에 오르니 눈물 한 방울이 흐른다.
때마침 같은 장소를 찾았던 70대의 노등산객도 역시 눈물을 보인다.
부인과 함께 이곳에 왔다는 그는 따님이 효도 여행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왔단다.
너무나 행복하고 아름다운 트레킹이다.



다시 숙소에 돌아오니 어느덧 해가 뉘엇뉘엇 넘어가고 있다.



마차푸차레에 황혼이 내린다.



이날 나의 속소는 식당과 붙어 있는 4인실이었는데
동숙한 여행객이 없어 넓은 방을 혼자 썼다.
숙박비는 200루피, 180ml 콜라 반 병 값이다.



 그날 밤 나는 그곳을 다시 한 번 찾아 안나푸르나의 계곡으로 쏟아져 내리는 별을 찍었다.




이곳에서 별이 된 그들의 영혼도 그 어디쯤 있었을 것이리라...






다음날 아침은 구정이었다.
미리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일정을 짜다 보니 안나푸르나의 한복판에서 구정을 맞게 되었다.




ABC의 일출은 해를 보는 일출이 아니다.
8,000m 급 봉우리로 둘러싸인 곳이기 때문에 이곳의 일출은 태양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니고
동쪽에서 떠오른 태양이 반대편의 안나푸르나 남봉과 1봉을 비추는 것을 보는 것이다.
이날은 전날과 달리 구름이 끼어서 조망이 좋지 않았는데,
그나마 구름이 살짝 비켜선 안나푸르나 남봉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 식당 한쪽 벽에는 이곳을 찾는 트레커들의 사진이 빽빽하게 붙어 있다.
6개월에 한 번 씩 전체적으로 사진을 바꾼다는데
이미 빈 자리가 없는 걸 보니 바꿀 날이 머지 않은 모양이다.
나도 유심 카드 발급용으로 쓰고 남은 사진이 한 장 있어서
저 벽에 붙여 본다.
문썰미 있는 사람은 찾을 수 있을 것.



삶은 감자로 아침을 먹고 하산길을 서두른다.




촘롱까지 21km에 이르는 만만찮은 하산길이다.

항상 등산보다 하산이 위험한 법이고 무릎 건강을 생각하면 천천히 내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어쩌랴, 내일 오전까지 하산을 마치려면 오늘 촘롱까지는 가야 한다.
구름이 많이 끼어 있어 조망이 시원찮으니 주변의 풍광에 시선을 뺏기지 않고 비교적 빠른 속도로 내려온다.




MBC를 지나 조금 더 내려왔을 때 첫날 고레파니의 롯지에서 만났던 한국인 청년을 만난다.
그 이후 얼마간의 시차를 두고 첫날 저녁 난로가에서 대화를 나눴던 모든 이들을 만났다.
나는 시간이 촉박하여 이렇게 서둘러 오르내리지만
모름지기 트레킹이라면 저들처럼 천천히 자연을 즐기면서 오갈 일이다.




MBC에서 계곡을 따라 급경사를 내려간다. 하산길 풍광은 올라갈 때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ABC에서 데우랄리까지는 가파른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이후에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며 고도를 낮추는데 도반까지 내려와 점심을 먹는다.
코카콜라의 크기가 330ml로 바뀌었다.
이후 뱀부까지는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는 무난한 내리막이지만
뱀부에서는 가파른 오르막 계단길이 한참 계속되는데,
지난 며칠간의 일정으로 체력이 떨어진 터라 제법 힘들다.




이후는 무난한 내리막길이 이어지다
촘롱콜라까지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는 마지막 구간은 트레커의 인내를 시험하는 구간이다.
그저 인내와 끈기로 한발한발 나아갈 뿐이다.




'촘롱 쇼핑 센터'라는데
이름에 비해 너무 허술하고, 그나마 문들 닫았는지 진열된 물건도, 상인도 없다.




한없이 계속될 것 같은 공포의 계단길이 끝나갈 무렵 한국인 트레커를 만난다.
아들이 초등학교 6학년이라는 순천에서 온 이 모자는
놀랍게도 초행임에도 불구하고 가이드도 없이 둘이서만 왔단다.
모자지간에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긋하게 트레킹을 하는 모습이 대단하고 아름답다.
저 소년이 가고 있는 저 길이 수많은 트레킹 애호가들의 버킷 리스트란 것을 그는 알고 있을까?


촘롱에서 팀스를 체크하며 오늘의 일정이 마무리된다.



그날 저녁은 이틀 전 그 롯지에 다시 묵었는데 한국 음식이 제공되고 있었다.
일주일간 고산 지대에서 이국 음식에 시달린 위장을 달래는 데는 이만한 게 없으리라.
요리 솜씨에 따른 변수가 가장 적을 것으로 생각되는 라면을 시켰는데 그것이 나의 ‘인생 라면’이 되었다.
허겁지겁 먹다보니 기념 샷 한 장도 남기지 못한 걸 그 라면을 다 먹고서야 알았다.
더운물 샤워도 하고 빨래도 한다.
며칠간 모든 롯지의 와이파이가 먹통이 되는 바람에 걱정이 늘어졌을 아내에게 연락도 한다.
그리고 지난 5일 간의 트레킹 루트도 정리하면서 안나푸르나의 마지막 밤을 즐긴다.




마지막 날이 밝았다.
다음 일정상 오후 1시까지는 포카라에 가야 하니 일찍 출발해야 한다.
아침도 굶고 7시에 촘롱을 출발하여 40여 분만에 지누단다에 도착한다.
지누단다에는 인근에 노천 온천이 있어 트레커들은 지친 심신을 달래기도 한다지만 우리는 시간이 없으므로 패스.




지누단다를 지난 뒤에는 급한 내리막길을 내려간 뒤 킴롱콜라를 건너 다시 오르막길을 오른다. 
여기서는 뉴브릿지를 거쳐 시와이까지 간 뒤
여기서 지프를 타고 포카라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리는 간드룩으로 가는 길로 접어들어 마큐로 향했다.
지누단다에서 마큐로 가면 시와이로 가는 것보다 2시간 정도 시간이 절약된단다.
이 루트 역시 최근에 마큐까지 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가 닦이면서 새로 생긴 옵션이다.




그러나 지누단다에서 마큐로 가는 길은 전체적으로 제법 가파른 오르막길이라서 결코 편안한 마무리는 아니니
시간이 충분한 트레커라면 굳이 이 길을 택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오전 8시 40분에 마큐에 도착하면서 5박 6일간의 푼힐-ABC 트레킹을 마무리한다.




안나푸르나 트레킹 길에는 곳곳에 자동차 도로가 건설되고 있다.
내가 간 루트에도 최근 한 달 이내에 완성된 도로가 두 군데나 되고
지누단다에는 반대편 언덕으로 대규모 구름다리가 건설되고 있었다.



빨간 표식이 있는 곳으로 다리가 건설된단다.
이 다리가 건설되면 트레커들은 30분 이상 가파른 계곡을 오르내려야 할 일이 없을 것이다.
푼힐 전망대를 찾는 이들은 이제 공포의 울레리 1,000 계단을 오르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일은 나같이 주어진 시간이 짧은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트레커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 될 터이다.
혹자는 히말라야의 때묻지 않은 자연이 현대 문명에 오염되고 있다고 걱정하기도 한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걷고 있는 트레커 옆을 흙먼지 날리며 차를 타고 지나갈 때는 미안한 마음도 든다.
그러나 현대 문명 속에서 살면서 자신의 버킷 리스트를 위해 이곳을 찾는 트레커들이
이러한 일의 가치 판단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에겐 그럴 자격이 없다.
이곳 오지에서 평생을 사는 이들 중
자기 집 앞으로 도로가 놓이고 다리가 건설되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에 대한 판단은 그들에게 맡겨야 할 것이다.



트레킹 중 많은 꽃을 만났다.
가장 많이 만났던 꽃은 '랄리구라스'인데 네팔의 국화라고 한다.



데우랄리에서 반단티로 내려오는 길목에서 만난 '설중화, 랄리구라스'이다.
눈 속에 핀 꽃인줄 알았더니 누군가가 가지 째 눈 속에 꽂아 두었다.  



두 번째로 많이 봤던 꽃이다.



보라색의 소박한 야생화인데



가이드 구룽에게 물어 보니 'Mountain Flower'란다.
이 친구, 아무래도 야생화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것 같다.



이 꽃은 다랭이 논에 벼와 함께 자라 난 꽃이다.
잡초인가 싶었더니 네팔인들이 즐겨 먹는 나물이란다.
이들은 나물을 벼와 함께 심는 모양이다.



역시 다랭이 논에 벼와 함께 자라는 식물이다.
구룽의 말로는 허브의 일종이란다.



트레킹 길목 곳곳의 롯지마다 피어 있던 꽃이다.



보라색의 Moutine Flower만큼이나 자주 만났던 꽃이다.

영화 버킷 리스트의 마지막은
히말라야의 한 봉우리에서 에드워드의 비서 토마스가
에드워드의 유골을 넣은 커피 캔을 카터의 유골이 들어 있는 석관에 봉안하며
그들의 마지막 리스트인 ‘장엄한 광경 보기’를 완수하는 광경으로 끝난다.
토마스는 두 사람의 유골을 그 장엄한 광경 한가운데 두고 산을 내려간다.
누구나 자신의 가슴 속에 버킷리스트 몇 가지는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가슴에 새긴 리스트가 있다면 지금 바로 꺼내서 과감하게 실천하자.
내일, 다음달, 내년이 아닌 바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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