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와트를 둘러본 뒤 점심 식사를 하고

오후엔 앙코르 톰 유적지를 돌아보았습니다.

 

 

오후 일정은 동남 아시아의 명물인 툭툭이를 타고 진행됩니다.

툭툭이는 오토바이 뒤쪽에 리어카 형식으로 사람이 탈 수 있는 수레를 매단,

일종의 택시와 같은 것인데

동남아시아 나라들에서 매우 보편적인 교통 수단이라고 합니다.

 

 

오토바이에서 나오는 배기 개스 때문에 기름 냄새가 좀 나긴 했지만

시원한 바람과 함께 주변 경치 구경하면서 느긋하게 다니는 색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툭툭이를 타고 처음 도착한 곳은 '타 프롬(Ta Prohm)'입니다.

타 프롬은 크메르 제국의 가장 위대한 왕으로 칭송받고 있는 자야바르만 7세(재위 1181-1215)가

자신의 어머니를 위하여 건설한 사원이라고 합니다.

 

 

이곳이 발견되었을 당시 타 프롬은 사원을 뒤덥고 있는 거대한 나무들에 의해 많이 훼손된 상태였는데

발굴팀은 이 사원 만큼은 원형대로 복원하지 않고

발견 당시의 상태를 유지하는 선에서 유적을 보존하기로 하였답니다.

 

 

그래서 사원을 서서히 파괴 시키는 나무들에게 성장 억제제를 투여하여 성장을 최대한 억제시키면서

더 이상 허물어지지 않게 보존 관리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 나무들은 '스펑'이라는 열대 무화과의 일종으로

너무 딱딱하여 잘 베어지지도 않고 목질이 나빠 가구등의 재료로도 쓸 수 없으나

절대 죽지도 않고 이렇게 거대하게 자라기 때문에 '악마의 나무'라고 불릴 정도라고 합니다.

 

 

사원의 돌틈 사이로 뿌리를 내리고 자라다가

드디어는 돌탑 전체를 휘감는 나무들의 모습을 보면

위대한 자연 앞에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 하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지금은 성장 억제제를 투여하여 건축물이 무너지는 것을 간신히 막고 있지만

언젠가는 이 나무들이 사원을 무너뜨리고 말겠죠?

 

 

이곳은 안젤리나 졸리가 출연한 영화 '툼 레이더'의 촬영지가 되면서 더욱 유명해 졌습니다.

아래 사진과 동일한 장소는 아닌 것 같은데 분위기는 비슷합니다.

 

 

 

 

 

 

이 나무는 속이 텅 비어 있는데 원래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고

사실은 이 나무 속엔 딴 나무가 하나 더 있었답니다.

원래의 나무위에 새로운 나무가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려 원래의 나무의 수액을 빨아 먹으면서 성장하다가

드디어는 그 나무를 고사시키고 지금과 같은 속이 텅 빈 거대한 나무를 형성하게 된다고 합니다.

나무가 딴 나무를 잡아 먹는, 이를테면 식목(食木) 나무인 셈입니다.

처음에 볼 땐 멋있게 보였던 나무였으나 사연을 알고 보니 섬찟한 느낌도 드네요.

 

그런데 이 나무 주변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서 사진을 찍어대는 이유는 따로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 나무가 영화 '툼레이더에' 등장하는 배우이기 때문이라네요.

 

 

 

이 나무 맞죠? ^^

 

 

자연의 위대한 힘을 일깨워주는 타 프롬을 뒤로하고...

 

 

다음으로 찾은 곳은 바이욘(Bayon) 사원입니다.

 

 

바이욘 사원 또한 타 프롬과 마찬가지로 자야바르만 7세(재위 1181-1215)에 의해 건립된 사원인데,

자야바르만 7세는 대승 불교를 받아들여 국교로 삼았으므로

이 사원은 힌두교 양식이 아닌 불교 양식으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자야바르만 7세 이후의 크메르 왕국은 다시 힌두교 국가로 돌아가게 되었다는데,

그래서 바이욘 사원은 앙코르 유적군에서는 보기드문 불교식 사원이라지요.

 

 

바이욘 사원이 특히 유명한 것은 독특하고 아름다운 석탑들 때문입니다.

이곳엔 54개에 이르는 석탑이 있는데

 

 

각각의 석탑의 4면에는 자비로운 미소를 띈 안면 부조가 새겨져 있습니다.

 

 

혹자는 부처님의 얼굴이라고도 하고

 

 

혹자는 사원의 건축자인 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이라고도 하는데...

 

 

사원의 중앙부에 오르면 부처님의 자비로운 미소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 옵니다.

 

 

 

거대한 돌들을 블록 맞추듯 정교하게 맞춰 올리고

사면에 자비로운 부처님의 부조까지 새겨놓은 석탑들을 보고 있으면

그 옛날 크메르인들의 건축술에 경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앙코르와트와는 또다른 감동입니다.

 

 

이곳엔 물의 정령 압살라 무희의 복장을 한 여인들이 관광객들을 상대로 사진 모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조상의 음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후손들이지요? ^^

 

어제의 앙코르 와트에 비해 타 프롬과 바이욘 사원의 사진들은 좀 부실합니다.

첫날 오전 앙코르 와트를 방문하고 난 뒤 오후엔 툭툭이를 타고 딴 유적지들을 구경했는데

툭툭이를 타고 이동하면서 보니 아뿔싸! 카메라 베터리가 달랑달랑합니다.

짐을 줄이기 위해 카메라 가방은 차에 두고 카메라만 들고 나왔는데 큰일 났습니다.

사실 베터리 상태는 점심 식사할 때 확인을 했었는데

식사 후 새 베터리로 갈아서 나온다는 것이 그만 깜빡 잊고 그냥 나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타 프롬을 관람하던 중 베터리가 완전히 꺼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그 이후의 사진은 없죠.

그럼 위의 사진들은 어떻게 된 거냐구요?

다음날 오후에 자유 시간이 주어졌을 때 반테스레이를 돌아보았는데

거기 갔다 돌아오는 길에 그 전날 갔던 타 프롬과 바이욘 사원을 다시 들렀답니다.

시간이 모자랐기 때문에 그 전날 찍지 못했던 사진들을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찍고 돌아 왔는데

(그래서 그 전날 갔던 코끼리 테라스는 들리지도 못했습니다.)

돌아와서 보니 아무래도 사진이 부실합니다. ㅠㅠ

 

눈썰미 있으신 분들은 이미 알아차리셨을 수도 있는데,

위의 사진들을 자세히 보시면 타 프롬에서 아내와 아이의 옷이 바뀐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찍은 날짜가 다른 거죠. ^^

 

 

앙코르 유적군을 돌아본 다음날은 오전에 박물관 관람을 하고 오후엔 자유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후 한 나절 느긋하게 호텔에서 수영이나 하면서 쉴까 생각도 했지만

이왕 이곳까지 왔으니 유적들을 좀 더 둘러 보기로 했습니다.

 

이날 오후엔 앙코르 유적군과는 차로 1시간 쯤 걸리는 거리에 있는, 

그래서 어제의 유적 탐방에선 빠졌던 반테스레이 사원을 돌아보기로 했는데

호텔에 교통편을 문의했더니 호텔 소유의 승용차를 내 주겠다고 하더군요.

영어가 가능한 호텔 직원이 운전까지 해 주는데 30불이면 된답니다.

와! 어제 툭툭이 투어는 오후 한 나절에 일인당 30불(3명 90불)이었는데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세단(도요타 켐리더군요)이 30불!!

아무래도 어젠 바가지 좀 쓴 것 같습니다.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 것이 패키지 투어입니다.

 

 

반테스레이(Banteay Srei)는 10세기 말 자야바르만 5세에 의해 건립된 사원입니다.

이 사원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모든 구조물이 붉은색 사암으로 건축되어 그 색깔이 독특하며

자세히 살펴 보면 사원을 장식하고 있는 조각이

요즘 기술로도 재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기 이를데가 없습니다.

 

 

프랑스 저명 작가인 앙드레 말로는 이 사원의 여신상에 반해 이를 국외로 반출하려다 적발되어

6개월 실형을 선고 받기도 했고 (그 후 인맥을 동원하여 집행 유예로 풀려나긴 했답니다)

이 나라를 식민 지배하던 프랑스는 사원 전체를 루브르 박물관으로 이전할 계획을 세웠으나

전세계의 반발로 무산되었다는 일화가 있다고 하니

이 사원의 아름다움이 미루어 짐작이 갑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앙드레 말로는 이 사건이 있은지 8년 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는 수탈이 제국주의의 본성임을 스스로 드러낸 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멀리 가지 않고 우리의 외규장각 도서 일만 봐도 그렇지만요...

 

 

 

이 사원은 1900년대 초반 완벽한 복원이 이루어 졌으나

그 후 도굴꾼들의 만행과

크메르 루즈군의 마지막 점령지로서 오랜 내전의 상처로 훼손된 부분도 많습니다.

 

 

 

 

그러나 잘 보존된 부분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놀랍도록 세밀한 묘사에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습니다.

 

 

반테스레이를 '앙코르의 보석'이라 부른다는데

 

 

이곳에 직접 와서 보면 그 말이 전혀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이곳은 앙코르 유적들이 모여 있는 앙코르 톰 지역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는 곳이라서

패키지 투어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사정이 허락한다면 꼭 한 번 돌아봐야 할 곳입니다.

 

 

 

 

이 사원은 창조와 파괴의 신 '시바'를 모시고 있는데

 

 

사원 곳곳엔 '시바신'의 이야기와 인도의 대 서사시 '라마야나'의 내용들을 정교한 부조로 조각해 놓았습니다.

 

 

 

 

 

 

 

 

 

 

 

반테스레이는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건물에 조각된 부조들의 정밀함과 아름다움에 있어서는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앙코르 유적의 보석이란 찬사가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공연을 두 차례 보았습니다.

따로 공연장을 찾은 것은 아니고 

두 차례 모두 식사와 함께 제공되는 공연이었습니다.

 

공연 사진 짤방용으로 올려 봅니다. ^^

 

 

여행 첫날 저녁엔 캄보디아식 뷔페가 제공되는 식당을 찾았었는데

이 식당에선 압살라 무용 공연과 민속 공연이 있었습니다.

압살라 무용은 그런대로 볼만은 했지만 압살라 무용의 정수를 보여주기엔 뭔가 좀 부족한 점이 있었습니다.

최고의 정수를 보려면 역시 시엠립 최고의 쇼, 'Smile of Angkor Show'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압살라 무용은 그나마 제법 수준을 갖추었는데

청소년 정도 돼 보이는 이 친구들의 민속 공연은 정말 소박하더군요. ^^

 

 

 

 

 

 

 

 

 

 

 

 

두 번 째 공연은 둘째날 점심 식사를 했던 '평양 랭면관'에서 보았습니다.

 

 

북한은 외화 벌이의 일환으로 이곳에 '평양 랭면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아름다운 북한 아가씨들이 식사 시간 동안에는 음식 시중을 들다가

식사가 끝나고 공연이 시작되면 각자 자신의 특기를 발휘하는데

한 사람이 서너개 이상의 공연을 소화해 내더군요.

 

 

이곳에 근무하는 처녀들은 북한에서 당성이 좋고 재능이 뛰어난 이들을 대상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훈련을 시켜 파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들의 노래 솜씨, 춤 솜씨, 연주 솜씨가 보통 수준이 아니더군요.

 

 

비록 우리와는 조금 창법이 다르고 춤 동작들이 너무 정형화되어 있긴 했지만

 

 

노래 잘하고

 

 

춤 동작 하나하나가 예사롭지가 않았는데

 

 

국가적 차원에서 훈련시킨 표시가 나더군요.

 

 

식사후 여흥으로 감상하기엔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특히 이 여성, 김은아 동무가 미모와 춤사위가 가장 뛰어나서 인기가 가장 많았는데

제 카메라에도 가장 많이 잡혔네요. ^^

공연 사진 몇 장 더 보시죠.

 

 

 

 

 

 

 

 

 

 

 

 

 

 

 

 

 

 

 

 

같은 말을 쓰는 동포지만 엄연히 체제가 다른 나라에 사는 이들을 보면서 묘한 감정을 느낍니다.

자기 나라에서는 우수한 당성, 뛰어난 재능으로 나름대로 엘리트 계층이라 할 이들일텐데

만리타국에서 동포의 식사 시중을 들면서 술이라도 한 병 더 팔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습니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니 이들이 여기 처음 올 때만 해도 순박한 처녀들이었는데

이젠 여우들이 다 되었다고 하네요.

그런가 하면 사생활 통제가 심하여 합숙소 생활 이외엔 외출의 기회가 별로 없고

어디를 나가더라도 꼭 인솔자와 함께 나가야 해서 개인적으로 이곳의 유적들을 돌아볼 기회도 없다고 하니

이들의 모습에 연민의 정이 느껴지기도 하고 이들을 통해 북한의 동포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들이 부르는 마지막 노래처럼 반갑게 하나되어 다시 만날 그 날이 빨리 와야 되겠습니다.

 

참, 평양 랭면관의 음식은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아주 맛있다고 하기도 힘들었습니다.

재료 특유의 맛을 중요시하고 양념을 강하게 쓰지 않는 북한 지역 음식의 특징이 그렇다고 하네요.

그리고 식사 후에 나온 냉면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냉면과 면발이 조금 다르더군요.

메밀이 많이 든 평양식과도, 고구마 전분이 많이 든 함흥식과도 좀 다르고

마치 찹쌀이 좀 들어간 듯 끈적끈적한 식감을 보이더군요.

뭐, 맛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남한의 냉면과는 스타일이 좀 달랐다는 말입니다.

음식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꺼냈더니 우리 테이블의 음식 시중을 들던 백광숙 동무(윗사진의 맨 왼쪽)가

음식 사진은 안된다고 하네요. 뭐 특별한 비밀도 아닐 것 같은데 왠일?

혹시 공연 사진도 못찍게 하는 건 아닌지 살짝 걱정했었는데 공연 사진은 얼마든지 찍게 하더군요.

 

 

윤섭이는 이곳의 최고 인기 스타 '김은아' 동무와 기념 사진도 찍었습니다.

이녀석은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못내 그리웠는지

다음날 점심 식사 때

'오늘 점심도 평양 랭면관에서 먹으면 안돼요?'

라고 이야기 해서 우리팀 전체를 웃기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