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은 할머니 기일이었습니다.
제사가 드는 날이면 여인들은 음식 준비로 부산하지만
남자들은 마땅히 할 일이 없는데다
큰 아이가 짧은 겨울 방학 기간 동안 집에 와 있는지라
시간을 유용하게 쓰기 위해 삼부자가 지리산 천왕봉을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음식 장만에 바쁠 어머니와 집사람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삼부자가 함께 산행을 하는 흔치 않은 기회이므로 이해해 주리라 믿습니다.



대구에서 해장국집으로 꽤 명성을 얻고 있는 앞산 밑의 대덕 식당에서



따로 국밥으로 아침을 먹고 출발합니다.



중산리 입구에 도착하여 장비를 갖추고 9시 쯤 출발합니다.



잎사귀를 모두 떨군 겨울산은 황량해 보이지만 그래서 더욱 매력적입니다.



태조 이성계가 칼로 내리쳐 둘로 나뉘었다는 칼바위를 지나



한바가지 땀을 쏟고 나서 도착한 로터리 대피소.
이제 반쯤 왔습니다.



로터리 대피소를 지나 한굽이 고갯길을 오르면



문창대가 바라다 보이는 탁트인 공간이 나오고...



맑은 날씨지만 중국발 미세 먼지 때문에 낮은 곳에 위치한 산그리매들은 마치 안개가 낀 듯한데 



고도가 높은 곳에서 바라보니 선계에서 사바 세계를 바라보는 듯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길은 가팔라 지고 고도가 높은 곳이라 한번 내린 눈은 녹지 않아 설산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천왕봉을 800여 미터 앞둔 곳, 개선문입니다.

개선장군처럼 포즈를 취해 보고...











점점 급해지는 경사를 거슬러 오르는 발걸음은 점점 무거워 지는데,



정상 300미터 전에 있는 천왕샘의 감로수로 목을 축이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마지막 힘을 모읍니다.



코가 닿을 듯 가파른 깔딱 고개를



마지막으로 오르니



드디어 남한 본토에서 가장 높은



지리산 천왕봉입니다!!



남쪽을 바라보면 지나온 길들이 까마득하고,



동쪽으로는 중봉과 하봉이 어깨를 겨루고 있고,



서쪽은 바라만 봐도 가슴 뭉클해 지는 지리산의 종줏길입니다.
제석봉, 연하봉, 세석평전을 거쳐 반야봉이 저멀리 보이고
노고단이 까마득히 보입니다.



보온 밥통에 넣어 둔 덕분에 아직 온기를 간직하고 있는
버거킹으로 점심을 먹고...





인증샷 찍고 하산!



하산길은 제석봉과 장터목을 거쳐 법천 계곡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통천문을 거쳐 제석봉으로 향합니다.



제석봉에서 천왕봉을 배경으로 삼부자 인증샷



지날 때마다 자연의 가장 큰 파괴자는 인간임을 일깨워주는
제석봉의 고사목 지대는 한겨울이라 더욱 처연하게 느껴지고...



장터목 대피소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법천 계곡으로 하산.



법천 계곡의 명물, 유암폭포를 지나



7시간 만에 등산 완료!


주차장에 세워 둔 차를 타고 대구로 이동하여 사우나를 한 후
할머니 제사 모시고
영주에 도착하니 12시 반!

좀 피곤하긴 했지만 여러모로 보람찬 하루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