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둘째 날은 일정을 하루 앞당겨 일출 요트 투어로 시작합니다.

 

 

일출 투어는 출발이 오전 5시 30분 이고

성산 일출봉 근처의 숙소에서 배를 타는 중문의 퍼시픽 아일랜드까지는 1시간 가량 걸리므로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야 했습니다.

 

 

새벽을 뚫고 한 시간 여 차를 몬 끝에 퍼시픽 아일랜드에 도착하니

관광 요트 '샹그릴라'가 우리를 맞이합니다.

 

 

배에 탈 때 직원들이 사진을 찍어 줍니다.

그들이 찍은 사진은 나중에 이메일을 통해 보내 주더군요.

 

 

요트 객실에는 빵과 과자, 과일, 음료, 커피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나중에는 낚시로 잡은 즉석 회도 준비된다고 하니 아침 식사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일단 출발은 우아한 듯 보이죠?

 

그러나 배가 항구를 떠나 바다 한 가운데로 나가기 시작하자

너울성 파도가 밀려오기 시작하는데

마치 롤러 코스터를 탄 듯 작은 요트가 사정없이 흔들립니다.

어머니는 금방 멀미를 시작하시고...

 

 

거기다 날씨마저 흐려서 이런 상태로는 일출은 볼 수 없을 듯 하네요. ㅠㅠ

 

 

 

 

이 방향이 해가 뜨는 방향이라는데,

사위는 벌써 환하게 밝았지만

일출 광경은 전혀 볼 수가 없네요.

날씨가 도와 주지 않아 좀 실망입니다.

 

 

그래도 먼 바다 쪽으로 나가던 배가 선수를 돌려 육지 쪽으로 향하니

파도의 방향과 배의 진행 방향이 같아지면서

흔들림이 많이 진정되었습니다.

잔뜩 긴장하던 아내의 표정도 많이 밝아졌습니다.

 

 

배는 대포 주상 절리 지대로 향합니다.

주상 절리는 뜨거운 용암이 바닷물을 만나 갑자기 식게 되면서

육각형의 기둥 모양으로 갈라지게 된 것이라고 하는데

마치 조각가가 깎아 놓은 듯 일정한 모양과 크기의 기둥이 수없이 늘어서 있습니다.

사진이 멀리서 찍혀 큰 감흥이 없지만 직접 보면 대단한 장관인데

자연의 힘이 크고 위대함을 다시 한 번 느께게 됩니다.

 

 

주상 절리가 있는 대포 앞바다에 배를 세우고 바다 낚시를 합니다.

선원들이 끼워 주는 미끼를 달아 낚시 추를 드리고 몇 번 왔다갔다 했더니

이렇게 조그만 고기가 하나 낚였습니다.

낚시 경험이 거의 없는 저에게 낚였으니 눈 먼 고기가 틀림 없을 겁니다.

 

 

어랏? 저보다 더 큰 놈을 낚았네요? 헐... ^^

 

낚시 조황이 좋지 않아 잡은 고기로는 회를 뜰 수가 없었지만

직원들이 미리 준비한 횟감으로 맛있는 회를 떠 줍니다.

배 위에서 먹는 회라서 그런지 더욱 싱싱하게 느껴집니다.

 

 

비록 일출을 볼 수 없어 좀 아쉽긴 했지만

시원한 바람 쐬며 바다 한 가운데서 밝아 오는 아침을 맞는 기분은 상쾌합니다.

한 번 쯤은 해 볼만 하다 싶고 날씨만 도와 준다면 정말 멋진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2년 전에 경험한 코타키나발루의 일몰 투어가 생각납니다.

 

 

그 때의 일몰 광경은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배에서 내리니 식당에 아침 식사가 준비되어 있다고 하는데

차려진 음식은 죽이었습니다.

사실 배에서 빵, 과자, 과일, 회 등을 먹었기 때문에 배는 크게 고프지 않았는데

이렇게 죽을 내놓는 이유는 아마도 배멀미를 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인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는 멀미를 많이 하셔서 배에서는 아무 것도 못 드셨는데

죽은 한 그릇 맛있게 드셨습니다.

 

 

과일 디저트까지 먹고

 

 

바로 옆에 있는 하얏트 호텔로 가서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아직 너무 이른 시간이기도 했거니와

풍랑에 시달인 육체에 휴식이 필요했습니다. ^^

 

 

하얏트 호텔 정원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제주 절경 중의 하나라고 해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과연 언덕에서 중문 해수욕장이 바라다 보이는 경치가 멋집니다.

 

 

 

이곳이 수연이 헤어진 인하를 그리워 하는 장면이 촬영되었던,

이름하여 올인 전망대라는데

수연은 어디가고 중년의 남녀가...

게다가 한 분은 노년... ^^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배멀미를 진정시킨 후 

이제 본격적인 일정을 따라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워낙 일찍 일어난 터라 일출 투어 끝나고 한참 쉬었는데 아직 이른 아침입니다.

얼리 버드라 오늘 하루가 마디겠습니다. ^^

 

 

이곳은 설록차로 유명한 모 기업에서 운영하는 서광 다원입니다.

제주도에선 가장 규모가 큰 차밭이라고 합니다.

 

 

올해 봄 보성 차밭을 찾았을 때는

한겨울 냉해로 인해 차나무들이 모두 얼어 버려

원하는 풍경을 보지 못했는데

 

 

그 날의 아쉬움을 여기서 달랩니다.

 

이곳의 차밭은 넓은 들판에 조성된 터라

낮은 산지에 조성된 보성의 차밭에 비해서는

그 풍광은 아무래도 조금 못한 것 같습니다.

 

 

 

차밭을 둘러본 다음엔 '오설록'에 들러

 

 

차 박물관도 구경하고

 

 

 

녹차 관련 제품도 몇가지 구입하고

 

 

맛있는 녹차 아이스크림과 케익도 먹었습니다.

 

 

 

입구에 거대한 '잭의 콩나무'가 관객을 맞는 이곳은 

오설록 인근에 있는  '유리의 성'이라는 곳입니다.

 

 

유리로 만들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 준다는 곳인데...

 

 

 

아름다운 유리 작품들이 정말 많더군요.

 

 

 

 

 

정랑도 유리로 만들었네요?

 

 

유리 피라미드

 

 

유리 연꽃까지...

 

 

휴게소 벽면을 장식한 유리 나비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유리 공예가들의 작품도 곳곳에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것은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유리 공예가의 작품이랍니다.

위의 삐에로는 색을 칠한 것이 아니고 유리 자체의 색을 이용한 것이라고 하는데

그 섬세함과 채도 높은 색상이 정말 놀랍더군요.

 

 

소주병과 맥주병을 이용한 솟대입니다. 재미있죠?

미국에 있는 코닝사의 유리 박물관을 구경한 적이 있는 아내는

거기에 비해 이곳의 전시물들이 조금 약하다고 하지만

코닝사의 유리 박물관을 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유리의 성!

상당히 인상 깊은 곳입니다.

 

 

어느덧 점심 때가 되어 '밀면'으로 유명하다는 '산방 식당'을 찾았습니다.

 

 

제주도산 흑돼지 수육입니다.

돼지 고기 특유의 냄새 전혀 없고 매우 부드럽고 맛있더군요.

 

 

밀면은 제주도 특유의 음식이라는데 마치 냉면 육수와 비슷한 국물에

굵은 밀가루 면발의 맛이 마치 중화요리집의 냉우동과 비슷한 맛이었습니다.

국물도 고기가 아닌 멸치를 우려내어 만들었다는데 담백한 맛이 나더군요. 

여름철 점심 식사로는 딱이다 싶습니다.

 

 

이곳은 '한림 공원'입니다.

제가 결혼할 당시만 해도 신혼 여행은 거의 대부분 제주도를 다녀 왔고

(추억의 인기 프로인 M본부의 '신혼은 아름다워'를 아시나요? ^^)

한림 공원은 제주 여행의 필수 코스였습니다.

당연히 저희도 다녀 갔었죠.

 

한림 공원이 공원 조성 첫 삽을 뜬 것은 1971년이니 지금부터 40여 년 전인데

아열대 식물 단지를 조성하고 땅 속에 묻혀 있던 협재굴과 쌍룡굴을 발굴 개발해서

1983년 처음 문을 열었고

그 후 여러 가지 시설들을 차례로 공개했습니다.

 

 

저희들이 이곳을 처음 찾을 때만 해도 이곳의 볼거리는

쌍룡굴, 협재굴, 재암 민속마을, 아열대 식물원 정도였는데

그 후 20여년의 세월동안

수석관, 제주석 분재원, 새가 있는 정원, 연못 정원, 열대 과수 온실, 사파리 조류 온실 등의 시설을

지속적으로 보강하여 지금은 볼거리가 훨씬 많아졌다고 합니다.

 

 

한림 공원 관광은 아열대 식물원부터 시작됩니다.

위의 사진은 바나나 열매인데

바나나 꽃이 저렇게 열매 아랫쪽에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습니다.

 

 

이국적인 동물들도 많이 있었고

 

 

 

각종 아열대 식물들도 아주 다양하게 전시되고 있었는데

그 종류와 양이 제주도의 대표적 식물원인 여미지 식물원 못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40여년 전부터 심기 시작한 열대 식물들은 이제 까마득한 높이의 큰 키를 자랑하고 있어서

마치 남 태평양의 어느 섬에 온 듯한 분위기를 느끼게 합니다.

 

 

오랜 역사를 가진 한림 공원만의 특장점인 것 같습니다.

 

 

이제 발길은 자연스럽게 협재굴로 향하게 됩니다.

 

 

제주의 수많은 용암 동굴 중의 하나인 협재굴은

 

 

그 끝이 또 하나의 굴인 쌍룡굴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절로 연결된 것은 아니고 관광을 위하여 인위적으로 연결하였다고 하는데

1980년대였으니 가능했지 요즘 같으면

자연 보존의 논리 때문에 이런 작업 하기가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재원에는 아름답게 분재된 각종 나무들이 제주도의 기묘한 암석과 함께 자태를 뽐내고 있고...

 

 

 

철거되는 제주의 초가집들을 해체 복원했다는 재암 민속 마을도 들러 봅니다.

 

 

깔끔하게 잘 단장되어 있긴 하지만

그 규모나 자료의 양이 돌문화 박물관에 비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주 어디를 가나 쉽게 볼 수 있는 정랑석 주위로 야생화가 정겹게 피어 있고...

 

 

특유의 엽기&허무 표정 왜 안나오나 했습니다.

더 엽기적인 표정도 있지만 이미지 관리상...

 

 

여러 가지 수생 식물들로 꾸며진 연못 정원도 둘러 봅니다.

 

요즘은 특히 세계 각국의 여러 가지 연꽃류를 비롯한 수생 화초들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화려한 색깔과 아름다운 모양들에 카메라를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원 관람을 하는 동안 한 켠에서 음악 소리가 나고 있었는데

알고 봤더니 출입구 근처에서 제주의 모 여고 관악팀의 특별 연주회가 있었더군요.

우리가 관람을 마치고 출입구에 도달했을 때는 벌써 연주가 끝나고 뒷정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타이밍만 맞았으면 또다른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아쉽습니다.

 

다시 차를 돌려 송악산 쪽으로 향합니다.

 

 

송악산에서 바라보는 해안 풍경이 절경 중 하나라고 하는데 시간 관계상 패스하고...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도로라고 하는 송악산-산방산 주변을 구경하면서 산방산으로 향합니다.

 

 

송악산 바로 앞에는 아름다운 두 개의 바위 섬이 있는데

나중에 찾아 봤더니 '형제섬'이라고 하네요.

보는 각도에 따라 독도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송악산 입구엔 얼마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의 무대가 되었던

불란지 펜션이 있습니다.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세트장으로만 사용되었는지

지금은 닫혀 있어서 먼 발치에서 구경만...

 

 

드디어 산방산입니다.

산방산은 평평하기만 하고 높은 오름조차 별로 눈에 띄지 않는 해안가 평지에

억센 골기를 자랑하며 홀로 우뚝 솟은 거대한 바위산입니다.

설화에 의하면 크게 화가 난 제주도 산신령이 한라산 꼭대기를 손으로 잡아 뽑아서 던졌는데

해안가에 떨어진 봉우리가 산방산이 되었고,

봉우리가 뽑힌 자리는 백록담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산방산은 한라산 봉우리가 뽑힌 것은 물론 아니고

사실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화산이라고 합니다.

한라산의 작은 오름들은

'나만 산이다'라고 외치는 한라산의 기세에 눌려

'산'이라는 이름도 달지 못하고 있는데

산방산은 마치 이에 반기를 들고

'나도 산이다'라고 외치며 우뚝 솟아 있는 것 같습니다.

 

산방산 중턱엔 고려 시대의 고승 혜일 대덕이 거처했다는 '산방굴사'가 있다는데

시간 관계상, 체력 관계상 만장일치로 생략! ^^

 

 

발길은 자연스레 산방산 아래의 해안에 있는 용머리 해안으로 향합니다.

 

 

해안의 언덕 모양이 마치 용이 머리를 틀며 바다로 들어가는 것 같다고 해서

'용머리 해안'이라고 하는 이곳은

제주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절경 중 하나입니다.

 

 

 

수천만년 동안 켜켜히 쌓인 사암이 파도에 닳고 깎이면서 만들어낸 풍경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입니다.

 

 

예전에 이곳에 들렀을 때는 항상 입구의 시작 부분만 둘러 보고 돌아 섰었는데

 

 

앞으로 쭉 걸어가면 반대편 입구로 나갈 수 있다고 해서

계속해서 걸어갔더니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멋진 풍광이 연이어 나타나더군요.

 

 

해안 한 켠에선 즉석 노상 횟집도 성업 중입니다.

용머리 해안의 절경을 바라보며 먹는 회 맛이 비길 데 없이 좋을 것 같았으나

곧 저녁 식사 시간임을 생각해서 참았습니다.

 

 

용머리 해안은 제주 올레 10길의 길목에 있는 해안입니다.

아름다운 풍광으로 보면 당연히 올레길에 들어가야 하겠지만 실제로는 빠져 있는데

그것은 아마도 용머리 해안이 관람료를 받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 해안이 사유지로 되어 있는 모양인데

흔히 있는 일이 아니라 고개가 갸웃뚱...

 

 

저녁 식사는 아침에 요트 투어를 했던 퍼시픽 아일랜드 내에 있는

'카오카오'란 중국 음식 뷔페에서 먹었습니다.

 

 

저녁 식사 시간으로서는 비교적 이른 시간이고

식당 규모도 매우 컸음에도 이미 식당 안은 만원사례입니다.

예약 안했으면 많이 기다릴 뻔 했습니다.

 

 

이 식당은 중국 음식 뷔페를 표방하면서 올해 초에 문을 열었는데

실제로 가서 보니 중화 요리는 별로 많지 않았고

오히려 씨 푸드를 비롯한 딴 음식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지배인에게 물어 봤더니 중국식 뷔페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같은 곳에서 운영하는 바로 옆의 '씨푸드 뷔페'와 통합 운영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바로 옆의 '씨푸드 뷔페'를 가도 여기와 동일한 음식이 제공된다는 말씀!

 

 

중국 음식 뷔페를 예상하고 와서 약간 실망은 되었지만

음식 맛은 괜찮은 편입니다.

꿩 대신 닭이라고, 중화 요리가 적은 대신

스시를 비롯한 해산물 요리는 무척 싱싱하고 맛도 좋았습니다.

 

 

생맥주도 무한 리필로 무료 제공 되고 있었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어차피 일정 부피 이상의 음식은 먹지 못하는데

같은 부피라면 생맥주보다 음식이 훨씬 비싸게 치일 거라는 생각이...

 

 

모두들 맛있게 먹었지만

어머니는 오늘 아침의 뱃멀미 후유증으로 통 식욕을 발휘하지 못하셨는데,

음식을 잘 못드신다는 사실로 인한 아쉬움 보다는

이제 체력이 많이 약해지셨구나 하는 생각 때문에 살짝 우울했습니다.

 

 

디저트로 마무리까지 하고 나니

와!! 배부르다!!!

배를 안고 다니게 생겼습니다.

 

 

오늘도 어제 못지 않게 상당히 빡센 하루였습니다.

숙소에 돌아오니 모두들 저절로 취침 모드로...

 

TV를 켜니 무릎팍 도사에서 좋아하는 가수 박정현의 인터뷰가 나오는데

졸음을 참으며 비몽사몽 간신히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