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은 특별한 스케쥴을 잡지 않고 설렁설렁 보내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섭지코지, 쇠소깍, 정방폭포, 외돌개 등을 돌아 보려고 했으니
전날 등반의 여파로 몸이 좀 피곤하니 무리한 스케쥴을 피하자는 아내의 의견을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숙소인 함덕에서 동쪽으로 조금만 가면 김녕 해수욕장이 나옵니다.



김녕 해변은 아름답긴 했으나 모래 보호를 위해 모래 사장 전체를 비닐 천으로 덮어 놓는 바람에
아름다움이 반감했습니다.
멋진 여름 백사장을 위해 낭만적인 겨울 바다는 희생이 되었네요. ㅠㅠ







★ 독사진 한 장 건졌습니다.



김녕 바닷가를 떠나 월정리로 향합니다.



여기는 이름없는 한적한 해변이었던 월정리를 유명하게 만든 카페입니다.

원래는 '아일랜드 조르바'란 이름의 카페였다가
지금은 '고래가 될 카페'란 이름으로 바뀐 곳.

주인장이 '그리스인 조르바'를 사랑하여
'아일랜드 조르바'란 카페를 연 뒤
월정리 바닷가를 붐비게 했다는데...

무슨 연유에서인지 원래의 주인은 이곳을 떠나
딴곳에서 '아일랜드 조르바'를 열었다고 하고...




대문 지붕에 생뚱맞게 빛바랜 피아노가 놓여 있는 카페



생음악도 연주가 되는 모양입니다만
오늘은 구정 다음 날이라 문을 닫았습니다.



아일랜드 조르바를 유명하게 만들었던 월정리 바닷가의 낡은 의자입니다.



주인장이 파도에 쓸려온 의자를 이곳에 놓아 두었고



손님들은 테이크 아웃한 커피를 이 의자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것을 큰 즐거움으로 안다지요?





'너도 여기 한번 앉아 봐라!'



ㅋㅋㅋ...



고래가 될 카페 옆에 흰색 벽에 푸른 대문의(그리스풍이네요?) 카페가 하나 있는데



'영업중'이란 팻말이 있어 들어가 봅니다.



제법 분위기 있죠?



바다를 바라보며 앉을 수 있게 배치된 테이블에 앉으니 월정리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느긋하게 바다를 바라보며 라떼 한잔 하고...



사진 몇 장 더 찍고...







서귀포로 넘어 갑니다.



어느덧 점심 때가 되어서
해물이 푸짐하기로 유명하다는 횟집을 찾아 가 봅니다.



다행히 설 연휴에도 영업을 하네요.



과연 각종 해물이 푸짐하게 나오는데...



너 땜에 회 맛 떨어지겠다...



★ 갈치회네요.
처음 먹어 봤는데 맛있었습니다.





메인 디쉬는 광어와 우럭이랍니다.



매운탕과 볶음밥으로 마무리하고 나니 아따 배부르다...



횟집을 나와 조금 걸어가면 '이중섭 거리'가 있습니다.

이중섭 화가는 한국 전쟁 중 이곳에 1년 정도 여기에 머물렀다는데
극심한 가난에 시달렸던 화가는 여기서 채 1년을 못살고 부산으로 건너갔다지요.

그 뒤 가난을 못견딘 아내와 두 아들은 일본으로 돌아가고
본인은 가난에 시달리다 1956년 파란만장한 인생을 접게 되는데
10여 년 전 그가 머물렀던 거주지를 복원하고
그의 작품을 기증받아 미술관을 건립하였고
이 일대를 이중섭 거리로 조성하였답니다.




이중섭 화가의 대표작들이 타일로 제작되어 걸려 있고,
가로등에도 그의 작품의 테마들이 걸려 있습니다.




중섭 식당도 있고,



그의 이름을 딴 기념품 공방도 있네요.





미술관 팻말이 붙은 소로를 따라 가면





아담하게 꾸며진 '이중섭 미술관'이 나오는데



지금은 신년 기획전이 열리고 있지만



오호 통재라 정기 휴관일이랍니다.
저기에 씌여 있기는 분명히 설날만 쉰다고 되어 있고 오늘은 설 다음날인데...
앗! 그러고 보니 오늘이 월요일이군요. ㅠㅠ
아쉽습니다.



미술관 한 켠엔 조형물이 하나 있습니다.



그의 작품의 주된 테마 중 하나인 소를 형상화한 조각품과
화가의 시와 얼굴이 부조된 시비가 놓여 있군요.



미술관은 '이중섭 공원'과 연결되는데
뭍은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한파가 몰아치고 있지만 이곳은 벌써 봄이 한창입니다.




유채꽃이 만발하였고,



홍매화도 활짝 피었네요.



수선화인가요?





공원과 담을 마주하고 있는 곳엔 이중섭 거주지가 있습니다.



이곳이 그가 일 년 간 살면서 예술혼을 이어 갔던 곳입니다. 





그가 살던 방을 보니 자기 한 몸 누이기도 답답할 공간입니다.
이 좁은 공간에서 네 식구가 살았던 것일까요?
화가의 비극적 삶이 겹쳐지면서 비감을 금할 수 없습니다.



무심한 풍경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네요...



그와 함께 인증샷 한 컷 찍고...







짧은 제주도 여행을 마감합니다.



돌아 오는 길에 중섭 공방을 들러 기념품도 몇 개 사고...



타일로 제작된 이중섭 화백의 작품 들을 다시 한 번 감상하면서
미술관 관람 불발의 아쉬움을 달래 봅니다.



★ 서귀포 시내를 벗어나 공항으로 향하는 길에서 본 한라산입니다.
기슭에서 한라산 보기 쉽지 않다는데 여러모로 날씨 운 좋습니다.

아 저기를 올라갔다 왔군요!!!

여러분들도 한라산 가족 등반 한 번 가 보세요!!! ^^